강원랜드 슬롯머신 30초만에 털렸다···홍콩·페루인 3명 추적중

[트렌드]by 중앙일보

게임하는 척 위장…30초 만에 현금통 열어

홍콩과 페루 국적 남녀 2명 용의자로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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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외국인 3명이 슬롯머신을 털어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 강원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55분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외국인 3명이 슬롯머신 하단부에 설치된 ‘빌 스테커(현금상자)’를 뜯어낸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이 상자 안에는 현금 등 2400여만 원이 들어 있었다.


강원랜드는 이날 오후 8시24분쯤 슬롯머신이 개방된 사실을 알고, 폐쇄회로TV(CCTV)로 외국인 3명이 현금 상자를 훔쳐 달아나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결과 30~40대로 보이는 홍콩 국적의 남자 1명과 페루 국적의 남녀 2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당시 모두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강원랜드와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3인조 중 1명은 7일 오후 3시쯤 강원랜드에 입장했다. 나머지 2명은 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입장했다. 여권상 이들의 국적은 확인됐으나, 신분을 위조한 것인지는 조사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온 남성은 보안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구석 쪽에 있는 슬롯머신을 확보했다. 범행 당일은 금요일 오후라 평소보다 입장객이 많았고, 게임 테이블과 슬롯머신에서 나오는 소리로 인해 실내가 시끄러웠다고 한다. 이들이 훔친 현금 상자는 슬롯머신 아래에 달려있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3명이 슬롯머신에 모여서 게임을 하는 척하다가 경계가 소홀한 틈을 타 20~30초 만에 현금 상자를 열었다”며 “현금 상자는 여성의 숄더백 크기로 한 남성이 이를 통째로 빼내 여성에게 전달해 가져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슬롯머신에 훼손된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들이 만능키 등을 이용해 자물쇠를 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유럽 등에서도 페루·콜롬비아 범죄조직과 연계된 전문털이범들이 카지노의 슬롯머신을 털어 달아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1360대의 슬롯머신과 130대의 게임 테이블이 설치돼 있다. 범행 당시 보안요원 10여명이 근무했으나 용의자들이 달아난 뒤에도 현금 상자가 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선=박진호 기자,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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