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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차 범퍼 긁혔는데 210만원? 황당 합의금, 이젠 못 들이댄다

by중앙일보

범퍼 긁힌 합의금만 연 850억원

보험개발원, 보상기준 개편 추진

실손보험 비급여 자료 축적키로

중앙일보

[사진 pxhere]

자동차 범퍼가 긁히는 등 경미한 차량 사고 시 과도한 합의금을 받지 못하도록 자동차 보험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강호 보험개발원장은 11일 “작년에 기록적 수준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자동차보험의 문제 해결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경미 사고에 따른 인적 부상 관련 합의금 등 인적 피해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보상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미한 교통사고란 코팅손상(코팅막만 벗겨짐), 색상손상(코팅막과 도장막 벗겨짐) 등의 사고를 말한다. 부상 정도가 작지만, 합의금은 일반 교통사고와 비슷한 수준이다. 범퍼 코팅막이나 페인트가 벗겨지는 사고 때도 치료비를 제외한 합의금으로 연간 850억원이 지급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기준 마련에 나서는 건 치료비를 제외한 합의금이다. 개발원 측은 합의금의 편차가 크다 보니 자동차 보험의 신뢰도 및 형평성이 훼손되고, 피해자의 보상심리가 반영된 과도한 보험금 지급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범퍼 경미 손상 사고의 경우 청구액이 많은 상위 20%의 평균 합의금은 210만원으로 하위 20%의 평균 합의금(32만원)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우선 보험개발원은 경미 손상 사고와 일상생활 충격의 물리적 충격량을 비교·분석하는 등 기초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보험개발원 측은 “충격 수준 등을 측정해 합의금을 지급할 만큼 손해를 입었는지 등에 대한 기준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경미손상 유형별 대인배상금

경미 사고로 인한 범퍼 긁힘 등은 2016년 7월 표준약관 개정에 따라 부품 교체 대신 복원수리비만 보장하고 있다. 과잉수리로 인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올라가고, 이 때문에 전체 보험금이 오르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다.


보험개발원은 소비자가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변동을 예측할 수 있게 자동차보험 원가지수도 공표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 원가지수는 수리비, 부품비, 진료비 등 주요 원가의 변동 추이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지수화해 표시한 것이다. 실손의료보험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자료 축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 내역서 등을 통해 비급여 진료 행위를 분석해 보건정책당국에 비급여 통제를 요청하는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반려동물 보험시장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반려동물 진료비 청구시스템(POS)’의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비문(鼻紋·동물의 코주름) 인식 기능을 연계하기로 했다. 사람의 지문격인 비문이 진료비 청구시스템과 연동될 경우 진료비 중복 청구 등을 막을 수 있다.


이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진만 찍으면 수리비 참고견적으로 자동으로 산출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사정지원시스템(AOS알파)’을 보험회사에 제공한다. 수리비 청구기간이 평균 4일에서 1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