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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민주당 비판했다 고발된 교수 “민주라는 당명이 부끄럽다”

by중앙일보

진보학자 “민주당 빼고 찍자” 칼럼

여당서 선거법 위반으로 걸어

진중권 “시민 입 틀어막으려 해”

민변 권경애 “우리가 임미리다”

이낙연, 여론 나빠지자 “취소해야”

중앙일보

임미리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신문 칼럼을 기고했다가 검찰에 고발된 임미리(사진)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1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 ‘민주’라는 이름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임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의 사전선거운동 및 투표 참여 권유활동 금지 위반이며, 고발인은 이해찬 대표다.


문제의 칼럼은 지난달 29일자 경향신문의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글이다. 임 교수는 칼럼에서 국민의 정치 혐오 현상을 지적하며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적었다. 인권운동을 해 온 그는 2013년 ‘NL 계열’ 운동권인 ‘경기동부연합’의 기원을 분석한 논문으로 주목을 받은 진보 성향 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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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임미리 교수의 칼럼 ‘민주당만 빼고’. [사진 경향신문]

Q : 어떤 심정인가.


A : “황당하다. 민주당은 민주화 운동으로 집권한 정당 아닌가. 민주화 운동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를 위해 저항했던 사람들이 그 자유를 억압하고 자신들을 비판했다며 나를 고발한 것이 정말 황당하다. 민주당에 민주란 이름이 들어간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이런 비판을 받았을 때 고발이 아닌 입장을 내야 한다.”


Q : 민주당 지지자인가.


A : “특정 정당을 지지하진 않는다. 물론 민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못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겐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 민주당은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으로 생긴 정당 아닌가.”


Q : 칼럼에서 조국 전 장관을 언급했는데.


A : “나도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었다.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충격이었다. 대통령은 자신에게 투표한 수많은 사람보다 조국 개인에게 더 미안해하고 있더라. 그 자체로 정말 분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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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 교수를 고발한 사실이 알려진 후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NO 더불어민주당’ 이미지. 민주당이 파시스트로 규정됐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Q : 왜 그렇게 직설적으로 글을 썼나.


A :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모든 분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민주당을 심판하자는 것 아닐까 싶었다. 다들 결국 그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왕 말할 것이라면 핵심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A : “솔직히 검찰 고발은 태어나 처음 당한 것이라 지금도 살이 떨리고 무섭다. 하지만 검찰 소환에 응할 생각은 없다. 그 자체로 날 위축시키려는 의도에 말려드는 것 아닌가. 위축되지 않고 더 민주당을 비판할 것이다.”


Q : 결국 한국당을 도와준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판도 있다.


A :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한국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말 크게 반성해야 한다. 내 비판이 한국당에 유리하게 작용해도 어쩔 수 없다. 민주당은 새로 태어나야 한다.”


진보 진영의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우리가 임미리다. 나도 고발하라”면서 민주당을 파시스트로 묘사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낙선 운동으로 재미를 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한다”고 했다. 우석훈 교수는 “민주당은 수도권 선거를 안 치르고 싶은가. 알아서 결정타를 던지는 것 같다”며 고발 취하와 사과를 촉구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아지자 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이날 당 핵심 관계자에게 “조치가 바람직하지 않으니 고발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인·하준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