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토폴리노, 개성 넘치는 초소형 전기차

[자동차]by KB차차차

최근에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는 토폴리노라는 초소형 전기차를 내놓았습니다. 주행거리는 최대 75km에 불과하지만, 귀여운 생김새를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자동차입니다. 토폴리노는 어떤 차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길수록 좋다고 합니다. 그래야 충전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겠죠.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의 충전 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긴 주행 거리를 장점으로 내세웁니다.  하지만 주행 거리가 짧더라도 목적에만 맞아떨어지면 전기차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해냅니다. 시티 커뮤터는 도시에서 출퇴근할 때 주로 타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매일 왕복해야 하니 효율성이 좋아야 하고, 복잡한 도심에서 달리고 주차하니 크기가 작아야 유리합니다. 경차나 소형차가 시티 커뮤터로는 제격이죠. 토폴리노 같은 차를 시티 커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전기차 또한 시티 커뮤터로 알맞습니다.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서 연료비가 적게 들고,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니 매일 출퇴근 할 때 타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죠. 한번 충전해서 집과 사무실을 왕복할 수 있으면, 차를 타지 않는 밤에 충전하면 됩니다. 출퇴근 평균 거리는 여러 통계를 종합해 볼 때 대략 하루에 30~50km 정도입니다.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가 100km가 되지 않더라도 시티 커뮤터로 타기에는 적합하죠. 출퇴근 거리가 조금 길더라도 밤새 집에서 충전하고, 출근해서 주차해 놓는 동안 충전할 환경이 된다면 별 지장 없이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토폴리노 같은 주행 거리 짧은 소형 전기차의 존재 이유죠. 토폴리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1. 귀엽고 앙증맞은 스타일

자동차가 아니라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로 귀여운 스타일이 눈에 띕니다. 동그란 헤드램프가 두 개 달린 뭉뚝한 전면부에 독특한 개성이 넘치죠. 길이는 2.53m에 불과하고 앞뒤 오버행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옆에서 보면 마치 승객 공간만 남아 있는 듯합니다. 뒷모습도 앞쪽과 비슷하지만 동그란 헤드램프와 달리 테일램프 모양은 위아래로 길쭉합니다. 앞뒤가 비슷해서 램프로 구분하라는 배려처럼 느껴지죠. 뒤쪽에는 짐을 실을 수 있는 빈티지 스타일 캐리지도 달려 있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2.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단순한 실내

실내는 매우 단순합니다. 앞쪽은 스티어링 휠, 작은 디스플레이 계기판, 스마트폰 거치대가 전부죠. 탑승 인원은 2명입니다. 차체는 작지만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고, 유리 비중이 커서 개방감이 우수합니다.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가방 하나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63L에 이르는 수납공간도 갖췄고요. USB 선풍기, 블루투스 스피커, 따뜻한 음료와 차가운 음료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보온 물병, 필요 시 편안하고 부드러운 비치 타월로 변신하는 시트 커버 등 개성 넘치는 옵션도 흥미를 더합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3. 폐쇄형과 개방형 두 가지 차체 구성

차체는 폐쇄형과 개방형의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개방형은 천으로 덮인 지붕을 열 수 있고 도어가 달리지 않았습니다. 도어 자리에는 굵은 밧줄이 달려 있습니다. 두 차체 모두 색상은 베르데 비타 한 가지이고, 실내 구조나 휠 디자인은 같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 개방형 모델(출처: 피아트)

4. 최대 주행 거리 75km

토폴리노의 파워트레인 정보는 일부만 공개되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5.4kWh이고, 최고시속은 45km, 최대 주행 거리는 75km입니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미만입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5. 개성을 더하는 다양한 옵션

기본형 모델만으로도 패션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데 개성을 더하는 돌체 비타라는 맞춤형 옵션까지 마련했습니다. 폐쇄형 버전은 도어에 나무 효과 스티커를 붙일 수 있고, 개방형은 직물 루프에 줄무늬를 더할 수 있습니다. 개인 소지품을 수납하는 돌체비타 박스, 빈티지 크롬 미러도 돌체비타용 아이템입니다. 해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샤워기도 유용한 품목입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6.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과 디자인

토폴리노라는 이름은 1936년에 선보인 오리지널 500 모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토폴리노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쥐’를 뜻합니다. 크기도 작고 생김새도 생쥐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죠. 현대 시대에 부활한 토폴리노는 작은 크기와 시티 커뮤터 특성을 물려받았습니다. 생김새는 오리지널 500보다는 1957년에 토폴리노 후속으로 나온 1세대 500과 닮았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위), 오리지널 토폴리노(아래 왼쪽), 1세대 500(아래 오른쪽) (출처: 피아트)

토폴리노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차는 시트로엥 에이미입니다. 아마 눈썰미 좋으신 분은 눈치챘을 텐데요. 토폴리노는 에이미에 기반해서 만든 차입니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차체와 구조는 거의 비슷하죠. 에이미에서 파생된 차는 한 종류 더 있습니다. 오펠에서 나온 록스-e라는 자동차죠. 록스-e는 에이미와 거의 비슷하게 생기고 배지만 다른 모델입니다. 반면에 토폴리노는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져서 새로운 차라고 할 수 있죠. 피아트, 시트로엥, 오펠이 스텔란티스에 속한 한집안 식구이다 보니 한 차종을 세 브랜드에서 각각 만들어 냅니다.

시트로엥 에이미와 오펠 록스-e(출처: 시트로엥, 오펠)

한집안 형제차를 제외한 토폴리노의 실질적인 경쟁 모델로는 르노 트위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트위지는 한때 국내에서도 판매해서 잘 알려졌죠. 트위지는 5마력과 17마력 버전이 있는데, 시속 45km까지 속도를 내는 5마력 버전이 토폴리노와 급이 맞습니다. 트위지에는 6.1kWh 배터리를 얹었고, 한 번 충전하면 유럽 기준 100km를 갈 수 있습니다. 주행 거리는 75km인 토폴리노보다 트위지가 조금 더 길죠. 배터리 용량도 토폴리노가 5.5kWh로 조금 작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와 르노 트위지(출처: 피아트, 르노)

차체 형태는 차이가 큽니다. 토폴리노는 작긴 해도 해치백 형태를 갖췄지만, 트위지는 바퀴가 밖으로 튀어나온 구조입니다. 2012년에 출시됐는데도 여전히 개성 넘치는 독특한 구조가 돋보이죠. 소형차다운 귀엽고 깜찍한 면에서는 토폴리노가 앞섭니다. 실내도 구성에 차이를 보입니다. 토폴리노는 일반 자동차처럼 한 열에 두 명이 앉는 구조인 반면 트위지는 앞뒤로 둘이 앉게 되어 있습니다.​

피아트 토폴리노와 르노 트위지(출처: 피아트, 르노)

결론적으로 성능은 트위지, 공간은 토폴리노가 우세합니다. 아쉽게도 두 차의 진정한 대결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올가을 트위지는 단종될 예정이고, 토폴리노의 판매는 이탈리아에서 올해 말부터 시작됩니다. 트위지의 후속 모델인 듀오를 개발 중이라고 하니 진짜 경쟁은 르노의 신차가 나온 그때 시작되겠죠.

피아트 토폴리노(출처: 피아트)

기반이 된 시트로엥 에이미와 마찬가지로 토폴리는 일부 국가에서는 면허 없이 운전할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분류됩니다. 나라에 따라 14세 또는 16세부터 이용할 수 있죠.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전기 시티 커뮤터로 제격입니다. 토폴리노는 커다란 차체와 긴 주행 거리를 미덕으로 여기는 요즘 전기차 트렌드와는 별개의 길을 갑니다. 대신 시티 커뮤터의 본성을 아주 잘 살린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08.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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