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모르는데…' 영어·일어·중국어만 안내하는 한국

[여행]by 머니투데이

최근 동남아·유럽 관광객 급증세…영어와 일어, 중국어 치우친 관광안내서비스 다국어 확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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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내 관광서비스는 영어 일색이어서 언어 불편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의 관광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45만966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2% 늘었다. 전체 관광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이 한일갈등의 여파로 1.3% 증가에 그친 상황에서도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9월까지 누적 관광객 수도 1293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증가하는 등 방한 관광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개별여행객(FIT)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제 3국 관광객들의 증가도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신(新)한류'의 확산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이 늘며 인바운드 성장에 한 몫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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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근 동남아시아 관광객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9월까지 베트남과 필리핀 관광객 41만5000여명, 36만3400여 명이 한국을 찾았다. 전년 동기보다 25%, 13.2% 늘어난 수치다. 유럽 지역의 약진도 눈에 띈다. 러시아에서만 25만6400여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보다 12.5% 증가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 한류관광과 수준 높은 의료관광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이처럼 제 3국 관광객의 발걸음은 중국과 일본 의존도가 심한 불안정한 국내 관광시장의 구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언어 편의 측면에서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해당 국가들이 한국어에 친숙하지 않아 언어 통역이나 안내 서비스가 필요한데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국내 여행 중 불편했던 점으로 언어소통(31.6%)를 1위로 꼽았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광책자나 관광시설 안내를 보면 영어 일색으로 다른 나라 관광객을 위한 언어를 찾기 어렵고 PDF서비스도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경쟁국 일본은 10~15개국 언어의 관광안내 서비스를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출시된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정보 앱(애플리케이션)은 영어와 일어, 중국어(간체)만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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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위가 운영하는 '스마트헬프데스크'. /사진=한국방문위원회

이에 따라 관광당국도 최근 관광안내 서비스에 다양한 언어를 추가하고 나섰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외국인들의 수월한 여행을 돕는 1330 관광안내전화에 러시아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등을 추가, 총 7개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방문위원회의 '스마트헬프데스크'도 눈에 띈다. 국내 우수한 ICT(정보통신기술)과 접목한 무인 다국어 통역 키오스크인데, 올해 6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과 에버랜드 등 주요 관광시설, 은행 등에 설치했는데 6개월의 시범운영 기간동안 12만 건의 이용실적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다. 영어와 중국어, 일어만 지원했지만 최근 늘어나는 동남아 관광객 수요를 반영, 태국어와 베트남어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는 동남아 국가 관광객을 위해 환대주간 등을 통해 관련 언어 안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확충해 제 3국 관광객들의 국내여행 편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2019.11.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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