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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AI에 매년 1조700억'
네이버·소프트뱅크의 절박감

by머니투데이

유라시아 AI 기술 네트워크로 美GAFA-中BAT 장벽 넘는다…10월까지 통합 마무리

머니투데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다.”(7월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던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발언 ).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과 맞대응하기 위해선 기술과 협력이 필수다. 다른 나라와도 손잡아야 한다.” (2018년 10월 국정감사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국회 국감현장 발언)

글로벌 ICT(정보기술) 트렌드를 읽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시각과 절박감은 다르지 않았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에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혼자의 힘으론 불가능하다는 것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동맹은 그래서 극적이다. 일본 시장만 놓고 보면 라이벌이던 두 회사가 AI 골리앗 구글에 맞서보자는 대의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이후 한일 경제교류가 얼어 붙었지만 그걸 따질 시간적 여유가 없을 정도로 시장 변화는 빠르다.


이데자와 라인 사장과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이 물밑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9월 손정의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큰 틀에서 합의한 뒤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재웅 포털 다음 창업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0년간 한일 경제협력 가운데 가장 의미가 큰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네이버·소뱅 50%씩 JV 설립…내년 10월까지 통합 마무리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크뱅크 자회사 Z홀딩스는 18일 경영통합 기본 합의서를 전격 체결했다. 이날 와베 켄타로우 Z홀딩스 사장, 데자와 츠요시 라인 사장은 일본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에서 세계 최고의 AI(인공지능) 테크 컴퍼니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공개된 경영통합 방안에 따르면, 기존 네이버가 74%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 라인(주)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로 전환한 뒤 그 아래 통합지주회사인 Z홀딩스를 둔다. Z홀딩스 밑에는 메신저 플랫폼 라인, 포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 재팬넷뱅크 등을 완전자회사로 두게 된다.


메신저 사업 등 기존 라인 사업은 라인 운영사로 업무 이관하는데, 현재 네이버가 보유하지 않은 라인 지분 26%에 대해선 공개매수키로 했다. 공개매수로 주식 전부를 취득하지 못하면 다른 주식병합 방법을 이용해 라인을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Z홀딩스 주식 전부를 라인으로 이관하기 위해 절차도 진행된다. 본계약은 다음 달 중 이뤄질 예정이다. 양사는 일본 공정거래당국의 독점금지법 심사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10월까지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신중호 라인 공동 대표는 Z홀딩스의 CPO(Chief Product Officer)를 맡게 될 예정이고, 또 다른 라인 공동 대표인 이데자와 다케시와 Z홀딩스 가와베 켄타로가 공동대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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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조원 AI 투자 …AI 골리앗 '구글' 대항마 될까

Z홀딩스(2019년 3월 기준)와 라인(2018년 12월 기준)의 매출액 합계는 약 1조 1600억엔(약 12조 4296억원). 라인은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로 사용자 수가 일본에서만 8200만명에 달한다. 해외에도 1억 400만명의 이용자가 있다. 통합법인은 1억명 이용자를 기반으로 검색, 모바일 메신저,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등 금융까지 아우르는 메가 플랫폼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한다.


당장은 기존 사업인 검색 포털과 메신저 결합에 시너지가 예상된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각각 일본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선두 사업자로 현지 이용자를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사가 합작사업을 진행하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문은 글로벌 AI 기술 네트워크다. 한국과 일본, 동남아, 유럽을 잇는 기술·투자·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AI 최강자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AI 펀드를 통해 동남아 곳곳의 AI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네이버도 2017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 인수 후 AI 기술 개발 및 기업투자에 나서왔다. 특히 네이버가 지난달 ‘데뷰(DEVIEW) 2019’에서 발표한 한국과 일본, 프랑스, 베트남 등 동남아를 잇는 ‘유라시아 기술 연구 네트워크’ 구상이 이번 소프트뱅크와의 제휴로 적잖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매년 현금 100억엔(약 1조700억원) 규모로 AI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양사는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기술력에 견줄 수 있는 한일 AI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자와 츠요시 라인 사장은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인재, 자금, 데이터가 강자에게 몰린다"며 "현재는 안타깝지만 시가총액, 이익, 연구개발 등 미국의 IT 거대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카와베 사장과 연 1회 정도 정보 교환을 하기 위해 만났는데, 그 때마다 '큰일을 하자'고 했다"며 Z홀딩스가 지속적으로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카와베 Z홀딩스 사장은 "야후, 라인, 네이버 등은 모두 동아시아 회사"라며 "GAFA가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에 다음 가는) 제3 세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river@mt.co.kr, 이진욱 기자 showgun@, 정인지 기자 inj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