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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the300] 일본에서 본 한국

"골프치러 오는 관광객은 한국인 뿐인데"…日 지자체 '발 동동'

by머니투데이

④일본 여행 줄며 규슈 등 일부지역 후폭풍 가시화​


[편집자주] 지난달 15~22일 외교부 기자단 일원으로 '한일 기자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도쿄 등에서 다수의 일본 내 학자·언론인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이 한일관계에 대해 내놓은 분석 등을 추려 일본에서 본 한일관계에 대한 시각과 한일 현안 등을 소개합니다.

머니투데이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2019년 8월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오사카행 피치항공 체크인 카운터의 모습.

"(한국 관광객이) 한 해 전보다 감소할 것 같다는 걱정이 있다"


가고시마현청 국제교류과는 한일 기자교류 프로그램으로 가고시마시를 방문한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올해 9~10월 한국관광객 수가 전년동기 대비 약 65% 줄었다”며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줄자 일본 일부 지역의 관광업 타격이 현실화한 것이다. 

"겨울 골프장 한국 관광객이 절대적인데…"

가고시마가 속한 규슈 지역은 한국인 관광객 감소의 후폭풍이 뚜렷한 곳으로 꼽힌다. 2018년 가고시마의 외국인 숙박객 약 83만 명 중 한국인(17만 명)은 홍콩(21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가고시마시 공항과 직항이 있는 나라는 한국·홍콩·대만·중국 상하이 4곳뿐이다. 이 중 겨울이 규슈보다 추운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겨울에만 한정하면 한국 여행객 의존도는 더 높아진다.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했다. 온천여행으로 유명한 규슈지역 등에선 올 겨울 시즌 관광객 감소 여파가 어느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일본 중소도시 직항편 축소도 여행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인 고객 의존도가 높은 가고시마현을 포함한 규슈 지역 골프장은 영향을 직접 체감 중이다. 가고시마현청은 최근 한국 골프 관련 여행사를 초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츠이 에스다 가고시마현 PR-여행전략 담당 차장은 "겨울 시즌 한국 관광객은 골프장에 압도적으로 많다"며 "겨울에는 골프장에 한국 관광객이 절대적이었다. 골프를 목적으로 오는 관광객은 한국 관광객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고시마현 북쪽 구마모토현 사정도 유사했다.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서 기자단과 만난 이 지역 료칸 오카미(안주인) 호리오 사토미(한국명 손종희)씨는 "이런 한일관계는 (료칸 운영) 28년 만에 처음"이라며 "부산에서 9월 중 20명이 오기로 했던 숙박 예약이 7월 5일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여행사 측 예약이 전부 취소됐다"고 전했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강화를 기점으로 발길을 끊는 추세가 본격화한 것이다.


손종희씨는 "7월 5일 여행사에서 온 취소 팩스 하단에 ‘지금 한일관계가 너무 안 좋아 취소한다’고 써 있어 영향이 깊다고 느꼈다“며 ”겨울엔 골프투어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올해 겨울을 어떻게 넘기나(싶었다)”라고 했다. 11~4월 사이 이 료칸 숙박객의 약 절반은 한국 관광객이다. 지난해 10월 일본 소비세 인상으로 료칸 숙박료를 올렸으나 한국 관광객만 예외로 두는 등 한국 숙박객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일본 중앙정부 아직 움직이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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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의 한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음에도 아직 일본 중앙정부 차원의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여행객 수가 급감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광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손종희씨는 "일본 중의원도 여기 와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지만 그냥 듣기만 하고 실제로는 안 하더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엔 구마모토현 지사와 부산·서울에 가 팜플렛도 나눠주고 했는데 이번엔 현청 등에서 전혀 안 움직인다. 일부 지역 사람들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고시마현청 측도 "지역 주민들이 줄어든 관광객을 메우는 데 힘써 달라고 한다"면서도 다른 현청간 논의 등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대도시가 아닌 일부 지역에 영향이 국한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2019년 11월 방일 외국인 수'에 따르면 11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0만5000명으로 한해 전 같은 달보다 65.1% 급감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수는 한해 전과 거의 유사한 244만1300명(0.4%↓)이었다. 중국(75만900명, 21.7%↑), 대만(39만2100명, 11.4%↑) 등 다른 국가의 여행객이 늘면서다. 지난해 7월부터 한국 여행객수는 급감했지만, 지난해 1~11월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수는 2935만57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한국인 관광객 감소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가고시마 현청은 대안으로 "골프장에 국내(일본) 손님을 많이 유치하거나 한국 외 국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부터 라쿠텐 등을 통해 가고시마현 숙박업체에 예약할 때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현 정부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인 여행객 감소가 바닥을 쳤다는 진단도 있다. 손종희씨는 중단됐던 예약이 지난해 10월부터 개인고객을 중심으로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관계 악화로 규슈지역 관광업 타격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일부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최악이 지났다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여행상품업체 '비지트규슈'의 베키 다이스케 대표는 신문에 "1월 한국 설 연휴에 방일객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고시마·히토요시=공동취재단,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