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서울 속 '기생충' 찾아라…
송강호 달렸던 계단은 어디?

by뉴스1

빈부격차 극적으로 보여준 영화 배경지들

전주 '박사장네' 세트장은 이미 철거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쓸자 영화 촬영지 투어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뜨겁다.


영화 '기생충'이 적나라한 빈부격차의 현실을 잘 담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적이면서 상징적인 배경지들 덕분이다.


안타깝지만, 영화의 극적인 장면이 벌어진 박 사장(이선균) 저택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저택은 진입로를 제외한 모든 구조가 전북 전주 모처에 지은 '오픈 세트'다. 대지 1983.5여㎡(약 600평), 건평 661.15여㎡(약 200평) 규모로 지었으나 영화촬영을 마치고 해체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세트장 재건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울엔 여전히 기택(송강호) 가족이 처한 상황을 드러낸 슈퍼 앞 파라솔, 터널 등이 남아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비짓서울(Visitseoul) 누리집은 기생충 탐방코스를 한국어와 영어로 선보인 바 있다.

뉴스1

영화 속 우리슈퍼로 등장한 '돼지쌀슈퍼'. 이하 비짓서울 제공

기택의 동네는 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가면 만날 수 있다. 주인공 기우(최우식)가 친구 민혁(박서준)로부터 과외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던 장소가 '우리슈퍼'다.


우리슈퍼의 실제 이름은 '돼지쌀슈퍼'다. 이곳은 영화 개봉 이후 영화 팬들이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방문하는 영화 촬영지 순례 장소 중 하나다.


영화에 나오던 파라솔은 이미 치워지고 아이스크림 냉동고가 놓여 있다. 추억의 과자들이 가게 내부에 비치돼 방문 기념으로 즐길 수 있다.

뉴스1

영화 속 기택의 동네 계단. 여느 주택가에서 볼 수 있는 계단이다.

기택의 동네 계단은 우리슈퍼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기정이 복숭아를 들고 박 사장 집으로 가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이 계단은 어느 주택가에 있을 법하게 평범하지만, 영화에 나오면서 우리슈퍼와 함께 영화 팬들의 촬영지 순례 장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관람객은 조용한 주택가이니만큼 주민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곳 근처에는 아현동 가구단지를 비롯해 서소문 역사공원, 손기정 체육공원 등이 있기 때문에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한다.

뉴스1

폭우에 기택과 기우가 도망치기 위해 뛰었던 자하문 터널

종로구 자하문로에는 높고 높은 곳에 사는 박 사장네와 낮고 낮은 곳에 사는 기택네 가족의 빈부격차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긴 계단을 만날 수 있다.


기택네 가족은 폭우로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온 박 사장 가족을 피해 이 자하문 터널 계단을 달린다.


이 계단을 길 건너편에서 바라보면 부자 동네에서 가난한 동네로 뛰어 내려가던 기택네 가족의 모습이 생생히 되살아난다.


자하문터널 내부는 영화에서 보던 장면만큼이나 스산한 느낌을 준다. 특히 흐린 날에 방문하면 영화의 분위기가 한층 더 살아난다. 주변에 경복궁, 서울미술관, 윤동주 문학관 등 관광 명소들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뉴스1

영화 속 피자시대로 등장한 '스카이피자'

'피자시대'는 기택의 가족이 피자 박스를 접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이다. 피자시대의 실제 이름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에서 영업중인 '스카이피자'다.


'스카이피자'는 2002년에 개업해 올해로 17년째를 맞는 동네 토박이 가게이며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출연진은 박스 접는 법을 이곳 사장님께 실제로 배웠다. 가게에는 촬영 당시에 쓰인 피자 종이 박스가 그대로 진열돼 있어 눈길을 끈다.


가게 외부에는 봉준호 감독과 사장님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있으며 내부에는 봉준호 감독의 사인이 걸려있다.


대표 메뉴는 프라이드 치킨과 자연산 치즈로 만든 리치골드 고구마 피자, 그리고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양념으로 만든 닭강정이다. 닭강정은 닭 다리 순살로만 만들어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이밖에 기택네 가족이 식사하며 기택의 운전기사 취업을 모의하던 기사식당은 마포구 망원동에 있다. 기우가 박 사장네로 과외 면접을 보러 가던 길 풍경은 성북구 선잠로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