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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제2의 버닝썬'에 조롱의 대상 된 공권력과 방송

by노컷뉴스

[뒤끝작렬] MBC '스트레이트-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에 나온 강남 클럽들

용두사미 된 '경찰-클럽' 간 유착 수사 결과에 '제2의 버닝썬' 속속 개장

클럽에서는 시사프로그램 틀어놓고 춤추면서 클럽 의혹 조명한 방송 조롱

바닥으로 추락한 경찰에 대한 신뢰…공권력에 대한 불신

검찰, '클럽-경찰' 간 유착 의혹 밝혀 내 공권력 바로세울 수 있을까

노컷뉴스

MBC '스트레이트-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King is Back."


'클럽 버닝썬' 사태 이후 잠시 숨죽이고 지내던 강남 클럽이 돌아왔다. 강남 클럽의 최대 고객인 VVIP가 돌아왔다. 강남 밤의 '왕'들의 귀환을 알리는 'King is Back'이라는 문구가 클럽 안에 뜨면서 '제2의 버닝썬'에 대한 우려도 떠오르고 있다. 마치 클럽과 경찰간의 유착 의혹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을 통해 YG 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과 범죄의 온상지인 강남 클럽의 실태를 다시금 파헤쳤다. 그런데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보다 더 충격적인 건 '버닝썬 사태' 이후 몸을 사리던 클럽들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며 성업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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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강남 최대 클럽인 아레나와 버닝썬이 수사 선상에 오르며 문을 닫고, VIP와 VVIP들은 그들의 놀이터가 되어 줄 새로운 클럽을 갈망했다. 그리고 가수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던 '경찰총장' 윤모 총경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며 사실상의 '면죄부'가 주어지는 등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초라하게 종료됐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서울 강남에 새로운 호화 클럽 '레이블'의 성행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클럽 버닝썬이 문을 닫은 뒤 두 달 만인 지난달 말 영업을 시작해 주말 밤에는 한 테이블에 200만원이 넘는 VIP석 스무 개의 예약이 차는 등 버닝썬과 아레나가 재현되고 있다.


전 강남권 MD는 "(레이블 직원 중) 바운드, 아레나 클럽 출신이 한 80% 이상 정도 되죠"라고 말했다. 전 버닝썬 직원도 "'야, 버닝썬 직원 다 여기 있더라' 아니면 그냥 좀 웃긴 말로, 우스갯소리로 '야, 버닝썬 구조변경한 줄 알았다고, 다 아는 사람이라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버닝썬 2탄이다. '버닝문'이다. 그런 식으로"라고 말할 정도다. 마치 경찰 수사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것처럼 '제2의 버닝썬', '버닝문'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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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클럽과 경찰간 유착 의혹이 사실상 '없었다'는 결론이 난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전 강남권 MD는 웃으며 "그냥 뭐 이미 위에서 해결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한다.


이처럼 강남 클럽과 클럽을 이루는 사람들, VIP들은 공권력을 애초에 믿지 않았고, 무시하다시피 했다.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레이블'을 비롯한 강남 클럽들과 VIP들은 일종의 '면죄부'를 얻은 채 속속 귀환하고 있다.


공권력에 대한 조롱에 가까운 태도는 클럽과 경찰간의 유착 의혹과 강남 클럽의 각종 범죄 의혹을 다뤘던 방송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졌다.


'스트레이트'에서는 강남의 클럽에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대형 모니터를 통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클럽 범죄 등에 대한 방송 화면과 진행자인 김상중 씨가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말입니다"를 발화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시사 프로그램 BGM을 믹싱한 음악 속에서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춤을 추고 술을 마시며 클럽의 밤을 보낸다.


이러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던 건 강남 클럽이 사실상 법 밖에 존재하는 '무소불위'의 지대이자, 언론의 비판과 여론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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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제2의 버닝썬'의 등장, 그리고 클럽을 비판한 방송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기괴한 상황은 결국 경찰이라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 낸 조합일 것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문제 없다는 결과를 예상했다는 전 클럽 MD의 말은 우리 사회에서 이미 경찰이 어떠한 위치에 놓여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아레나 자리에는 새로운 클럽이 들어설 예정이고, 승리의 동업자인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는 구속 상태에서 지인들을 통해 또 다른 클럽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과 경찰간 유착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으로만 남긴 채 경찰의 손을 떠나 검찰로 넘어갔다. 대한민국 공권력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언론의 비판마저도 유흥의 도구로 전락한 상황에서 과연 또 다른 공권력인 검찰이 이 기괴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조롱을 멈출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기다려 볼 뿐이다.


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