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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북유럽인들은 왜 기름진 음식에 링곤베리를 먹을까

by리얼푸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스웨덴이 이겨서 당신이 베컴을 데려오면 우리는 스웨덴식 미트볼과 링곤베리를 대접할게요”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지난 2018년 SNS상에서 벌어진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데이비드 베컴의 ‘유쾌한 내기’ 에 남긴 글이다. 스웨덴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브라히모비치는 베컴에게 “스웨덴이 승리한다면 당신이 이케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사 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이케아는 이같은 재치있는 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이케아가 언급한 미트볼은 이케아의 인기 푸드 제품이며, 링곤베리(lingonberry)는 스웨덴에서 많이 먹는 과일이다. ‘셧불라르’라고 불리는 미트볼 요리는 스웨덴 가정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으로, 으깬감자와 링곤베리잼을 곁들여 먹는다.


링곤베리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먹어온 대중적인 식재료이다. 핀란드에서는 매끼니 식단에 링곤베리가 들어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링곤베리 잼은 ‘와일드 크랜베리’라고도 불리며 북유럽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잼중의 하나이다.


링곤베리는 북유럽에서 생산되는 베리류의 일종으로 ‘카우베리’나 ‘폭스베리’, ‘북유럽의 금’이라고도 불린다.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것이 아닌100% 야생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그만큼 귀한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장수 국가로 알려진 핀란드의 건강 비결로 언급될 만큼 슈퍼푸드 대열에 오른 과일이기도 하다. 베리류의 항산화 효과는 이미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그 효능이 입증되어 왔다. 많은 베리류 중에서도 링곤베리는 특히 피부와 다이어트에 좋은 효능으로 유명하다. 이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폴리페놀 성분 덕분이다. 레스베라트롤은 ‘장수 유전자’라는 별명을 가진 시르투인 단백질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세포를 젊어지게 하고 신진대사 기능을 높여 노화 억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안티에이징 화장품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레스베라트롤을 18주간 투여 한 결과 피부암 세포가 약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 지방 세포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스웨덴 룬드 의과대학에서 쥐 실험을 진행한 결과, 고지방의 먹이와 링곤베리를 함께 섭취한 쥐들은 저지방 먹이를 먹은 쥐들과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나 스웨덴 사람들이 고열량 식사시 링곤베리를 함께 먹는 것은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도 포함돼 있다.

건강에도 도움을 주지만 음식의 향미나 맛도 더해준다. 새콤한 맛이 나는 링곤베리 잼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느끼함을 잡아주며 식빵이나 크로와상 등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플레인 요거트에 넣어 먹거나 바나나 등과 함께 믹서기에 갈아 스무디로 마셔도 좋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