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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젊음, 클래식을 채우다!

by예술의전당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자 결실의 계절이다. 여름내 더위를 감내한 벼가 황금빛으로 결실을 맺듯이 여기 예술의전당에서도 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축제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맺는다.

가을의 축제, <대학오케스트라축제>

2018 예술의전당 대학오케스트라축제

올가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또 한번 젊음으로 가득 찬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한 <대학오케스트라축제>가 그 주인공이다. 예술의전당의 봄에 <교향악축제>가 있다면, 예술의전당의 가을에는 <대학오케스트라축제>가 있다. 늘 엄숙하고 긴장감이 가득한 콘서트홀 백스테이지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는 주간이기도 하다.

 

축제라는 이름은 늘 설레고 신나지만, 봄의 축제와 가을의 그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비단 프로 교향악단과 대학생 교향악단이라는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매년 4월 열리는 <교향악축제>가 매서운 겨울을 지나 봄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며 농후하고 세련된 느낌을 풍긴다면, <대학오케스트라축제>는 뜨거운 여름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비로소 열매를 맺는 기분 좋은 설렘을 가지게 한다. 오늘을 위해 학생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만들어 낸 에너지 때문이다.

 

<대학오케스트라축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대학 오케스트라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프로 교향악단이 아닌 학생 단체에 콘서트홀 공연의 문은 너무나 높다. 예술의전당은 그들을 위한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학생들에게 더 큰 무대의 경험과, 전문 연주자와의 협연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하여 2013년 <대학오케스트라축제>는 첫 무대를 열었다. 각 학교 교수진이 지휘자와 협연자로 나서 젊은 오케스트라와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데, 장차 우리나라 음악계를 이끌어 갈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와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기성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는 무대는 클래식 음악계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다. 이는 국내 유일의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에도 한국예술종합학교(10월 29일)를 시작으로 충남대학교(10월 30일), 이화여자대학교(10월 31일), 연세대학교(11월 5일), 한양대학교(11월 6일), 경희대학교(11월 7일), 서울대학교(11월 8일)까지 모두 일곱 개의 대학이 출연해 저마다의 기량을 펼친다. 특 히 지난해 계명대학교에 이어 올해에는 충남대학교가 참여하는 등 그동안 서울·경기권에 머물렀던 참여 대학이 지방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젊음으로 채워질 모든 것에 대하여

<대학오케스트라축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단연 ‘젊음’이다. ‘젊음’은 단어 그 자체로 에너지를 지닌다. 이것이 몇 년간 이 축제의 부제에 늘 ‘젊음’이 들어간 이유이기도 하다. 기획부서 역시 <대학오케스트라축제>를 준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다른 기획 공연에 비해 체크해야 할 것도, 변수도 많다.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고, 공연 당일 현장에서 많은 것이 바뀌기도 한다. 각 대학 오케스트라들은 때로 작은 것에 쩔쩔 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철저한 준비에 우리를 되레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과정이 좋은 이유는 이들에게서 완벽 한 하루를 위한 열정이 느껴져서다. 우리는 준비 단계부터 이미 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고 느낀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의 진가는 공연을 통해 발휘된다. 올해는 유독 레퍼토리가 다채롭다. 7개의 학교가 서로 겹치는 곡이 단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예년에 비해서 더욱 다양한 작곡가의 곡이 고르게 연주된다. 대편성의 곡들부터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곡까지, 올해의 프로그램은 여느 전문 악단 못지않다. 흥미롭게도 협주 악기 역시 겹치지 않는다. 같은 악기여도 더블 협주곡과 트리플 협주곡으로 그 대상을 달리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각 학교만의 특징이 프로그램에서부터 드러나는 셈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수진을 중심으로 각 대학 오케스트라는 상당히 오랜 기간 연습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각자의 색깔을 찾고, 서로 호흡하는 방법을 배운다. 여기에 2,500석 규모의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더해져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 지난해 고객자문단의 평가를 살펴보면 ‘생각했던 것 이상의 연주를 감상했다’는 후기가 많았다. 물론 모든 연주가 완벽할 순 없다. 그러나 분명 <대학오케스트라축제> 공연은 다른 공연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무대에 오르는 그들의 눈빛에서, 긴장감으로 연신 손의 땀을 닦아 내는 그들의 마음가짐에서, 그리고 공연을 끝낸 후 서로를 껴안는 그들의 유대감에서 말이다.

 

그들의 도전과 노력만으로도 나는 이미 조건 없는 지지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 역시 너그러운 마음으로 ‘젊음’으로 가득 찬, ‘젊음의 클래식 음악’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장차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갈 이들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 주기를 바란다.

 

글 신선화 예술의전당 공연기획부

 

위 글은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19년 10월호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