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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72주년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 참관기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장 ‘에든버러’

by예술의전당

72주년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 참관기

올해 72주년을 맞이한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예술 축제’로 불린다. 매년 기네스북의 기록을 자체 경신할 만큼 방대한 공연 작품과 각국 공연 단체들의 꿈의 무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술축제로 자리잡았다.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춤·음악·연극·오페라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이는 에든버러에 다녀왔다.

휴가와 방학 시즌인 8월이 되면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도시 전체는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인터내셔널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이하 ‘인터내셔널’), 프린지페스티벌(Edinburgh Fringe Festival)(이하 ‘프린지’), 로열밀리터리타투페스티벌(Royal Edinburgh Military Tattoo), 북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Book Festival), 아트페스티벌(Edinburgh Art Festival) 등 다양한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에든버러페스티벌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성격의 축제들이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고 공존하는 것이다. ‘인터내셔널’과 ‘프린지’라는 두 개의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축제는 ‘인터내셔널’의 경우 참가작 모두 축제 협회와 예술감독의 철저한 논의하에 선별되기에 검증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반면 ‘프린지’는 ‘주변’이나 ‘가장자리’를 뜻하듯 처음에는 선택받지 못한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지만, 1958년 프린지페스티벌협회가 설립·운영되면서 오늘날에는 ‘인터내셔널’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받고 있다.

음악과 오페라·무용을 다루는 ‘인터내셔널’과 달리 ‘프린지’에서는 희극·연극·아동극·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내세우고 있으며, 참가 단체들은 공연장 일정 기획부터 공연 제작과 홍보까지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참고로 연수 기간 중 만났던 한 프린지 관계자는 “우리가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공연단체들이 재정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연에 대한 모든 부분을 직접 진행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프린지 공연이 끝난 뒤 문 밖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을 직접 배웅하며, 관객들의 리뷰를 듣고 다음 공연을 홍보하는 부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프린지의 역할은 실로 대단하다. 세계 공연 시장에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다른 공연과의 경쟁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예술 견본시장’이다. 그 결과 다채로운 작품들이 프린지 통해 세계 공연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에든버러’가 지니는 공간의 특별성

2019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 중 프린지페스티벌

에든버러에서 지낸 일주일은 ‘왜 에든버러인가?’를 피부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로열마일 프린지 거리(Royal Mile Street)를 비롯해 구시가지 곳곳에는 연주하는 사람이나 서커스를 하는 사람이 보였고 코스튬플레이와 퍼포먼스가 하루 종일 열렸다. 또한 수많은 술집, 교회, 학교 등 공연장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탈피한 모든 곳에서 코미디 연극부터 실험예술까지 수백 개의 다채로운 공연이 매일매일 열렸다. 다양한 종류의 공연만큼이나 수준 또한 천차만별인데, 이 많은 공연 중 하나를 고르는 것도 관객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특별한 무대장치나 프로덕션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예산을 최소화해 시선을 끌 수 있는 코미디와 소수가 출연하는 서커스 장르들이 눈에 많이 띄는 부분은 아쉬웠다. 좀 더 작품성 있고 심도 있는 작품들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든버러’라는 공간이 주는 감동이었다. 1500년에 조성된 거리와 건축물은 2019년 지금의 축제에도 활용되고 있다. ‘에든버러’라는 도시가 가지는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보 관광에 최적화된 이 도시는 등산과 자전거 여행 을 떠나본다면 그 놀라운 자연 풍경에 반하게 될 것이다.

 

에든버러가 지닌 이 모든 장점은 에든버러만의 거리 공연을 가능케 했다. 실제로 경험한 ‘에든버러’라는 장소(Venue)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강했으며, 감동스러웠다. 도시 전체가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축제가 바로 에든버러페스티벌이다. 매년 8월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장으로 변모하는 ‘에든버러’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권한다.

 

글 김재연 예술의전당 사업개발부

 

위 글은 월간 「예술의전당과 함께 Beautiful Life!」 2019년 10월호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