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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TF의 눈]

'조양호 별세'도 이용하는 야당의 '기승전文'

by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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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8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일부 야당에선 문재인 정권 탓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더팩트 DB

상식 벗어난 억지는 역풍 초래…개연성 떨어지는 주장 자제해야


'기승전문(起承轉文)'인가. 야당의 눈에는 최근 발생한 모든 악재, 안타까운 사고(事故)가 모두 문재인 대통령 탓으로 보이는 듯하다. 어찌 보면 그렇게 보려고 애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일부 야당은 최근 일어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원인을 문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조 회장 사망의 근본 원인이고, 강원 산불은 탈원전 정책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 근거를 따라가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회장 별세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노후자금(국민연금)을 앞세워 경영권까지 박탈(스튜어드십코드 활용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반대)했다"며 "연금사회주의라는 무거운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업통제, 경영개입, 기업인 축출에 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라고 맡긴 국민연금을 악용해 기업을 빼앗는데 사용했다"며 "연금사회주의를 추구하던 문재인 정권의 첫 피해자(조 회장)가 영면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실상 문재인 정권과 계급혁명에 빠진 좌파운동권들이 (조 회장을)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국민들은 노후자금을 그런 용도(문재인 정부의 대한항공 국유화 주장)로 쓰라고 허락한 적 없다. 이건 사회주의다"고 적었다.


과연 그럴까.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11월 금융위원회가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후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한 스튜어드십코드 제정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겸을 수렴한 뒤 2016년 12월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를 공표했다. 특히 홍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연금 의결권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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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강원도 대형 산불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허주열 기자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의 대형 산불은 발화 원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신주 개폐기가 원인이라는 '추정'이 있다. 이를 두고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9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탈원전 정책→한전 경영 악화→한전 유지·보수 예산 삭감'이 부른 인재라 주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폐기된 원전은 적자를 기록하던 '월성 1호기'뿐이다. 전 정부에 비해 원전가동률이 다소 감소해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상승한 측면은 있지만, 이는 안전점검을 강화하면서 생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공기업의 필요비용으로 볼 수 있다. 즉, 한전의 적자 전환이 탈원전 때문이라는 주장 자체에 무리가 있다.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주장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억지가 지나치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비판은 상식적이고, 타당해야 한다. 현 정권이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기승전문'식 비판은 한국당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