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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리아킴 “춤 잘 추려면
‘자뻑’이 있어야죠”

by예스24 채널예스

첫 에세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성공 비결은 ‘지속성’

“자세히는 안 읽어도 돼.” 안무가 리아킴이 지인들에게 『나의 까만 단발머리』 를 보내면서 보탠 말이다. 그는 왜 공들여 쓴 책을 자세히 읽지 말라고 했을까. 이 책은 비단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리아 킴의 (자칭) 찌질했던 흑역사’가 모두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 1,600만에 달하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 ‘리아킴’은 이효리, 소녀시대, 트와이스, 원더걸스의 춤 선생으로 트와이스 ‘TT’, 선미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의 안무가로 유명한 K팝 대표 춤꾼이다. 2014년 직접 설립한 댄스 기획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현재 K팝 투어 코스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리아킴은 1999년 중학교 3학년 때,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을 TV로 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넋 놓고 바라봐야만 했던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ie Jean)’. 사춘기, 반항의 시기를 온몸으로 겪던 리아킴은 아버지를 졸라 안양 청소년문화센터 댄스 교실에 등록한 후 매일 춤을 췄다. 대학 대신 안무팀 ‘위너스’에 들어갔고 2006년 스트리트댄스 세계 대회 로킹 부문 우승, 2007년 세계 대회 팝핀 우승, 로킹 준우승을 했다.

 

“선생님은 타고 나셨죠?”, “재능이 있으니까 그렇게 추죠.”, “전 몸치라서 춤 못 줘요”라는 말을 매일 빠짐 없이 듣는 ‘리아킴’이라서 책을 썼다. “알고 보면 자신은 그저 집요한 노력파”라는 리아킴을 서울 논현동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부끄러운 과거는 없어요

책을 쓰고 싶으셨다고요.

 

기회가 온다면 써보고 싶었어요. 성공담이 아닌 솔직하게 제 이야기를 풀어낸 에세이라면, 써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서 그런지, 사람들이 저를 오해하는 면이 있거든요. ‘얘는 원래부터 자신감이 많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순탄하게 잘 자랐을 것 같다?’하는 선입견인데요. 사실이 아니니까요. 제게도 찌질하고 힘들었던 시절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목이 『나의 까만 단발머리』 예요. 칼단발은 리아킴의 트레이드 마크죠.

 

6년째 고수하고 있는 스타일이에요. 헤어 스타일을 바꾸고 제 춤 스타일도 달라졌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책 제목을 두고 고민이 많았어요. 50개 정도까지 떠올려 봤는데 그 중 하나가 ‘나의 검정 단발머리’였어요. ‘검정’이라는 단어가 좀 어두운 분위기를 주는 것 같아 ‘까만’으로 바꿨어요.

 

왕따였던 학창 시절부터 부모님 이야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연까지 굉장히 솔직하게 썼어요.

 

책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 ‘최대한 솔직하고 싶다’였어요.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까요? 제가 춤에 있어서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지만 지금도 사회성이 부족해요. 새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밥 한 번 먹자는 이야기도 잘 못하고요. 부족한 모습까지 다 보여주려고 했어요.

 

2006년, 23살 때 ‘인세인브레인’이라는 댄스팀을 만들었어요. 이후 서울 신천에 원밀리언의 시초가 된 ‘브레인 댄스 스튜디오’를 여셨고요. 굉장히 빨리 독립하신 것 아닌가요?

 

어릴 때부터 춤을 췄기 때문에 독립은 빠른 편이었죠. 하지만 말이 좋아 팀의 리더였지 돈이 있어서 스튜디오를 차린 건 아니었어요. 100만 원 남짓한 수입의 연습실 월세만 70만 원, 수강생이 10명이 채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었어요. 잠잘 곳이 없어서 차가운 지하 연습실에서 간이 침대에서 자기도 했었고요. 그땐 온수가 안 나와서 샤워도 제대로 못했어요. 당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두려울 게 없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지금의 삶을 꿈도 꾸지 못했던 때였어요.

 

최근 KBS2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어요. 토크쇼에 출연한 건 처음이시죠?

 

예능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어요. 비 오는 날에 녹화를 했는데 6시간 정도 촬영했던 것 같아요. 촬영 장소가 습해서 에어컨을 세게 틀었더니 너무 추웠어요. 자꾸 커피를 주셔서 마시다 보니까 더 긴장이 되고. 무척 긴장했지만 제겐 특별한 시간이었죠. <대화의 희열2>를 계기로 ‘리아킴’을 좀 알아봐주는 분들이 늘었어요. 옛날에는 춤추는 사람? 선미 춤을 만든 사람? 정도로 인식했다면, 이제 ‘안무가 리아킴’으로 인지해주시는 것 같아요.

 

작년에 방송됐던 10대들의 댄스 오디션 <댄싱 하이>에서 춤 멘토로 활약하기도 했어요. 승부욕이 굉장했던 걸로 기억해요.

 

어릴 때 댄스 대회를 워낙 많이 나가서 이제 승부욕은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웃음) <댄싱 하이>는 팀으로 한 대결이니까요. 제 팀이 된 친구들이 1등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노래나 랩 오디션은 많은데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은 적으니까요. 흔쾌히 출연했어요.

 

2011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 이효리의 춤 선생’ 김혜랑으로 참가하셨죠. 그땐 가수 지망생이었어요.

 

독설을 들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웃음) 후회는 안 해요. 누구는 부끄러운 흑역사라고 보겠지만 지금의 저를 만든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부끄럽다는 생각 때문에 안 했을 걸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나간 게 더 나았어요. 그래서 책에도 가감 없이 썼어요.

 

과거 펑키리아, 김혜령으로 활동했던 사진을 보면 이미지가 많이 달라요. 6년 전 다이어트를 시작해 한 달 반 동안 10kg를 감량하셨다고요.

 

예전에 그냥 춤추는 여학생 느낌이었죠. 실제로도 그랬고요. 그땐 스트리트 댄서들의 이미지가 다들 비슷했어요. 다이어트를 한 건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예요. 발레 학원에 갔는데 다들 몸에 딱 밀착되는 레오타드를 입고 군살 없이 매끈한 몸으로 서 있는 거예요. 제 배만 볼록했고요. 그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사과, 시금치, 당근 같은 채소를 주식으로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았어요. 매일 밤 침대 위에서 복근 운동을 200개씩, 아침엔 무조건 한강변을 달렸어요.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어요.

 

지금까지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요?

 

다이어트를 한 후에 체질이 좀 달라졌어요. 이제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바로 체해요. 다이어트를 할 때 삶은 고기, 삶은 달걀 위주로 먹었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고 양념이 많이 든 튀긴 음식을 먹으면 몸에서 안 받아요. 더부룩하게 느껴지고요. 자연스럽게 유지가 되고 있어요. 지금은 PT를 받고 요가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꾸준함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원밀리언 유튜브 채널(1MILLION Dance Studio)는 현재 구독자 수가 1,600만 명입니다. 90% 이상이 해외 구독자라고요.

 

원밀리언에서 활동하는 안무가가 프리랜서까지 합해서 30여 명이에요. 수업이 끝나면 매일 영상을 찍어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설립할 때 목적이 “백 만 명이 춤추게 하겠다”였어요. 지금은 꿈은 이뤘다고 볼 수 있죠.

K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댄스 스튜디오를 많이 찾는다고요.

 

현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수강생의 70%가 외국인이에요. 외국 친구들은 해외에서 펼쳐지는 워크숍에도 ‘원밀리언’이라는 이름을 보고 찾아와요.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를 비롯해 워크숍으로 찾아간 나라만 20여 개가 넘어요. 한번 워크숍이 열리면 평균 500여 명의 사람들이 같이 춤춰요. 스튜디오는 곧 성수동으로 이사할 예정이에요. 비기너 클래스에 좀더 집중할 예정인데요. 춤꾼들만 모이는 공간이 아니라 춤의 대중화를 이끄는 곳이 되고 싶어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영상 공유의 파급력이 가장 큰 몫을 했어요. 지금처럼 유튜브가 일상화되기 전부터 영상을 찍었거든요. 그리고 또 운이죠. 유튜브라는 시장이 뜨고 있을 때 ‘원밀리언’ 채널을 시작했고, 유튜브 구독자들이 저희 스튜디오까지 찾아오게 됐으니까요. 운에 더불어 저희가 잘한 게 있다면 지속성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꾸준함보다 더 중요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유튜브 수익은 많나요?

 

음원 저작권료로 많이 나가기 때문에 유튜브 수익이 높은 편은 아니에요.

 

안무는 어떻게 짜나요?

 

영감을 받기 위해서 평소 다양한 영상 자료를 찾아보고 영화도 즐겨 봐요. 다른 안무가들의 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하고요. 안무를 짠다는 건 내 안에서 뭔가를 끄집어내야 하는 일이라서요.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나와야 하는 일이라서 일단 부담감을 버리고 시작해요. 또 평상시 아티스트의 습관, 매력, 캐릭터를 유심히 관찰해요. 이것들이 안무에 녹아 나면 보는 사람도 표현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기 때문이에요.

 

리아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집요함이 아닐까 싶어요. 집요함은 저의 타고난 재능 같아요. 뭔가 꽂히면 그 대상 자체에 집착적으로 매달려요. 가끔 사람들이 ‘너 참 독하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건 게임의 끝판까지 가보고 싶은 욕망이 강해서였던 것 같아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로서 품고 있는 꿈은 무엇인가요?

 

직장인들이 퇴근 시간에 맥주 한잔 하듯이 편안하게 춤 추러 오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춤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즐길 수 있다면 더 재밌게 출 수 있거든요. 저는 몸치는 세상에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 있다면요?

 

음.. 다 잘한 것 같아요. 부끄러운 순간, 선택도 있었지만 그 경험들 덕분에 지금까지 춤을 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의 삶을 다시 살아야 한다고 해도 기분 좋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건 축하할 일

매력적인 춤꾼이 되려면 어떤 소양이 필요할까요?

 

약간 자뻑이 있어야 해요. 자기가 매력이 있다는 걸 스스로 아는 거죠. 곧 자기 어필을 잘할 줄 아는 사람이 춤을 잘 춰요. 댄서들을 보면 자뻑이 장난이 아니에요. 거울 앞에 서면 난리가 나죠. 폼을 잡는라. (웃음) 스튜디오에 처음 오는 분들은 전신 거울을 두려워해요. 자기 허벅지만 두꺼운 것 같다고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춤을 즐겨야 해요. 저는 재밌게 춤을 추는 사람이 춤을 잘 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몸치는 없어요. 즐기는 마음이 있으면 누구라도 춤을 잘 출 수 있어요. 프로 댄서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즐기는 게 가장 먼저예요.

 

K팝 대표 댄서로 책임감도 느끼실 것 같아요. 후배 댄서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댄서’라는 직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약간 불량하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있기 때문에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예의가 없으면서 스스로 쿨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춤에 끊임없이 흥미를 가져야 하고요.

 

롤 모델이 있나요?

 

예전에는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고 선망했는데요. 요즘엔 대중에게 친절한 사람, 거리감을 좁히는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이를 테면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 같은 분이요. “내가 일류야!”라는 의식을 갖지 않고, 모든 사람을 넓게 아우르는 사람들을 닮고 싶어요. 혼자만 높게 서 있는 게 아니라 대중과 평행선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이 좋게 다가와요.

 

평범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던 자녀가 갑자기 댄서가 된다고 걱정하는 부모가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것 같나요?

 

부모가 아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니까요.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아닐까요? 아무것도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만 성장하다 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돼요. 적성에 안 맞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산다면 너무 끔찍하지 않을까요? 춤을 추다가 또 다른 꿈을 발견할 수도 있는 거고요.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있는냐’인 것 같아요. 간혹 부상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요. 춤은 생활 운동 같은 느낌이라서요. 직장 생활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할 걸요? 아이가 춤을 추고 싶어 한다면, 댄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건 행운을 찾은 거예요. 제가 유경험자니까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건 축하해줄 일이에요.

 

댄서를 꿈꾸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그냥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이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어려운 말일 수 있어요. 춤을 추고 싶은데 지금까지 자기가 쌓아 놓은 커리어를 포기 못해서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요. 아까우니까, 안정적인 지금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인데요. 그 길을 한 번 벗어나보면 의외로 삶은 재밌어요. 춤을 추고 싶다면 용기 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글 | 엄지혜사진 | 이관형

 


 

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저 | arte(아르테)

 

그녀가 춤, 즉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추구하며 겪은 황홀한 성공과 긴 방황,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자기만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 오롯이 그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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