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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반나절]

日 불매운동 한 달…
'유니클로'에서 관찰한 4시간

byYTN

※ YTN PLUS가 기획한 '반나절' 시리즈는 우리 삶을 둘러싼 공간에서 반나절을 머물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반나절 시리즈 5회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하고 있는 지금. 가장 대표적인 불매 브랜드로 거론되고 있는 유니클로 매장에서 4시간을 보내며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을 관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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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7월 27일), 오후 1시 여의도의 한 유니클로 매장을 찾았다. 주말 점심때라 더 북적북적한 주변 매장과는 달리 일본제품 불매운동 타격을 받은 유니클로의 모습은 한산했다. 그래도 몇몇 손님들이 보여 매장 안으로 들어가자 그 손님은 "안녕하세요 유니클로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직원이었다.


지난달 30일 일본 매체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대해 오래 가지 못했던 과거의 사례와 다르게 이례적으로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장기화시키고 더 거세게 만든 원인 중 하나로 유니클로 일본 본사의 한 임원의 발언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7월 11일 도쿄에서 진행된 실적 발표 중 한국에서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 임원은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지만,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임원의 발언은 국내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이를 본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라는 글이 공유되며 실생활에서 많이 이용하는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 독려가 이어졌고,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대체 브랜드를 확인하는 등의 불매운동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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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들어가기' 보다 '쳐다보기'

총 2개의 층으로 나누어져 있는 서울 여의도 IFC몰 내 유니클로 매장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있다. 이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유니클로 매장에 고정돼 있었다. 홀로 에스컬레이터를 탄 사람은 시선만 고정되어 있었지만, 일행이 있는 경우 "진짜 사람 없다", "매장 텅텅 비었는데?" 등의 말을 하곤 했다.


매장 앞으로 지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유니클로 매장을 '힐끔' 쳐다보며 빠른 걸음으로 발길을 옮겼고, 아예 멈춰 서서 매장 안 손님 숫자를 세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던 "우리나라 사람들 새로운 취미가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사람 몇 명 있나 감시하기"라고 했던 우스갯글이 현실에서 증명된 순간이었다.


생각보다 사람 있는데?…외국인 또는 어르신 손님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2시쯤이 되니, 점심을 먹고 쇼핑을 하는 사람들로 건물 자체가 더 붐볐다. 유니클로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매장처럼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남성복 층에 직원 제외 약 15명의 손님이 여성복이 있는 층에는 약 5명의 손님이 있었다. 직접 매장 내로 들어가 관찰한 결과 가족 단위의 외국인 손님 또는 노부부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온라인상에서 더 활발히 공유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만큼 연세가 있는 어르신분들은 상황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계신 것 같았다. 한 어르신은 매장 안을 한참을 구경하시다가 유니클로 매장 앞 사과문을 읽은 뒤에야 "유니클로가 일본 기업이었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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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쇼핑하는 실속형 손님

오후 2시 40분쯤. 한 중년 남성이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바지 하나를 집더니 직원에게 곧장 사이즈를 물었다. 정말 필요한 제품이 있어서 매장을 방문한 손님이었다. 아기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여성 손님은 바구니에 빠르게 아기 제품을 담더니 계산을 하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두 명의 중년 여성 또한 "매장에 진짜 사람 없다. 최근에 택배도 거부한다고 하던데?"라는 말을 하며 불매운동에 대해 의식을 하긴 했지만,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빠르게 쇼핑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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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안팎에서 매장 인증 사진 찍기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다. 한 사람은 가던 길을 멈추고 매장 전경을 여러 장 촬영했으며, 유니클로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던 손님도 빠르게 손님이 없는 매장 안 모습을 찍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했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도 있었다. 한 커플은 유니클로 매장을 지나가다 "진짜 사람 없는지 한번 들어가 볼까?", "진짜 텅텅 빈 거 같아. 사진 찍자"라는 말을 하며 매장 안을 들어서기도 했다. 실제 SNS에 '#유니클로_불매, #유니클로_근황, #유니클로_실시간'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매장 안 영상 또는 인증 사진이 올라온 걸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매장 안 피팅룸도 '텅텅' 계산대도 '텅텅'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매장에는 언뜻 봐도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 보였다. 매장 안에 있는 손님은 3명. 주말 오후 5시라는 시간이 믿기지 않는 손님 수였다. 더불어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붐비던 피팅룸은 대기 줄은커녕 안에도 사람이 없었다. 계산대도 마찬가지였다. 계산해줄 손님도 계산을 할 물건이 없어 계산대 담당 직원은 주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또 여의도 IFC몰 내 매장뿐만 아니라, 같은 날 저녁 8시 김포공항 롯데몰 내 유니클로 역시 한산했으며 한두 명의 손님만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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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본 브랜드 매장은 어떨까?…무인양품은 '한산' 코코이찌방야는 '대기 줄'

유니클로와 함께 대표적 일본 브랜드로 거론되고 있는 무인양품이 여의도 IFC몰 내에 있어 방문해 봤다. 유니클로와 같이 1, 2층으로 나눠진 무인양품 매장은 당시 세일 기간이었지만, 1층에는 약 5명 정도의 손님이 있었고 2층에는 그보다 더 적은 손님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계산대 줄에도 손님이 없어 직원조차 유동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었다.


무인양품도 유니클로와 같은 상황인 것이다. 국내 한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7월 백화점 매장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프랜차이즈 식당인 '코코이찌방야'는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물론 매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녁 식사 시간 때쯤 방문한 김포공항 롯데몰 내 코코이찌방야는 사람이 붐비다 못해 대기 줄이 세워졌다.


그러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강요로 이루어질 순 없다. 유니클로는 안 가고 코코이찌방야에는 간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비난할 순 없다는 거다. 최근 SNS에서는 계속 이어지는 불매 운동에 '권장'이 아닌 '강요'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또한 이어지고 있다. 불매운동은 개인의 자유이자 개인의 선택이라는 거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리 다수의 소비자가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SNS를 통해 일본제품 불매 인증 사진을 남기면서 한시적인 불매운동이 아닌 지속적인 불매운동이 될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 7월 23∼25일 조사에 따르면 성인 80%가 일본산을 사는 것이 꺼려진다고 답했다. 또 리얼미터가 지난달 1일 발표한 '제4차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64.4%)이 현재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지난달 10일 1차 조사에서는 2명 중 1명(48.0%)꼴이었는데, 2차(17일) 조사에서 54.6%, 3차(24일) 62.8%로 점점 참여자가 늘었다.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5.9%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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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2일) 일본 정부가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 명단 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한국 내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대일·대국민 메시지를 생중계로 전달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생중계된 것은 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사안이 위중하고 강경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와 사,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정부와 우리 기업의 역량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단합해 주실 것을 국민들께 호소드린다"라며 "지금의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 경제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국민들 또한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소식과 '불매운동 부적절' 주장에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목소리를 더 강력히 높이고 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일본 기업 매장의 '이유 있는 한산함'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