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로봇탱크' 2024년 나온다…무인화·자동방호 능력 갖춰

[테크]by 중앙일보

스텔스 기능 갖춘 AI 전투장갑차 개발 서둘러

시제품 개발에도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전

한국, 10년된 K-21 성능 개량 계획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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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도입 하려는 차세대 전투차량(NGCV) 모형도 [사진 wikipedia]

미국이 무인 전투장갑차(IFV)에 서두르고 있다. 미군은 브래들리 M2A3에 첨단 기술을 더한 차세대 전투차량(NGCV)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무인화 및 능동방호 등 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변화다. 미래기술이 적용된 차기 전투차량 시제품은 2024년께 나온다. 미군은 지금이라도 가능한 기술을 적용하는 성능개량을 추진한다.


미군은 우선 완전한 무인화와 현재 유인화 기술 중간 단계인 ‘선택적 유인 전투차량’ 개발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유인 전투차량 장치 가운데 선택적으로 개량한다. 1차적으로 시속 56㎞인 전투차량을 61㎞까지 높일 계획이다. 무게는 30t에서 32t까지 늘려 추가 장비를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엔진 성능을 높이고 주행 거리를 줄이면 충분히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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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군사 선진국들이 첨단 무기 무인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데 발을 맞추려 세운 전략이다. 러시아가 개발한 T-14 아르마타 차세대 전차는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이 완성되면 1500마력 디젤 엔진을 달아 최고 시속 90㎞까지 달릴 수 있다. 대전차 로켓포(RPG)나 미사일을 막아내는 ‘아프가니트’ 능동방호체계도 갖춘다. 특수 코팅을 적용한 스텔스 기능도 적용해 레이더 탐지도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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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이러한 기술 발전에 나선 이유는 전장 환경 변화 때문이다. 도시 시가전에선 공격과 방어 사이에 차이가 없는 하이브리드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어서다. 그래서 예전보다 속도와 방호력이 중요해진다. 중량을 늘리는 이유는 부가 장갑을 더 달아 방호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최신 IT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미 육군은 IT 스타트업 기업 ‘업테이크 테크놀로지(Uptake Technologies, UT)’와 1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브래들리(M2A3)에 적용해 장갑차 고장 유무를 사전에 파악한다는 계획도 있다. 부품 고장 조짐이 보이면 브래들리 장갑차 시스템이 현장 지휘관에게 경보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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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도 높은 성능을 갖춘 전투장갑차를 독자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2000년 개발에 착수해 2005년 시제를 공개했다. 이렇게 탄생한 K-21 전투장갑차는 무게 25t인데 세라믹 타일을 결합한 복합적층장갑을 장착해 경량화에 성공했다.


주무장은 40mm 포를 장착해 23mm 포를 달고 있는 브래들리보다 강하다. 주야간 정밀조준장치와 위협탐지 적외선 센서, 피아식별장치 등도 장착했다. IT 기술도 도입돼 3세대 사격통제장치와 전장관리 시스템(BMS)을 갖춰 네트워크 중심전(NCW) 능력도 보유했다.







NCW는 장갑차들끼리 전장 상황 정보를 디지털로 공유해 협동작전이 편리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방호능력은 전면 30mm 직격탄을 막을 수 있고, 측면과 후면 14.7mm 직격탄을, 상부는 152mm탄이 공중 폭발할 때 나오는 자탄과 파편으로부터 방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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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1 속도는 시속 70㎞ 수준이라 브래들리 보다 빠르다. 승무원 3명에 병력 9명이 탑승한다. 도섭 및 수상 도하 기능도 갖춰 하천이 많은 한국 지형에 특화됐다. 그러나 배치 초기에 수중 도하 중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해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도하 속도는 시속 6km 정도로 낮다. 이후 개발된 차륜형 장갑차는 워터제트 기술을 적용해 시속 10㎞까지 수상 도하가 가능하다.


장점이자 단점은 적은 무게에 있다. 수상 도하를 우선하면서 적은 무게로 설계 했다. 이 때문에 확장성은 제한된다. 최근 전투장갑차는 추가장갑을 장착해 북한 휴대용 로켓포(RPG-7)와 급조폭발물(IED) 방어 능력을 키우는 추세다. 그럴 경우 차체 무게가 올라가게 되는데 더 큰 엔진으로 바꿔야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여유 공간이 있어야 가능한데 K-21은 내부가 비좁아 성능개량이 쉽지 않다는 게 약점이다. 미군은 중거리 대전차미사일 TOW를 2발 장착했는데 K-21은 대전차미사일을 무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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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K-21은 여러 가지 기준에서 우수한 전투장갑차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대로 멈춰 있으면 곧 뒤처지게 된다. 세계적 추세를 보면 탄두 내장형 탄약(CTA) 기관포(호주와 영국 등 채택) 교체가 눈에 띈다. 부피는 줄이고 차체 충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CTA는 포탄 앞에 탄두가 돌출된 기존의 포탄과 달리 부피를 줄이기 위해 원통형 속에 탄두와 장약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포탄이다. 또한 주변국은 네트워크와 상황인식 기능을 키우고 방호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다행인 점은 우리도 관련 기술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동화력장비 전력발전 포럼’에서 발표된 방산업체 한화 디펜스 자료를 보면 성능개량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CTA 기관포 ▶대전차 미사일 ▶360도 상황인식 장치 ▶비활성 반응장갑 등을 꼽을 수 있다. 장기적으론 차기 전차는 더 큰 엔진으로 바꾸고 무인포탑ㆍ능동방호ㆍ무인화 및 스텔스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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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술 변화는 빠르게 진보하는데 군에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성능개량 계획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성능개량 개념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조만간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성능개량 차세대 전투장갑차 구상은 우리에게 너무 먼 미래다. 그러나 전력 증강은 오래 걸리는 장기전이다. 멀리 내다보고 미리 출발해야 한다. 지금 시작해도 십 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미군은 지난 2017년부터 미래형 장갑차 시제품 개발을 시작했지만 2023년이 돼야 체계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는 양산단계는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미군이 쉴 틈 없이 성능개량을 항시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기술을 갖추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미군은 당장 내일이라도 실제 전투 현장에 투입한다는 생각하고 대비한다.


군 당국은 24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2019년 국방예산은 2018년 대비 8.6% 증가된 46조 9000억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력을 증강하는 방위력개선사업에는 15조 4222억원을 배정했다. 전시작전권 전환 후 한국군 주도 작전 수행을 위한 전력 소요를 고려해서다. 한국군 주도 작전에 필요한 능력을 갖춰나갈 수 있을까.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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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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