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라이프 ]

비싼 쓰레기를 모셔두고 있나요…새해 필요한 정리의 기술

by중앙일보

새해 집 정리, 버리기부터 시작

매일 꾸준히 버리는 습관 들여야

설레는 것 남기고, 철 지난 옷 정리

정리는 유치원 교사처럼 생각해야

중앙일보

일본인 미니멀리스트 미쉘은 "하루 한 개의 물건 버리기로 집안 정리를 하라"고 제안한다. [사진 '1일1개 버리기'(즐거운상상)]

"정리된 집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정리가 되지만, 정리가 안 된 집은 저마다의 이유로 정리가 안 됩니다."


정리 컨설턴트 윤선현 대표(베리굿정리컨설팅)의 말이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정리 전문가로 직업을 바꾼 뒤 10년간 전국 2000여 건의 남의 집 정리를 하며 깨달은 결론이다. 최근 그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순간 정리를 시작했다』란 제목의 정리법 책을 내며 "집을 정리해보면 이제껏 비싼 쓰레기를 잔뜩 모셔두고 살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는 정리의 핵심은 '버리기'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꼭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를 따져보고 꼭 필요한 물건만을 집에 둬야 한다. 윤 대표는 "정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대답은 '자주 쓰기 때문'이라는 한 가지지만, 정리를 못 하는 사람은 '선물 받은 거라서' '추억이 담겨서' '아까워서' 등 그 물건 자체가 가진 본질이나 쓰임새와는 상관없는 의미를 이유로 든다"고 말했다.


버리기, 습관이 중요해


국내에서도 미니멀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일본인 블로거 겸 작가 미쉘 역시 "집이 어질러지는 것은 물건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2017년부터 불기 시작한 미니멀라이프 열풍으로 '버리기'는 집 정리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떠올랐다.


미쉘은 자신의 책 『1일1개 버리기』를 통해 하루 한 개의 물건 버리기를 제안한다. 그게 무엇이든 하루에 한 개씩 필요 없는 물건을 버려 '버리는 습관'을 길러보자는 취지다. 그는 책에서 "혹 버릴 게 정 없다고 생각될 땐 영수증이라도 버려라"라고 말한다. 버린 물건은 노트에 날짜·품목을 간단히 적어 언제 어떤 물건을 버렸는지 기록해두면 같은 실수를 할 확률이 줄어든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사진을 올려 다른 사람의 응원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앙일보

정리하고 싶은 공간 사진을 찍어보면 버려야 할 게 보인다. [사진 '1일1개 버리기'(즐거운상상)]

중앙일보

버리기로 결심한 물건을 바로바로 모을 수 있는 바구니를 준비해두면 버리기가 쉬워진다. 이렇게 모은 물건은 기부하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해 활용을 높인다. [사진 1일1개 버리기(즐거운상상)]

문제는 어떤 물건을 버릴 것인가다. 미쉘은 정리하고 싶은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보길 권한다. 사진을 찍어보면 무엇이 넘치는지 눈으로 볼 때보다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블로그에 올릴 용도로 집 안 사진을 찍으며 터득한 방법이다. 또 집안 곳곳에 버릴 물건을 모아 놓을 수 있는 바구니를 놔 버릴 결심이 섰을 때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자신만의 정리법으로 스타덤에 오른 일본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으면 그 물건은 버려야 할 물건"이라고 기준을 세웠다. 쓸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또 자주 쓰는 물건을 잘 가려내기 위해 다른 물건을 버리는 만큼, 설렘을 주는 물건만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중앙일보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

방법은 간단하다. 물건을 양손에 든 상태로 잠시 눈을 감고 물건에 대한 감정을 느껴보면 된다. 예컨대 잘 입지 않는 옷이나 잘 쓰지 않는 접시라 해도 그 옷·접시에 설렘이 느껴지면 남겨둬야 한다. 반대로 아무리 비싸고 희귀한 것이라도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과감하게 버린다. 그는 이 설렘 정리법으로 자신의 정리 컨설턴트 교육 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엔 넷플릭스와 함께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제목의 7부작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했다.


단, 버리기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자신의 물건만을 그 대상으로 삼아야지, 가족 또는 남의 물건을 버리면 안 된다. 버리는 순서는 ▷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이 있는 물건의 순으로 한다. 그는 "이 순서를 지켜 물건을 줄여나가면 놀랄 만큼 쉽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순서가 틀리면 정리 속도가 느려지거나 금방 다시 지저분해진다. 옷은 호불호가 확실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 판단이 금방 서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정리하는 게 좋다. 어떤 옷을 버릴지 또는 남길지를 결정하면서 ‘버리기 기술’이 저절로 쌓여 다음 물건을 정리하기도 편해진다.


정리는 유치원 교사처럼

중앙일보

용도가 비슷한 물건끼리 한 곳에 모으고 이를 수납함 여러 개를 준비해 넣어둔다. 이때 모든 수납함엔 라벨을 붙여 이름을 써놓으면 정리가 쉬워진다. [사진 '수납공부'(윌북)]

물건을 버렸다면 다음 차례가 정리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웹 매거진·쇼핑몰 ‘리모델리스타’(Remodelista)를 이끌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가 줄리 칼슨· 마고 거럴닉은 『수납공부』란 책을 통해 "유치원 교사처럼 생각하면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고 말한다. 유치원 교사가 어린아이들과 지내며 사용하는 정리법을 떠올리면 쉽다는 의미다. 주제별로 수납공간을 나누고, 모든 수납 박스엔 라벨을 붙인다. 또 사용하는 물건은 용도당 한두 가지로만 정해 물건 개수를 줄여야 집이 깨끗해진다.

중앙일보

어떤 물건이든 같은 종류끼리, 같은 용도끼리 한 곳에 모아 놓는 게 정리가 쉬워지는 비결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냄비도 뚜껑끼리 따로 모아 싱크대 하부장 문에 붙이고, 냄비 본체는 서랍에 넣으면 더 많은 양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사진 '수납공부'(윌북)]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