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 없고 불쾌감만…'7인의 탈출', 시청률 탄력 받을 수 있을까

[컬처]by 더팩트

원조교제·가정폭력 등 자극적 스토리 다뤄

15~16일 방송 후 일부 시청자 비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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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작가의 신작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이 15일 방송을 시작했다. /초록뱀미디어·스튜디오S

"매운 맛 이상의 죽을 맛"이라는 출연 배우의 말대로다. 베일은 벗은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은 '저세상 전개'의 연속이었다. 시작부터 개연성 없이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나열하며 불쾌감만 유발했다.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은 수많은 사람들의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막장극 대모' 김순옥 작가가 '펜트하우스' 이후 2년 만에 들고 온 이 작품은 방송 전부터 많은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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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탈출'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15~16일 방송된 1~2회는 '누가 더 나쁜 놈인가'를 경쟁하듯 각 캐릭터들의 악행들이 이어졌다. 아버지 방칠성(이덕화 분)에게서 투자를 받기 위해 버렸던 친딸 방다미(정라엘 분)를 데려와 이용하는 금라희(황정음 분)부터,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방다미를 이용하는 한모네(이유비 분), 가짜뉴스로 어린 소녀를 위기에 몰아넣는 양진모(윤종훈 분) 등 저마다 나쁜 짓들을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의 원조교제와 출산, 극심한 가정폭력, 학교 내 집단 따돌림, 인분 고문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15세 이상 관람가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보고 '욕하며 보는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시청자들도 '도를 넘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개연성도 실종됐다. 아버지에게 잘 보여야 하는데 친딸을 버렸다 다시 데려온 금라희, 멀쩡히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산통을 느끼고 학교에서 아이를 낳는 한모네, 갑작스럽게 나타난 손녀에게 혈육의 정을 느끼는 방칠성 등 각 캐릭터의 감정선과 이야기는 좀처럼 납득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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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16일 방송된 '7인의 탈출'에서 미성년자 원조교제와 출산, 가정폭력 등 과도하게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SBS 방송화면 캡처

그간 시청자들은 김순옥 작가의 작품 속 개연성 부재를 두고 '순옥적 허용'이라며 이해를 해왔다. 대표작 '아내의 유혹'도 눈 밑에 점 하나 찍고 다른 사람인 행세를 하는 막장 전개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었다. 구은재(장서희 분)는 민소희로 보이기 위해 외국어 공부, 춤 연습, 덧니 교정 등은 물론 손톱까지 뽑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최근 김순옥 작가의 작품들은 과거보다 개연성은 더 사라지고, 자극적인 장면을 나열하는 수준이 돼 가고 있다. 작품이 주는 불쾌감은 주동민 감독의 자극적 연출과 만나 극대화됐다. 금라희가 주먹으로 방다미의 얼굴을 때리는 모습을 정면에서 비추는 장면만 봐도 그러하다. 지상파 방송보다 비교적 수위가 자유로운 OTT나 영화조차도 자극적 연출을 지양하는 추세인데, '7인의 탈출'은 시대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순옥 작가의 최근 몇 년간 작품들은 충격적인 장면들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폭행, 살인, 감금, 고문 등 자극적인 장면으로 논란이 된 '펜트하우스'나 임산부 성폭행, 시멘트 고문 설정 등으로 비판받은 '황후의 품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법정제재인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방심위의 조치를 비웃듯 '7인의 자극'은 한층 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7인의 탈출' 시청률은 1회 6.0%에서 시작해 2회 0.1%P 오른 6.1%를 기록했다. 전작 '펜트하우스'가 1, 2회 9.2%, 10.1%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시작점과 추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 '7인의 탈출'은 이미 시즌2까지 준비 중이다. 향후 이 작품이 시청자들의 피로도만 높일지, 설득력 있는 전개로 시청률 상승곡선을 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mnmn@tf.co.kr

2023.09.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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