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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미국에서 컵밥으로 성공한 사연

by예스24 채널예스

『미국에서 컵법 파는 남자』 저자 송정훈

전교 꼴찌, 날라리 춤꾼, 30대 후반, 다섯 아이의 아빠…

미국에서 컵밥으로 성공한 사연

여기, 20년 넘은 낡은 푸드트럭 한 대로 5년 만에 미국 전역에 21개의 매장을 만들고 매출 300억 원을 돌파한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낡은 푸드트럭에서 판 건 진귀한 물건도, 입이 벌어질 만큼 신기한 그 무엇도 아닌 노량진 길거리에서 파는 컵밥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이루어낸 사람이 영어도 잘 못하고, 나이도 많고, 학력도 안 좋은 다섯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자본이 많은 기업가도, 인맥이 넓은 사장님도 해내지 못한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는 걸까? 이 책은 전교 꼴찌, 춤밖에 모르던 날라리 문제아 컵밥의 대표 송정훈이 『미국에서 컵법 파는 남자』로 낯선 미국 땅에서 미국인들이 듣도 보도 못한 한국 음식 컵밥으로 어떻게 성공을 일궈냈는지 놀라운 비결을 낱낱이 담았다.

 

저자 송정훈은 학창시절 전교 꼴찌, 전 과목 F, 날라리 춤꾼 송정훈. 춤 말고는 잘하는 게 없던 그는 20대 중반에 “안 되면 그냥 돌아가면 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6개월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고 미국으로 떠났다. 전문대를 겨우 졸업하고 치기공사, 카드 제휴 사업 등을 하며 성실히 살았지만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세계 음식이 모두 모인 대형 음식 박람회에 갔다가 “왜 한국음식은 없을까? 우리가 해보자!” 하며 30세를 훌쩍 넘긴 3명의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푸드트럭 ‘컵밥(Cupbop)’을 창업했다.

20년 넘은 낡은 푸드트럭 한 대로 시작한 기적의 여정

미국에서 컵밥으로 성공한 사연

한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컵밥으로 20개가 넘는 매장을 만들고 수백 억 회사로 키워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미국에서 ‘고릴라VIP’라는 사업을 할 때 했던 운명적인 경험이 지금의 컵밥 사업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고릴라VIP’는 요식업을 대상으로 한 할인카드 사업인데요. 120원짜리 카드 하나로 가맹점 한 군데 없이 시작했던 사업이 400여 군데로 늘어나 있던 때였어요. 이 사업을 하던 때에 세 가지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국에서 가장 큰 음식 컨벤션에 갈 기회가 있었어요. 그곳에는 세계 각국의 이름도 모르는 음식이 셀 수도 없이 많았는데 그중에 한국 음식은 없는 거예요. 많이 아쉽고 서운해서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을 했죠. 그러고 며칠 뒤 고릴라VIP 사업을 위해 유타대학교를 방문했는데, 푸드트럭들이 장사가 썩 잘 되고 있는 걸 목격했죠. 그런데 먹어보니까 그다지 맛이 있지는 않았어요. “좋은 사업 아이템이다. 나는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고서 있는데 며칠 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본 노량진 컵밥이 떠올랐어요. “이거다!” 싶었죠. 이 일들이 일주일을 전후로 일어났어요. 운명적인 경험이었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저희는 미국에서 컵밥(CUPBOP) 상호명을 등록하고 컵밥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계속 키워가고 있습니다.

 

가진 돈이 없기 때문에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마케팅 비법들을 시도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다고 하셨어요. 어떤 방법들이었나요?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이 없었어요. 처음 컵밥을 시작할 때 공동 창업자 3명이 1,500만 원씩만 투자했으니 남들 같은 마케팅은 아예 생각도 못했어요. 그리고 저흰 다르고 독특하고 싶었어요. 돈이 없는데 독특하길 바랐던 것이 재미있는 시도들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저희는 한국의 덤 문화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 사례로, 저희는 만두를 주문하면 3개가 나가요. 3개를 한 세트로 구성한 건 덤으로 손님에게 더 드리기 위한 아이디어예요. 두 명이 만두를 시키면 하나 더 얹어주면서 “싸우지 말고 사이 좋게 드시라고 하나 더 공짜로 얹었어요.”라고 말하죠. 미국은 돈을 내면 낸 만큼만 주기 때문에 덤으로 더 드리면 손님들이 아주 인상 깊어 하세요.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한 명을 뽑아 그 사람 집 앞에 트럭을 가져가서 25명까지 초대할 수 있는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죠. 그랬더니 그 파티에 온 사람들 25명이 모두 우리의 팬이 돼서 자신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데리고 컵밥을 먹으러 와요.

 

한 가지 사례를 더 들자면,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아서 미국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할 수가 없어서 “SHHHH… JUST EAT(조용하고 그냥 먹어봐).” 등 재미있는 문구를 활용해서 티셔츠와 모자를 만들었는데 이 문구는 저희를 대표하는 문구로 현재는 자리를 잡았죠.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편견에 많이 부닥치셨다고요.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어도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 힘겹기도 했을 텐데요,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서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컵밥이란 한식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우리를 기존의 다른 트럭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습니다. 트럭을 정차하는 좋은 자리를 주지 않으려고 하고 정보 공유도 해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들의 외면을 우리도 덩달아 무시하고 소통을 단절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희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좋은 자리를 찾거나 새로운 케이터링 건이 있으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저희만 영업해도 됐겠죠. 그러면 당장에는 더 많은 수익이 날 테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좋은 정보를 찾으면 다른 트럭들과 공유했어요. 그랬더니 곱지 않던 시선이 웃음과 우정으로 바뀌더군요. 심지어 푸드트럭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조차 저희에게 연락해서 정보를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곤 합니다. “적을 내편으로”. 정말이지 맞는 말입니다.

 

시행착오와 실패를 셀 수도 없이 하셨다고 하셨어요. 한 달에 5만 원을 겨우 벌던 시절도 있으셨다고요. 지금까지 겪었던 어려움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지금까지 정말 많은 실수와 실패들을 해왔어요. 실수를 하나만 꼽으라니 너무 어렵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하나는 직원들이 화난 사건이에요. 갑자기 늘어난 회사 스케줄과 업무량으로 인해서 직원들이 많이 지쳐 있던 때였어요.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문제점들을 제대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직원들이 하나같이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며 모두 그만 두겠다는 거예요. 초과 근무에 대한 급여를 주는 것만으로는 그들의 마음을 안아주지 못했던 거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길 바랐던 거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스케줄을 모조리 다 없애고 직원들 모두 다같이 앉아서 이야기하고 저와 두 명의 공동 창업자들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불만을 모두 듣고 나서 다음날 다시 기분 좋게 함께 일을 했죠. 세상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아주 작은 것에 답이 있을 때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쫓는 돈이 세상 모든 일을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컵밥으로 성공한 사연

'새롭지만 익숙해야 한다'는 원칙이 인상 깊습니다. 현지의 성공 비법들을 연구하며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하신 것 같아요. 어떤 현지의 전략을 적용하셨나요?

 

컵밥의 기본 베이스는 한식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BTS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서양인들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영상들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메뉴를 만들 때 낯선 음식이지만 친숙하게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착안한 것이 소스예요. 미국 사람들은 소스를 정말 좋아해요. 맥도날드, 칙필레, 버거킹 같은 프랜차이즈에도 적어도 4~5가지 소스가 준비되어 있죠. 유명한 미국식 프라이드치킨 가게 버팔로 와일드 윙즈에는 소스의 종류만 20가지가 넘을 정도예요.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을 위해 저희는 컵밥용 한식 소스를 개발했어요. 미국인들이 익숙할 만한 재료들을 사용해서요. 그게 저희가 이룬 ‘새롭지만 익숙함’의 가장 큰 성공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두 명이 사업을 해도 쉽게 관계가 나빠져 사업이 틀어지고는 합니다. 세 사람이 동업을 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멘토 중 한 분이 파트너십을 하겠다는 제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서로가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비교하지 말아라. 실력이 꼭 같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파트너의 부족한 능력 때문에 내가 억울하다고 생각해버리면 그 파트너십은 결코 유지될 수 없어. 누가 일을 좀 더 하고 덜 하고를 따지지 않고 안고 갈 수 있어야 진정한 동업을 할 수 있어.” 사업을 하면서 이 말의 의미를 절실히 깨닫곤 해요. 적어도 제게 있어 실력은 파트너십에 대한 의문이나 불만의 척도가 아니에요. 완벽한 파트너십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요? 저희는 완벽한 파트너십을 이룬 것은 결코 아니에요. 자꾸 부딪히고 갈등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성장해왔죠. 그리고 언젠가 파트너십이 끝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저희는 3명이 공동대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에 막내였던 대표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길을 가기로 했어요. 새로운 파트너들을 더 영입해 제2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다큐 공감>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소개가 된 이후로 문의나 질문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자주 듣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들려주세요.

 

왜 컵밥을 하는지, 목표나 목적은 무엇인지 많이 질문하세요. 처음엔 대단한 사명감이라든지 애국심으로 시작한 게 결코 아니에요. 그저 먹고살기 위해 했어요.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점점 더 많은 훌륭한 이유들을 찾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KBS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집밥, 미국에서 다시 태어나다>에서 저희를 촬영하러 왔을 때 담당 피디님이 컵밥의 소셜다이닝 이벤트에 초대되어 온 한 손님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왜 컵밥을 좋아하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손님의 대답에서 제가 컵밥을 하는 이유 중 하나를 깨달았어요. “저는 한국이란 나라가 어디 있는지, 한국 음식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컵밥을 알게 되면서 한국이란 나라가 궁금하고 가보고 싶은 곳이 됐어요.” 저흰 컵밥을 하면서 점점 더 진정한 한국 사람이 되어 가고 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컵밥이란 한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미국에서 컵밥으로 성공한 사연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송정훈, 컵밥 크루 저 | 다산북스

 

때가 아니라서, 남들보다 늦어서, 돈, 인맥, 경험, 학력이 모자라서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듬뿍 심어줄 것이다. [도서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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