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약소국→동남아의 강호, 박항서의 5년 여정

베트남 대표팀 박항서 떠나자, 베트남 현지 반응

한국 감독 X, 박항서 다음 행선지는 중국?

B급 축구 선수, 박항서 지도자의 길 걷다

(좌)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박항서 감독/ 인터넷 커뮤니티, (우) 박항서 감독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관중들/ 인터넷 커뮤니티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도전을 준우승으로 이끌어냈다.

지난 16일 태국과의 결승전에서 0-1로 패하며,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공식 일정을 끝마쳤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하다. 사랑하는 선수들과 지낸 기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당시 베트남 선수단 역시 박 감독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AFF 결승전 태국에 패, 베트남 박항서 호 5년간 여정 끝났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 마지막 도전이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준우승한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가운데)이 시상식에서 지아니 안판티노 FIFA 회장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에서 베트남은 ‘숙적’ 태국에 패해 우승컵을 넘겼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아쉬움을 보이면서 미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베트남은 16일 태국과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태국과의 경기에서 열심히 지도하는 박항서/ 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2018 해당 대회 우승 이후 2020년 태국에게 패배한 박항서호는 결국 결승에서 또 같은 상대를 넘지 못해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박 감독은 이번 경기를 끝으로 5년간 진두 지휘한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인연을 끝냈다.

베트남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박항서/ 인터넷 커뮤니티

박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승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고맙다. 사랑하는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없는 게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그들과 지낸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축구 약소국 베트남", 동남아시아 강호로 만들었다 박항서 매직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의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비록 박 감독은 이번 AFF 미쓰비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베트남을 동남아의 강호 팀으로 만든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을 없을 터.

박 감독은 2018년 10년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약팀으로 평가받던 베트남을 우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 베트남 역사상 첫 진출을 성공시켰다.

골기퍼 당반럼과 박항서/ 인터넷 커뮤니티

베트남 선수단 역시 박 감독을 향한 진심을 보였다. 골기퍼 당반럼은 “박 감독님께 내 인생을 바치고 싶다. 그분을 위해 죽을 것."라고 말했고,  응우옌 반 토안은 "감독님이 리더라면 전쟁에라도 나갈 것이다"라며 박항서를 향한 무한 사랑을 표현했다.

쩐 꾸옥 뚜언 VFF 회장과 박항서/ 인터넷 커뮤니티

또한 쩐 꾸옥 뚜언 VFF 회장은 "박항서 감독이 어떤 상태로 결승전을 지휘했는지 안다면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될 거다. 그가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우승이다. 물론 그가 우승을 했던 못했던 역대 최고라는 건 변함 없다”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한국은 안가" 박항서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이후 이적 관련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베트남 언론들과 인터뷰 중인 박항서 감독/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미래에 대해선 그 이후에 저를 관리해 주는 (회사) 대표, 가족과 상의하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밖에 없다. 어떤 곳에서 어떤 축구 일을 할지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벤투의 빈자리로 박항서가 채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지만, 박 감독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축구 감독은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이어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 감독의 다음 행선지가 축구 부흥을 꿈꾸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막을 수 없었던 열정", 박항서 지도자의 길을 걷다

박항서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박항서 감독은 유년시절 신장 166cm에 비쩍 마른체격, 축구부 경력 조차 없는 공부만 하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축구를 하고 싶었던 그는 당시 경신고 축구부 감독과 절친한 사이였던 자형의 빽으로 겨우 축구부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축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히딩크와 공을 차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선수시절 박항서가 국가대표로 뛴 A매치는 단 1경기. 1981년 3월 한일정기전에서 전반 17분 교체 투입돼 73분간 뛴 게 전부다. 하지만 그는 축구를 향한 열정을 막을 수 없어 선수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내정된 박항서는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까지 대표팀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기도 했으며, 월드컵 4위의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