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를 둘러싼 미신 혹은 리스크? #1

[재테크]by The DUDE

Summary

- ETF는 처음 등장한 이후 여러 비판들에 직면하고 있음

- 그 중 첫 번째 비판은 ETF가 무지성 투자로 자산 시장을 왜곡한다는 주장

- 그러나 ETF는 상대적인 가격이 아닌, 절대적인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은 근거가 없음

 

© utoimage

 

ETF는 Nathan Nate Most라는 선구자가 1993년 최초 설정시킨 이후 수많은 비판과 도전을 극복하고 오늘날 최고의 금융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Benchmark를 그대로 추종하는 단순함과 낮은 보수 그리고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용이함과 투명성이 ETF의 주요 장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는 지금도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대개 잘못된 주장에 근거한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ETF와 관련된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1. ETF는 무지성 투자로 자산 시장을 왜곡시킨다

2. ETF는 자산 간 그리고 증시의 상관계수를 높인다

3. ETF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지금부터 ETF를 둘러싼 위의 주장들이 어째서 미신인지에 대해 다뤄보자.

 

| 1. ETF는 무지성 투자로 자산 시장을 왜곡시킨다

"Big becomes bigger & Small becomes smaller" ETF를 둘러싼 가장 보편적인 비난인데 양적완화+ETF 조합으로 인해 시총이 “이미” 높은 기업들이 무한히 높아진다는 비난이다. 이는 일견 사실일 수 있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대장주인 Apple의 시총이 1 trillion USD를 찍은 지 불과 3,4년 만에 시총이 2 trillion USD가 됐다.

Apple의 최대 주주가 글로벌 ETF 3사(Vanguard, Blackrock 그리고 States Street)이며 개별 운용사들이 ETF를 통해 들고 있는 주식의 비중은 ETF 운용사별로 ~5% 수준이나 된다. 실질적인 Apple의 주인은 ETF가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거대한 공룡 기업의 탄생의 배후로 ETF가 주목받는다.

 

© unsplash

 

절대적인 가격과 상대적인 가격 중앙은행의 무제한 QE와 이를 지수 Benchmark의 비중에 맞게 무지성 투자를 하는 ETF의 조합은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는 비판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다. 물론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자금이 죄다 Apple 같은 초대형 주로 흘러들어가는 현상의 이면은 자본 시장에서 실제로 펀딩을 필요로 하는 Small Cap 기업들이 소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사실이 아니다. 일반적인 ETF는 “절대적인”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지 “상대적인” 시장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Apple 1주가 100 USD고 Banana 1주가 10 USD이면 100과 10은 절대적인 가격이고 100:10은 상대적인 가격이다. 만약 Apple과 Banana를 담는 ETF에 신규 자금 100 USD가 유입된다면 운용사는 100 USD를 기존 Apple과 Banana의 비중에 맞게 정확히 매수할 것이다.

 

Apple로 들어가는 신규 자금: 100 * 10/11 = 90.9 USD

Banana로 들어가는 신규 자금: 100 * 1/11 = 9.09 USD

이로 인해 Apple의 절대 가격은 100+90.9 = 190.9 USD가 되고

Banana의 절대 가격은 10+9.09 = 19.09 USD가 된다.

 

당연히 Apple의 주가가 “더 많이 뛴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ETF 전/후를 막론하고 Apple과 Banana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 / 10 vs 190.9 / 19.09로 그 상대적인 가격은 여전히 10:1이다. 즉 ETF의 무지성 투자가 시장을 왜곡 시킨다는 비판은 근거가 없다. 왜냐면 ETF의 근간이 되는 투자 철학인 패시브 투자는 시장 전체를 있는 그대로 매수하기에 시장의 사이즈를 키울 뿐 시장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의 비중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Big은 Big이고, Small은 Small일 뿐 그런 의미에서 ETF로 유입되는 자금이 많아질수록 시장의 버블이 커진다는 것은 지극한 오해다. 버블이란 보통 “특정 섹터 혹은 분야”의 가격이 과도하게 부풀려질 때 발생한다. 금융위기 당시의 CDO 혹은 00’ 연도의 닷컴 버블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측면에서 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ETF는 버블을 일으킬 수 없다. Apple 시총이 2배가 되어 세상 사람들이 ETF를 버블의 원흉으로 주목하는 것은 Apple의 시총 절댓값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로 Apple이 버블이 되고 ETF가 버블의 주역이 되기 위해선 시장 전체가 고정된 상황에서 Apple만 커졌어야 한다.

ETF의 세상에선 Big과 Small이 똑같은 비율로 큰다. Big은 big이되 bigger이 될 수 없고 Small은 small이되 smaller이 될 수 없다. 왜? ETF는 상대적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Vanguard

 

위의 차트는 Vanguard에서 산출한 Large cap(대형주) / Mid cap(중형주) / Small cap(소형주) / Micro cap(초소형주) 기업들의 비중을 연간으로 그린 차트다. 우선 차트 A를 보면 Large cap의 숫자는 거의 변해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차트 B에서 Large cap이 차지하고 있는 전체 시장에서의 비중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더불어 Small Cap의 개수와 시총이 더욱 줄어들지도 않았다. 물론 A에서 나타나듯이 micro cap 기업들의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손정의의 비전 펀드와 같은 비상장 투자 자금의 영향으로 기업이 증시에 상장되기 전 이미 사이즈가 너무 커져서(흔히 유니콘의 불리는) micro cap으로 잡히는 기업들의 수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역사적 데이터는 ETF가 시장 왜곡을 일으키지 않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한다. ETF의 등장 전후로 시장의 구성원들은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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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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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자산운용사 상품팀 금융인. ETF와 지수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It started out as a product, and it became an industry” (일개 상품으로 시작한 ETF는 이내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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