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itution DAO #2

[재테크]by The DUDE

Summary

- Constitution DAO가 미국 헌법 초안에 주목한 이유

- 헌법 초안 입찰을 위해 모인 개인들은 DAO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액을 펀딩하는 데 성공

- 입찰에는 실패했으나 DAO의 거버넌스 토큰이 주요 코인 거래소에 상장되는 성과를 거둠

- Defi, NFT를 잇는 DAO는 기존 금융 '구조'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 Constitution DAO의 정체

미국 헌법과 DAO의 연결고리 작년 11월 소더비 경매(Sothebys)에 미국 헌법 초판이 매물로 나왔다. 소더비 경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경매 시장으로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 경매에 나오는 물품들은 미국 헌법 초안부터 클래식 미술품, 레어 아이템 및 NFT 등 매우 다양하다.

 

© Sothebys

 

“We the People of United States…”로 시작하는 미국 헌법은 1788년 6월 21일 비준되어 지금도 미국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작성은 1787년으로 기록되는데 당시 500장을 작성했으나 현재 남은 것은 13부에 불과하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 나온 초판은 미국에 남은 최후의 13부 중 하나다. 심지어 13부 중 11부는 공공기관 소유다. Private Hand가 들고 있는 초판은 이번 경매에 나온 초판을 포함해 단 2부에 불과하다.

 

© Forbes

 

헌법의 첫 시작은 “We the People of United States, in Order to form a more perfect Union…”인데 배경에는 당시 미국 동부 해안 간의 13개 식민지들(지금은 주=state가 되었다)이 더 이상 영국과 같은 강대국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일종의 국가 개념(More Perfect Union)을 형성하고자 한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만 해도 13개의 식민지들은 각자 도생의 느낌이 강해 국가라는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립 전쟁을 치르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각 주들이 뭉쳐야 살수 있다는 공감이 형성됐다. 해당 결과물이 바로 각 주의 자유를 최대한 보전하는 형태의 느슨한 국가 개념인 ‘연방제’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자유다. 영국으로부터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온 것도 자유 때문이었고 독립 전쟁이 일어난 배경에도 자유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크립토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이념 또한 자유다. 탈 중앙화란 특정 단체에 모든 정보가 집중되는 것을 억제한다. 정보가 중앙화될 경우 해당 단체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일차적인 행위는 개인의 정보를 외부로 넘기지 않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각 유저들이 개인의 고유를 본인이 직접 소유하는 것이 탈 중앙화 이념임을 상기하면 미국의 건국 정신인 ‘자유’와 크립토 자산이 꿈꾸는 ‘자유’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크립토로 조직된 DAO가 미국의 헌법을 산다는 것은 엄청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이랄까?

 

입찰은 실패했지만 오히려 좋아 다시 Constitution DAO로 돌아오면 이는 여러 목적을 지닌 DAO 중 Investment DAO 형태에 가깝다. 한 마디로 특정 자산을 매입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DAO다.

헌법을 매입하자는 최초의 아이디어는 Juice Box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등장했다. 그리고 7일 만에 이더리움의 형태로 40M USD를 모았다. 이후 DAO는 최종 17,000명 정도가 모여 47M USD를 펀딩 받게 된다. 지금까지 DAO 펀딩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규모다.

 

© Juice Box

 

DAO는 참여자들의 투표를 통해 진화해 나간다. 가령 Constitution DAO가 이번에 헌법을 경매에서 낙찰했다면 DAO 참여자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헌법을 미국 어디에 전시할지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헌법 초판은 최종적으로 43.2M USD의 가격으로 Citadel 창업자 켄 그리핀에게 넘어가게 됐다. 47M USD를 모았음에도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나머지 잔액으로 헌법을 운반하고 보관하는 기타 비용을 지급하는 데 애로 사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Constitution DAO가 입찰에 실패하게 되며 사태가 더욱 흥미로워졌다. 우선 Constitution DAO는 구조상 다른 여러 DAO들처럼 참여자들로부터 펀딩을 받고 DAO의 거버넌스 코인을 제공한다. 거버넌스 코인의 소유자는 DAO 생태계에서 여러 투표에 참여해 DAO를 이끌어갈 수 있다. Consitution DAO의 경우 이더리움으로 사람들이 펀딩을 하면 PEOPLE(“We the People of…”의 그 ‘People’이다)이라는 거버넌스 코인을 받는다.

Investment DAO의 특성상 자산 매입에 실패하면 DAO의 기존 룰에 따라 PEOPLE 코인을 소각시키고 참여자들에게 이더리움을 돌려줘야 한다. 이때 이더리움 송금에 수반되는 비용(Gas Fee)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더리움 환매 과정에서 일부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환매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피상적인 이유는 이더리움의 Gas Fee가 비싸기에 굳이 이더리움을 돌려받지 않고 Constitution DAO가 다른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돈을 쓰길 바람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DAO의 거버넌스 토큰인 PEOPLE이 세간의 주목을 받자 주요 코인 거래소에서 이를 상장시킨 데 있다. 심지어 3류 거래소가 아닌 바이낸스와 FTX와 같은 굵직한 거래소가 동참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며 People의 가치가 상승하자 DAO 참여자들이 환매를 거부한 것이다.

 

© Coinmarket Cap

 

개인이 모여 이뤄낸 꿈 같은 일 Constitution DAO의 PEOPLE은 DAO를 상징하는 새로운 밈(Meme) 코인으로 승격됐다. 21년에 일론 머스크의 트윗으로 도지 코인과 시바이누가 밈의 상징이었다면 22년에는 PEOPLE이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PEOPLE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DAO는 아직 유년기에 불과해 정교한 형태의 생태계를 갖추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이 모여 인터넷 세상에서 DAO라는 정교한 Smart Contract 기반의 조직을 형성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이더리움을 47M USD나 모은 것은 엄청난 일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소더비라는 대규모 경매에 참여해 미국 헌법 초판이라는 레어 아이템을 걸고 Citadel의 거물과 승부를 겨룬 것은 영화 같은 스토리다.

마치 작년 초 Reddit이란 인터넷 포럼을 통해 Hello Kitty라는 인물이 나타나 게임스탑 주식을 걸고 헤지펀드들과 진검 승부를 벌였던 것과 같다. 당시 개미들이 모여 게임스탑 주가를 수십 배 상승시켜 공매도를 친 헤지펀드들에게 조 단위의 손실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조직화된 리테일 자금의 파괴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이번 Constitution DAO는 트위터와 Reddit을 중심으로 나타난 리테일 파워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 등장한 Defi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가했다. 2021년에 등장한 NFT는 미술과 게임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2022년의 DAO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가 ‘구조’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상적인 지배 구조란 무엇인가? 미래의 기업 구조는 형태를 취해야 하는가?

Smart Contract의 활용도는 이제 송금 / 결제 / 예술 등을 넘어 사회 구조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쯤 되니 최근 뉴스에서 많이 접하는 스마트 시티가 어쩌면 Smart Contract를 기반으로 설계된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DAO의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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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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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자산운용사 상품팀 금융인. ETF와 지수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It started out as a product, and it became an industry” (일개 상품으로 시작한 ETF는 이내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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