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거비용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일까? #1

[재테크]by 오몽

Summary

-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전통적으로 집값이 상승하면 임대료는 하락하는 구조

-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에도 집값이 하락하자 임대료도 상승 국면을 맞음

- 주거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유독 한국 임대료가 높은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성

 

© unsplash

 

글쓰기에 앞서… 요즘처럼 부동산, 집값 문제, 임대 정책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것만큼 누군가에게 비난을 받거나 격한 반론을 불러일으킬 이슈가 흔치 않습니다. 그나마 부동산 이슈에 버금갈 만한 주제로 대입 등 교육정책 내지 조국 교수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정치 공방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오늘 제가 간단히 짚어 보려는 사항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데이터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고 편견 없는 결론을 이끌진 않습니다. 미리 결론을 내려놓은 다음에 무수한 데이터 중에서 자기주장에 부합하는 것들만 취사선택하여 얼마든지 잘못된 방향으로 오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인용하는 데이터와 그에 대한 해석도 반대론자들이 비슷한 반론을 할지 모릅니다. 저는 부동산 전문가는커녕 주택, 아파트 매매와 투자에 일반 시민보다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합니다. 다만 인터넷에서 누구나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취합, 편집, 분석하여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작성했습니다. 부족하고 잘못된 판단일지라도 비난치 말고 건설적인 반론을 부탁드립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설사 제가 인용한 데이터가 팩트를 담고 있다손 치더라도 이런 사실이 서민의 삶과 현실에는 감당키 어려운 부담이자 크나큰 아픔이라는 점입니다. 어느 누가 아프거나 배가 고프다고 할 때 통계적인 의미로 '당신은 남들에 비해 20%가량 통증을 느끼는 수준이니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라거나 '평균적인 배고픔 수준에 비해 1 표준편차만큼 더 배 고픈 상태이나 식사 시간을 놓쳤네요. 어쩔 수 없이 저녁까지 기다려 보세요'라고 답해 준다면 듣는 입장에서 '그래 내가 그다지 심하게 아프거나 배고픈 게 아니지. 참고 이겨내자'라는 정서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오히려 '네 말이 맞긴 해. 그런데 어쩌라고'라고 반응하거나 왠지 더 기분 나쁘고 반감이 들 가능성이 클 겁니다. 우리의 주거비용이 실상은 이런 상태까지 진입하였기에 매우 가슴 아프고 조심스럽다는 점도 미리 양해 드립니다.

 

한국 집값의 특이한 패턴 흔히 아파트 가격 폭등하면 강남 아파트를 떠올립니다. 평당 1억 호가, 30평 아파트 30억 대 매매. 요즘 흔하게 보는 뉴스입니다. '한국에서 아파트가 30억이면 부채를 감당할 수 있겠어? 가계 부채 문제로 언젠가는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거야.' 지금 아파트 가격 폭등에 거품 물고 난리 치는 신문, 방송 기사가 지난 10년간 내내 대중들에게 저주를 담아 주술 했던 주문과 왠지 유사합니다. 2010년대 초에도 '강남 아파트가 10억 초 중반이 넘으면 다 오른 거 아니야? 인구도 감소한다는데.' 이런 부정적인 주문이 5~6년 동안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금리가 인하돼서든, 돈을 많이 풀어서 든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 가격은 이런 비아냥을 비웃으며 크게 올랐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은 강남뿐 아니라 서울, 아니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집값이 앙등함에 따라 전월세 임대료도 집값 상승률 이상으로 크게 뛰어올랐습니다.

 

[그림 1] 최근 20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00년 이후로 2020년 11월까지 370%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KOSPI가 280% 상승한 것을 훨씬 능가한다. 부동산 불패가 괜한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아파트 매매 가격 대비 전세 임대료 비중은 20년 동안 매매가의 40~80% 수준 내에서 등락을 거듭한다. 임대차 3법 개정 이후 전월세난이 극심하지만 주택 가격 대비로 보면 많이 올랐다는 2020년 12월 현재 56% 수준이다(전국 기준으로는 69.8%). 지난 10년간 전세보증금 평균 비율은 58%이다. 작년 말이 평균보다 약간 낮은 상황! 선뜻 동의가 되시는지?

 

거침없던 집값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미분양 등 공급과잉에 겹쳐 정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수많은 중소건설사, 시행사들이 부실로 쓰러지자 지난 정부는 적극적인 주택 담보 대출 정책을 펴며 주택 구입을 종용했고 드디어 2016년부터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겹쳐 최근 10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으로 100% 이상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림 1]에서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 집값이 오를 때는 집값 대비 전셋값 비중이 하락하고 집값이 정체하거나 하락할 때 전셋값 비중이 급등하는 패턴입니다. 누군가는 현상에 천착하여 주택 가격이 오르면 전세 임대료 비중이 낮아지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전세 임대료 비중이 높아진다고 정의합니다. 이러한 해석은 현상을 설명할 뿐 경제적으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착한 집주인이 가득한 사회? 집을 살 때 주택 구입대금을 어떻게 조달합니까? 흔히들 돈이 없으니까 주담대를 받는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집과 같은 고정자산을 구입할 때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설령 돈이 엄청나게 많은 부자들 역시 집 살 때 대출을 최대한 당깁니다. 그래야 투자된 원금이 낮아져 나중에 팔 때 원금 대비 수익률이 최대화되기 때문입니다. 주담대 금리보다 비싼 자동차 대출을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겁니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하는 자동차를 살 때도 일부는 대출을 받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어 과거 대비 이자 부담이 줄었다면 LTV(loan to value, 주택 가격 대비 대출 한도)를 최대한 받는 것이 불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처럼 주택을 구입할 때 구매자 입장에서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여기에 취등록세, 재산세, 경우에 따라 종부세까지. 주택이라는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필수 불가결하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해지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내가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라면, 특히 내가 살 집을 제외하고 한두 채를 더 가지고 있어 이를 임차해야 할 경우 최소한 이자비용에 각종 비용을 얹어야만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전국의 평균 전월세 전환 비율(일종의 임대수익률)은 3.5%~5%에 머물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임대인에게 선의를 베풀 리는 없을 거고 왜 그럴까요?

 

저금리에도 임대료 오른 이유 임대료가 낮은 근본적 배경에는 집값 상승을 통한 자본 이득을 추구한 것에 있습니다. 한국의 독특한 전세 제도까지 겹쳐 집주인들이 수십 년 동안 임대 수익의 현실화보다 집값 상승에 만족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임대료 수익이 경제적 비용을 하회하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충분한 자본 이득이 보장되었기에 가능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추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집값이 하락하고 은행들이 자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대출을 축소하자 마침내 주택 소유자들이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임대 수익률은 기본적으로 대출금리를 벤치마킹합니다. 그런데 저금리로 벤치마크 금리가 낮아졌는데도 주택 가격이 하락하자 임대수익률을 올렸던 것입니다. 저금리로 인해 전세 보증금 활용도가 떨어짐에 따라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가 본격화된 시점이기도 합니다. 당시 월세 전환비율은 4~5% 수준이었습니다. 금리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지만 금리보다 임대수익률 하락폭이 낮았습니다. 2017년 전세 보증금 비중이 너무 높아져 문제가 되면서 정부가 임대 사업자를 양성화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현재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임대 사업자 혜택이 과도했다고 하지만 당시로서는 앙등하는 전셋값을 잡는 아주 효과적인 정책이었습니다. 그럼 왜 지금에서야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그림 2] 2009년 ~ 2020년 전국(좌), 서울(우) 아파트 가격(단위 : 억 원)

 

그래프 X축은 아파트 가격 높은 순서대로 5등분 그룹, Y축은 해당 그룹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다. 예를 들어 2020년 12월 서울에서 가장 비싼 최상위 20% 그룹 내 아파트(5분위)들의 평균 가격이 20억 원이다. 동일 그룹의 2009년 가격은 9.9억 원. 반면 서울에서 가장 싼 최하위 20% 그룹 내 아파트(1분위) 평균 가격은 4.78억 원이다. 동일 그룹 아파트가 2009년에는 2.35억 원에 거래되었다. 서울의 3분위 평균값 9.4억이 대략 서울 아파트의 평균, 중간값에 근사하다고 가정하면 된다.

 

영끌은 선택 아닌 필수 09년 이후로 서울 아파트는 평균 109 %, 전국 아파트가 68 % 올랐습니다. 2009년 본격적으로 집값이 하락하기 전 당시 반포 인근 구축 아파트 가격이 대략 8억이 좀 넘었는데 작년 말 22억 원을 웃돌았습니다. 대략 175% 올랐으니 체감 상승률이 적어 보입니다. 난리 난 집값에 비해 통계치가 덜 오른 것 같지만 그럴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KB 은행 리브 온 통계치를 인용했습니다. 서울 평균이라는 점과 표본 아파트를 모두 모아 지수화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어쨌거나 집값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아무리 대출금리가 낮아졌다고 해도 영끌을 하지 않는 한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는 건 상당히 무리가 따르는 일입니다. 당연히 소득이 동일 기간 동안 그만큼 오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림 3] 2009년 ~ 2020년 전국(좌), 서울(우) 평균 소득 추계(단위 : 억 원)

 

그래프 X축은 소득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5등분 그룹, Y축은 해당 그룹의 평균 소득이다. 2020년 서울 지역 내 소득이 가장 높은 최상위 20% 그룹(5분위)의 가구 소득은 연간 1.37억 원으로 추산된다. 동일 그룹이 2009년에는 8,5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서울에서 가장 소득이 낮은 최하위 20%(1분위)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2020년 2,200만 원에 불과하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가구 소득 증가율이 오르긴 했지만 주택 상승률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동일 기간 서울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63%, 전국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54%에 불과했습니다. 집값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한 결과, 주택 가격 대비 가구 소득(PIR, price to income ratio)의 배수는 악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림 4] 2009년, 2020년 전국(좌), 서울(우) 아파트 가격 대비 가구 소득 비율(단위 : 배)

 

테이블 왼쪽에서 오른쪽은 5분위 별 평균 소득, 위에서 아래는 5분위 별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으로 그룹핑 되어 있다. 2020년 서울에서 최상위(5분위) 소득계층이 가장 비싼(5분위) 아파트를 보유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아파트 가격 대비 소득 비율(PIR)이 12.0배를 뜻한다. 즉 아파트 구입에 연간 소득의 12배가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상위 소득계층이 덜 비싼 아파트를 살 경우 당연히 PIR 비율이 떨어진다. 4분위 아파트를 산다면 7.1배. 3분위 아파트를 산다면 5.4배로 부담이 급격히 낮아진다. 반대로 가장 낮은 소득을 가지고 있는 5분위 소득계층이 가장 비싼 아파트를 산다면? PIR 96.0배. 10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값을 감당할 수 있다. 부모님 재산이 많지 않은 한 불가능하다.

 

[그림 4]를 보면 2009년 대비 2020년 PIR이 많이 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 지역이 크게 올랐습니다.  최상위 소득계층이 최상위 아파트를 산다면 12배에서 15.5배로 PIR이 올랐으니까요. 특히 5분위 아파트를 4분위 소득계층, 3분위 소득계층이 산다면 25배, 34배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무시무시하지 않나요? 그러나 합리적으로 가정한다면 최고 소득 계층이 지나치게 근검절약하여 4분위, 3분위 아파트에 살 가능성이 높지 않고 반대로 3분위 소득 계층이 엄청나게 무리하여 5분위 아파트에 살 확률보다 4분위 내지 3분위 아파트에 살 확률이 현실적이지 않겠습니까? 이른바 소득 수준을 감안하여 주거환경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보면 말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림의 노란색으로 칠해진 소득 - 아파트 그룹 간 상관성이 높은 분위별 PIR이 일정한 비율로 유지된다는 점이 의미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서울은 2009년 PIR 12배 레벨에서 현재 15배 레벨로 올랐고, 전국은 5~6배 수준에서 이제 5~8배 사이로 올랐습니다.  그나마 서울에 비해 전국적으로는 소득 대비 PIR이 부담이 적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득계층별  전세 가격의 소득 대비 비중은 얼마 정도 될까요?

 

[그림 5] 2009년, 2020년 전국(좌), 서울(우) 아파트 가격 전세 보증금 대비 비율(단위 : %)

 

그래프 X축은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5등분 그룹, Y축은 해당 그룹의 아파트 매매 가격 대비 전세 보증금 비율이다. 2020년 서울 지역 내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최상위 20% 그룹(5분위)의 매매가 대비 전세 보증금 비중은 51%, 동일 그룹의 2009년 전세 보증금 비중은 35%이다. 2009년 서울의 전세 보증금 대비 비중이 대략 35%~42% 수준에서 2020년 현재 49%~56%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임대료 상승에 가려진 이면 위에서 언급한 아파트 가격과 상기 비율을 비교하면 대략적인 전세 보증금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현재 최상위 그룹(5분위) 아파트 가격이 20억 원이라고 할 때 전세 보증금 가격은 10억 원 정도, 최하위 그룹(1분위)의 전세 보증금 가격은 2억 3400만 원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동 그룹의 2009년 전세 보증금은 각각 3억 4,800만 원, 9,400만 원이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서울지역 평균 109% 오르는 동안 전세 보증금은 집값 상승을 상회하여 각각 195%, 150% 뛰었습니다. 이 수치만 본다면 전월세 임대료 부담이 엄청나게 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임대료 수준이 낮은 상황이었다'라는 말이 거짓이라 여겨집니다. 맞습니다. 절대적으로 전월세 임대료 부담이 매우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오늘 제가 언급하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림 6]   전국, 서울의 2009년(좌), 2020년(우) 아파트의 월세 환산 임대료(단위 : 억 원)

 

그래프 X축은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 5등분 그룹, Y축은 해당 그룹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의 월세 환산 시 연간 임대료이다. 2020년 서울 지역 내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최상위 20% 그룹(5분위)의 연간 임대료는 3,600만 원이다. 2009년에는 1,600만 원을 부담해야 했다. 2020년 전국 평균으로 최상위 20% 그룹의 임대료는 2,000만 원으로 추계된다.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르고 전세 보증금 부담이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월세 환산 임대료 부담도 급증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경우 적용하는 전환율은 대략 4.0%~5%대를 보였습니다. 작년에 전세 보증금이 앙등하자 임대차법을 개정하면서 낮아진 금리를 감안하여 정부가 전월세 전환율을 2.5%로 고지하였습니다. 보수적으로 시장 실세 전환율인 3.5%로 가정하여 임대료를 추산했습니다. 평균 20억 원짜리 아파트에 보증금 10억 원 넘게 지불했다면 전환율 3.5% 적용 시 연간 3,600만 원을 부담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부 고시 2.5%보다 1%p 높다는 점을 상기해 주세요. 단순하게 연간 3,600만 원, 월 3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물론 이 가정은 일부 반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보증금이 없다는 가정이므로 실제로는 더 낮은 수준이겠으나 그래도 절대적으로 부담이 무척 큰 금액입니다. 그러나 자녀 교육을 위해 사교육 끝판왕 대치동에 전세나 반전세 사는 입주자들은 어떠할까요?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해야 하는 부담이기도 합니다. 소득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상이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림 7]  2009년, 2020년 전국(좌), 서울(우) 아파트 가격 대비 가구 소득 비율(단위 : 배) 

 

테이블 왼쪽에서 오른쪽은 5분위 별 평균 소득, 위에서 아래는 5분위 별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으로 그룹핑되었다. 2020년 서울에서 최상위(5분위) 소득계층이 가장 비싼(5분위) 아파트에 월세로 임대를 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아파트 임대료 대비 소득 비율이 28% 임을 의미한다. 즉 전세 PIR, 연간 소득의 28%를 임대료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상위 소득계층이 덜 비싼 아파트를 산다면 당연히 전세 PIR 비율이 떨어진다. 4분위 아파트를 거주한다면 17%, 3분위 아파트를 기거한다면 14%로 부담이 급격히 낮아진다. 반대로 가장 낮은 소득을 가지고 있는 5분위 소득계층이 가장 비싼 아파트를 100% 월세를 내고 산다면? 자기 소득의 172%, 소득 이상의 빚을 내야만 거주할 수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서울의 경우 2009년에는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 비중이 적게는 20% 많게는 30%입니다. 자기 소득에 견줄 만한 아파트에서 임대를 얻었다면 중간 소득 계층은 대략 20% 초반대로 부담하면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략 28~33%를 지불해야 합니다. 소득 대비 상대적 비중으로도 부담이 늘어났습니다. 전국적으로 본다면 아직은 2009년 대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12%~13% 수준에서 14%~16% 수준으로 약간 늘어난 정도입니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과 수도권 중산층에게 특히 경제적 타격이 컸다고 봐야 합니다.

이제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팔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임대료 부담이 특히 부담스러운 서울에 한정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소득 대비 30 %를 임대료라는 거주비용에 써야 한다면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없이 상당한 부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대료가 과연 한국에서만, 아니 서울에서만 유별나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냐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바대로 집주인들은 조세 저항이던, 세금 부과를 전가한다는 이기심이던, 집값 상승을 포기하여 임대 수익을 극대화하던 어떤 이유에서라도 자기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현실화시켜 임대료에 책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해외 다른 나라, 도시에서도 이미 동일하게 벌어진 현상입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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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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