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도 ‘기승전부동산’, “대장동?!” “이거 보세요?!”

[재테크]by 서정렬

Summary

- 어김없이 ‘기승전부동산’이 된 대통령 선거 마지막 TV 토론

- 윤석열 후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부동산 정책 공약에 미칠 영향

-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 방안과 동시에 지방 일자리 확보를 함께 검토해야 함

 

마지막 대선 토론도 ‘기승전부동산’ 예외 없었다. 3월 2일 마지막 대통령 선거 토론회가 있었지만, 이날도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누가 대장동의 몸통인가?’하는 것이었다. 어김없이 ‘기승전부동산’이었던 셈이다.

윤석열 후보는 공식적인 TV 토론 마지막 질문으로 ‘대장동’을 언급했다. "대장동 사건을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승인했지만, 검찰은 이 수사를 덮었다. 하지만 덮은 증거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과 녹취록 등을 언급한 후 "(결국 이재명 후보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동 사업에 중요하게 관계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안다. 이 후보가 아이 키우고픈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 가치를 이야기하고 나라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건 국민을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을 하고, 거기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을 지자, 동의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이것 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가 "동의하느냐"라고 반복적으로 되묻자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윤 후보가 "지금까지 다수당으로서 수사 회피하고. 대선이 국민학교 애들 반장선거인가. 정확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검찰이) 덮지 않았나"라고 지적하면서 두 후보 간 공방은 일단락됐다.

 

© 연합뉴스(2022.03.02.). 대장동 특검 충돌"동의하십니까" "이거 보세요"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를 위시한 주택 가격은 급등했고 부동산 문제는 국민적 관심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사태는 특정 후보의 관여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대장동역시 아파트를 매개로 한 부동산 개발’, ‘부동산 사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아주경제(2021.10.15). [대선 eye] "2의 대장동 막아라"공공 조성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추진

 

‘대장동’ 사업은 이번 대통령 선거 직후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밝혀졌던 내용의 진위 여부를 비롯해 특검 공방 등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하게 부딪힐 것이다. 물론 검찰 수사도 대선이 마무리된 만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이 이번 대선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 균형 두고 엇나간 시그널 부동산 문제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지역 균형 개발’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이에 미묘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지방 균형 발전 문제를 놓고 ‘지역 균형 발전 방안’을 해결 방안으로 언급하면서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역 간 불균형, 즉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 발생 이유를 "많은 직장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보니 지역에 있는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게 되고, 여러 가지 주거 여건도 열악하고 그렇게 공급도 많지 않다 보니 결혼할 여건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직접 보지는 못했고 다만 맬서스라고 하는 유명한 인류학자가 분석하기로는 인구밀도가 높으면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라며 "아까 후보님 지적에 대해서 훌륭하다, 지방분권까지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서 놀랍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안 후보 견해에 동의한다는 뉘앙스로 화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지방 발전 핵심은 민간기업 유지"라면서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재정권과 법률적인 권한을 가져와야 된다"라고 미국 아마존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에 다시 이 후보는 "안 후보님이 정말 적절한 예, 훌륭한 지적을 해줬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저는 영호남 남부수도권 구상을 하고 있다. 대구 경북과 부울경, 호남권이 수도권과 경쟁해 좋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의) 재정 지원 법인세 감면, 공장 용지 무료 제공이나 임대, 대학에 대한 인력양성 지원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라고 화답하면서 마치 안철수 후보에게 민주당과 연대해서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보내는 듯 보였다.

 

© 매일경제(2022.03.02). 안철수 "지방 균형 발전"이재명 "매우 놀랍다" 화답

 

넥타이 색깔이 예측해준 미래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동질감이 형성될 만큼 지역 간 불균형 해법이 유사했음에도 러브콜의 시그널은 안철수 후보의 넥타이 색깔에 있지 않았나 싶다. ‘국민의당’ 공식 색상은 ‘주황색’이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는 대개 주황색 톤의 넥타이를 즐겨 맸다. 그런데 마지막 TV 토론 때는 윤석열 후보와 동일한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었다면 그 정치적 의미를 해석할 수 있었을 듯싶다. 정치인들은 이미지를 생각하고 행동하며 일거수일투족에 그 정치적 의미를 담는다. 그러기를 선호한다. 마지막 대선 후보 간 토론이 있었던 3월 2일 밤 안철수 후보가 그랬다.

 

© 이데일리(2022.03.03). 윤석열·안철수, 심야 회동서 `야권 단일화` 극적 타결

 

예측이 벗어나지 않았다. TV 토론이 있은 직후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새벽 만남을 통해 단일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단일화를 통해 윤 후보와 안 후보는 공동의 가치와 미래를 위해 선거에 임한다고 발표했으니, 부동산과 관련한 두 후보의 공약도 합쳐졌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 안 후보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은 ‘반값 토지임대부 안심주택’이다. 안심주택을 통해 ‘내 집 마련’ 시대를 개막하겠다고 밝혔다. 여하튼 보태진 부동산 공약이니 지지자들의 호응을 더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 이데일리(2022.03.02). 여야 대선 후보 '10대 공약' 관통 키워드는 '경제·부동산·복지'

 

부동산 문제 해결 타래풀릴까? ‘타래’의 사전적 의미는 ‘뭉쳐 놓은 실이나 노끈 따위의 뭉치’를 의미한다. 작금의 부동산시장, 부동산 문제가 이렇다. 단순히 아파트 가격이 어디가 ‘비싸다’ 또는 상대적으로 ‘싸다’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역은 일자리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 집값이 가만히 있어도 올라가는데 어느 지역은 일자리도 없어 집값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전체, 지역 경제와 관련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이 겪는 총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순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얽히고설키어 있다. 타래 풀 듯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물론 윤 후보와 안후보가 합쳤다고 해서 당면한 문제를 잘 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당 또는 양 선거캠프 전문가들의 지혜가 더 보태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부동산’이 공약 가운데 우선순위 상 3번째다. 안철수 후보는 공약의 우선순위로 5번째였다. 양 후보 간 공약 우선순위 상 ‘평균’ 개념이 아닌 두 후보 모두 ‘부동산’ 문제가 공약의 우선순위 순위에 위치했다는 점에서의 ‘시너지’는 좋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역 간 불균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큰 그림을 두 후보가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서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들 지역에만 공급을 늘린다면 지역 간 불균형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확대가 문제 해결의 ‘만능 키(Key)’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집이 아니라 ‘일자리’가 우선이다. 지방이 그렇다. 지방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기에 지방의 젊은 세대가 서울·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일자리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자리 경쟁이 결국 그곳에서의 집으로서의 ‘잠자리’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주택 부족 문제와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수도권의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공급 확대 방안 모색과 동시에 지방에는 어떻게 일자리를 확보·확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동시 타격하듯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서울·수도권으로 이동하는 ‘1인 가구’ 중심의 수요자들이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래야만 서울·수도권 지역에 추가적인 주택 수요 문제가 최소화되면서 주택 부족 문제를 자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높은 주택 가격 문제를 단순히 주택 부족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주택 부족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 모색이 더 중요하다는 문제 제기인 셈이다. 그래야만 실마리가 풀린다.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주택 가격 문제 등은 단순히 주택 부족으로만 야기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자리의 문제, 직주근접으로서의 워라밸의 문제, 삶의 방식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그러니 문제에 맞는 다양한 처방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세상을 바꾸는 소중한 한 표 대선이 불과 며칠 안 남았다. 이번 대선은 한 명의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직면해 있는 다양한 사회·경제·정치·외교 문제를 해결할 대표를 뽑는 것이다. 그 많은 과제 가운데 ‘부동산’이 있다. 이번 대선만큼 ‘부동산’이 이슈(Issue)화 된 적이 없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문제 해결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호응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의 ‘한 표’가 작금의 부동산 문제들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로 작동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꼭 선거에 참여했으면 한다. 유권자 자신들이 집값을 직접 올리거나 내릴 수는 없지만 유권자들의 염원을 담은 한 표, 한 표가 모이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역 간 부동산 시장이 세대 간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한 표는 단순한 ‘한 표’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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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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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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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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