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대한(大寒)이 끝나가고 입춘(立春)이 오고 있다

[재테크]by 김대구

Summary

- 코로나19 이후 해외 부동산 투자 심리는 위축된 반면, 국내 부동산 투자는 역사상 최고점

- 해외 부동산 투자 전액 손실 및 해외 공모 청약 미달 등 투자 리스크로 해외 부동산 배제

- 파리, 맨해튼 등의 오피스 공실률 상승폭 축소, 임대료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제고 이슈 부각

- 국내 굴지 투자자들은 다시금 해외로 눈을 돌리며, 투자 기회 모색 中

 

© pixabay

 

| 1. 국내 및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설정액 추이

막혀버린 부동산 투자 탈출구 코로나19의 유행 전까지, 국내 IB의 핵심 키워드는 해외 부동산 투자였다. ‘15년 즈음부터 국내 금융기관이 부동산 IB를 중심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과열되었고, 그때 새로운 탈출구로 떠오른 것이 해외 부동산 투자다.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금융 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19년 중 후반에는 이탈리아, 덴마크, 폴란드, 슬로베니아, 벨기에 등 다소 주목하지 않던 동/남/북유럽 내 국가까지 투자가 확장되었다.

이렇듯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계가 점차 희미해질 때 즈음 터진 것이 코로나19다. 유럽 및 미국 등은 한국보다 코로나19의 확산 정도가 더 컸고, 이에 따라 현지 실사 등이 어려워져 대부분 국내 금융기관은 투자를 전면 중단했다.

 

'18년~'21년 부동산 펀드 설정액 추이(억원) / 출처: 금융투자협회 통계

 

국내에 역전 당한 해외 부동산 ‘18년~’21년의 국내 및 해외의 부동산 펀드 설정액 추이를 살펴보면, ‘18년부터 ‘19년까지 전분기 해외 부동산의 투자 규모가 국내 부동산보다 컸다. 동기간 해외 부동산의 분기당 평균 펀드 설정액은 3조 원, 전체 24조 원 수준으로, 국내 부동산 대비 65%가량 더 많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년 1분기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는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고, ‘20년 3분기에는 ‘18년 이후 역사상 최저치인 3천억 원을 기록하면서 기관, 개인 등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에 반해, 국내 부동산은 ‘20년 2분기를 기점으로 지속 상승추세에 접어들었으며, ‘21년 2분기에는 역사상 최대 수준인 3.1조 원 투자를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심리가 위축됨과 동시에,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부동산 가격의 지속 상승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 투자에 다소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 2.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부정적 ISSUE 및 사례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투자 심리 위축은 단순히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국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경기가 경색되고 사업 진행에 차질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몇 가지 뼈아픈 경험을 했다.

 

① 국내와는 다른 계약 관계 먼저, 국내 금융기관이 라스베이거스 드류 호텔 개발사업에 약 7억 달러(한화 약 8,300억 원)를 투자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해당 도시의 락다운으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겨 전액 손실을 보고 말았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출 건으로, 제대로 된 계약과 이행이 있었으면 일부는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하고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누락이 있어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관련 링크)

이와 관련해, 해외 부동산 투자 시 계약 관계가 국내 부동산 투자와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 국내 금융기관 사이에서 상기되었고, 해당 국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는 투자의사 결정을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끔찍한 흥행 참패의 기억 두 번째로, 해외 부동산 투자 공모 흥행 실패 사례가 있다. 최근 몇 년간 공모시장에서 리츠의 투자 인기가 양호해, 다수의 금융기관이 공모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에 따라,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정부가 장기간 임차한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20년 8월 상장을 추진하였다.

 

'20년 7월 이후 리츠 상장 사례 / 출처: IPO스탁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국내 최초 해외 부동산 투자 리츠이자, 연 8%에 육박하는 높은 배당 수익을 조건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였으나, 청약 경쟁률 0.2 대 1을 기록하며, 흥행 대실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또한, 비슷한 시기 국내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들이 모두 제이알글로벌리츠보다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이와 같은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의 흥행 실패는 기관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자산을 매입하고 추후 공모 리츠에 자산을 매각하는데 차질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 심리는 자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위의 사례들을 종합하면, 해외 부동산을 투자할 때 계약이나 조율 등이 국내 투자 대비 원활하지 않아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달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점 등은 다시 또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의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 3. 해외 부동산 시장환경 및 긍정 요인

① 해외 오피스 과거 대비 공실률 증가 폭 축소 코로나19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집중된 미국 맨해튼이나 프랑스 파리 등의 오피스 역시 기업들의 비용 절감 목적 공간 축소 등으로 공실률 증가를 피할 수 없었다.

 

'19년~'21년 파리 및 맨해튼 공실률 추이 / 출처: COLLIERS Office Market Report

 

컬리어스 오피스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맨해튼과 프랑스 파리에서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20년 1분기부터 공실률 증가가 시작되었으며, 정점이었던 ‘20년 3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프랑스 파리의 경우, 공실률의 증가가 있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19년 4분기 이후 2.3% 증가한 수준에 머문 반면, 맨해튼은 7.0%가량 증가하며 시장 분위기는 상반된다.

두 시장 다 공통점으로는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한, ‘21년 2분기부터 과거 대비 공실률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해튼의 평균 공실률 17%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중장기 관망이 필요해 보인다.

 

② 관례적 임대차 계약 구조에 따른 수익성 제고 기대감 국내 부동산의 임대 수익은 임대료와 관리비로 구성된다. 이는 임차인에게 임대료와 관리비를 수익 명목으로 받은 후 임대인이 빌딩 운영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해외 국가는 관례적으로 임대료 외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하는 트리플넷(Triple-net) 방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다. 세부적으로, 임대료는 CPI 지수(소비자물가 상승률)와 연동하여 매년 재책정하여 상승시킨다. 관리비는 물가 상승에 따라 오르더라도, 임차인이 실비 정산을 하므로 임대인은 별다른 타격이 없다.

한 예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초 자산인 벨기에 정부 임차 오피스의 경우, 벨기에의 ‘22년 1월 소비자물가 예상 상승률 3.4%와 연동해 임대료가 상승함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제고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17년~'21년 8월 영국 CPI 추이 / 출처: 영국 통계청

 

유럽의 주요 국가인 영국의 ‘17년~’21년 8월 CPI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20년까지 -0.3%~1.4%대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21년 코로나19의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3.9%가량 상승했다.

이는 오피스 투자자(임대인)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는 임차인에게 이전되는 반면 매년 물가 상승률과 연동해 임대료가 증가하므로 수익성이 제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물가 상승 추세는 경기 회복 및 정부의 제한적 유동성 정책에 따라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해외의 관례적 임대차 계약 구조에 따라 정부나 대기업 등 안정적인 임차인이 확보된 자산의 경우 수익성 제고 가능성이 있다.

 

| 4) 해외 부동산 투자, 겨울의 가난을 딛고 가을의 수확을 준비해야 하는 때

코로나19로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쓰라린 아픔을 갖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의 규제와 관리 강화 등으로 투자환경은 녹록지 않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각각의 국가의 규제와 관습, 실질 시장환경 등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도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21년 3분기 국내 펀드설정액은 3,000억 원을 기록한 반면,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설정액은 8,900억 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역전하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 추세에 접어 들었다. (맨 위의 그래프 참조) ‘21년 7월 메리츠그룹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뉴스빌딩(The News Building)'의 지분 49%를 7억 9000만 달러(약 9,100억 원)에 인수했다. 메리츠그룹은 이미 코로나19로 인도 부동산 및 호주 부동산 등에서 손실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강행했다.

이미 발 빠른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해외 부동산 시장이 락바텀(Rock-bottom)에 가깝다는 것을 인지하여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과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의 먹거리는 줄어들 것이고 결국 투자처를 세계로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 동력을 잃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을의 수확을 위해서는 이제는 다시금 해외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려야 하는 때이지 않을까 제언한다.

 

참조할 만한 글: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1)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2)

국내 금융기관이 유럽 부동산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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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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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A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메리츠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EY한영회계법인 Transaction Advisory 부동산팀 前) 한화그룹 공채 입사 대학에서 도시계획과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한화그룹공채로 입사한 후 지금은 국내 금융사에서 대체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통 투자시장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6% 성장한 반면, 동기간 대체투자 시장은 연평균 24% 씩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에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하는 데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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