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자자가 바라보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사업

[재테크]by 김대구

Summary

- 낮은 가격에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점에 판매하는 사업

- 수용가와 운영 보증업체, ESS SPC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구조

- 특례요금제 혜택 일몰제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현재 투자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

- 정부는 특례요금제 정책 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으며,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한 산업으로 향후 성장 방향성이 기대되는 中

 

© iStock

 

전 세계적으로 투자시장에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상생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방침을 말한다.

 

ESG 정의 ©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는 기업 경영방침 중 환경에 관한 사항,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 기업의 건전한 지배 구조 등 영역을 평가해 점수화 한다. 그리고 이를 투자에 대한 참고 지표로 사용하도록 한다. 일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리서치 보고서에는 개별 기업의 ESG 관련 사항을 첨부하고 있다. ESG 점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운용되고 있어 자본시장에서 ESG의 중요도는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함께 주목받는 사업이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본 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중 에너지 저장 장치(이하 ‘ESS’)에 관한 투자구조와 이슈 사항에 대해 파악해 보고자 한다.

 

| 에너지 저장 장치(ESS) 투자 구조

① 낮은 가격에 저장하고, 사용량 많은 시점에 판매 ESS 사업은 다양하지만, 본 글은 국내 금융기관이 투자하는 사업에 대해 알아본다. 발전소에서 전력을 한 번 생산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추기가 어렵다. 생산을 중단하였다가 재개할 때 드는 비용이 지속해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전력이 많이 필요하므로, 지속해서 생산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새벽에는 낮만큼의 전력량이 필요하지 않다. 비용 문제로 전력 생산은 지속하면서도, 새벽 시간에는 전력의 효율적 사용이 어려운 셈이다.

 

ESS 사업 구조도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와 같은 방식에서 오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했다. 이에 전력량 사용이 적은 경부하 시간에 ESS를 통해 전력을 저장하고, 피크 시간대에 판매하는 사업자에게 특례요금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을 제정했다.

 

전력비 특례요금제 정책 © 한국전력

 

ESS 사업의 특례요금제는 크게 기본요금, 경부하 충전요금, 전력 발전 기금 할인으로 구성된다. ‘18년 ESS 특례요금제가 제정되었고 ‘26년까지 단계적으로 혜택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20년 12월을 기점으로 경부하 시간대 충전요금 할인 제도와 기본요금 100% 할인 제도가 일몰 되었다.

현시점 기준으로는 기본요금 33% 할인과 전력 발전 기금 혜택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18년 한해 동안 ESS 설치 업체가 975개 수준이었으나, ‘21년 설치 업체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참조 기사)

 

② 수용가와 운영 보증업체, ESS SPC를 통한 안정적인 투자구조 ESS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 기관들은 무작정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ESS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역할별 사업자를 유치한 후에 진행한다.

 

ESS사업 구조도

 

ESS 사업에 투자하는 구조는 프로젝트별로 상이하겠지만, 금융 기관이 투자하려면 위와 같은 사업 참여자와 역할이 부여되어야 안정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사업자별 중요한 역할을 요약해서 설명하면,

수용가 : 수용가는 전력을 사용하는 주체다. 통상적인 제조업보다는 전력 사용량이 특히 많은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수요가 있으며, 수용가는 전력 사용에 대한 일정량(최소 매출액)을 보증한다.

이에 따라, 수용가가 실제로 사용한 전력량이 ESS 업체와 계약한 양보다 적더라도 최소 매출에 대해서는 보장하여야 한다. 반면에, 수용가는 피크 시점에 한국전력을 통해 사용하는 전력 사용료보다 ESS 업체를 통해 구입하는 전력 사용료를 낮게 책정하여 비용 혜택을 얻는다.

운영 보증업체 : 운영 보증업체는 ESS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저장을 위해 관리하는 주체를 말한다. 운영 보증업체는 일정 기간 동안의 ESS 시스템 및 배터리 열화율을 보증함으로써 운영 안정성을 보장한다.

예를 들어 운영하는 업체가 배터리 효율 70% 보장으로 계약하였을 시, 배터리 효율이 70%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를 배상한다. 운영 보증업체는 배터리 효율을 보장하는 한편, 장기간의 운영 계약을 통해 수수료 이익을 남긴다.

ESS SPC : ESS SPC는 펀드나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을 통해 ESS 자산에 투자하며, EPC 및 운영에 대한 비용을 관리한다. 또한, 모든 계약의 주체가 되어 법적·재무적 책임자가 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ESS 사업은 수용가와 운영업체 등 거래 관계자의 매출과 안정성을 보증하기 때문에, 높은 신용도를 보유한 업체가 역할을 맡는다. 위와 같은 구조가 완성되면 금융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사업 이익을 배당 받을 수 있다.

 

| ESS 투자 관련 주요 이슈

① 화재 등의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 ESS 특례요금제가 도입되고 전국적으로 많은 ESS 설치가 진행됐다. 그러나 ESS의 설치와 동시에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설치가 처음 시작되었던 ‘17년부터 ‘21년 1월까지 발생한 화재는 31건에 이른다. 국회 입법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7년~’19년 말까지 ESS 설치사업장의 화재율은 무려 1.7%를 기록했다. (참조 뉴스)

금융기관은 ESS를 담보로 투자를 진행한다. 기초자산인 ESS의 손실 가능성을 1.7%라고 가정하면 매우 부담스러운 수치다. 또한, 화재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단순히 관리상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사고 사업장 수가 적지 않다.

물론 ‘19년 이후로 화재 건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지만, 금융 기관이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② 특례요금제 혜택 일몰제로 악화한 사업성 무엇보다 ESS 산업 위축은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보다 사업성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20년 12월을 기점으로 기본요금의 100% 및 경부하 충전 요금 할인 혜택이 일몰 되었다. 화재로 사업 리스크가 드러나는 시점에 사업성 악화라는 난제를 만난 것이다.

금융 투자자는 리스크 테이킹과 리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다. 일정 수준 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맞는 수익이 돌아온다면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ESS 사업은 리스크와 리턴 양 측면에서 의문이 남는다.

또한 중소 ESS 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대부분의 국내 금융 투자자 역시 보수적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특례요금제 혜택을 재정비하고자 하지만, 사업성 측면에서 뚜렷하게 개선된 정책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 결론

전문가들은 ‘18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ESS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기사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ESG가 더욱더 중요해지는 시기 ESS 산업이 날개를 단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 ESS 시장은 특례요금 혜택의 다소 이른 일몰제에 따라 매우 고전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다수의 배터리 기업이 국내에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다소 아이러니하다. 물론,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 의지도 있어 보인다.

금융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성만 확보된다고 하면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ESS 시장 방향성이 위로 가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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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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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A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메리츠캐피탈 대체 투자 심사역 前) EY한영회계법인 Transaction Advisory 부동산팀 前) 한화그룹 공채 입사 대학에서 도시계획과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한화그룹공채로 입사한 후 지금은 국내 금융사에서 대체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통 투자시장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6% 성장한 반면, 동기간 대체투자 시장은 연평균 24% 씩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에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하는 데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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