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근 한 달간 우리나라 증시는 ‘초전도체’ 테마주 관련 열풍으로 뜨거웠습니다. 테마주 투자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투기적 투자 역시 방법이고, 수익을 보는 쪽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을 경우 승리를 예측하다 삐끗하기 쉽고, 실패의 이유가 뻔합니다. 게다가 어디다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게 치명적입니다. 그러니 Risk를 알고 선택하자는 겁니다.

 

© istock

 

재무제표 시리즈

????[1편] 초전도체가 남긴 투자 교훈 #1

[2편] 초전도체가 남긴 투자 교훈 #2

 

모비스 주가 추이 © 네이버금융 2023.8.16 

 

전 세계 과학계가 떠들썩! 시작은 7월 말 국내 민간연구소에서 공개한 22페이지의 프리프린팅 논문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납과 구리, 인회석을 이용해 ‘LK-99’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었는데, 이 물질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과학적으로 아주 놀라운 발견인데 학계보다 더 빠르게 반응한 게 증권시장이었습니다. 이후 해외 연구소의 검증 발표가 부정적이면 주가는 폭락했고,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 다시 상한가를 기록합니다. 누가 봐도 불확실성이 높은(애널리스트의 경고와 당국의 주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좀처럼 그 불씨는 꺼지지 않고, 더 많은 기업들이 초전도체 테마주에 엮이는 등 투자자에겐 관심이 점점 가중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기업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케이스 스터디를 해보고자 합니다. 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비판적이 아니라 냉정한 시각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대응하기 쉬울 테니까요.

 

초전도체 관련 종목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우선 간략히 초전도체란 무엇인지 알아 둡니다. 신기술 관련 테마가 투자 아이템으로 부상한다면, 기본적인 내용 파악이 필요합니다. 해당 기술과 관련된 회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초전도체는 영어로 "superconductor"이며, 특정 온도 이하로 냉각되면 전기 저항이 완전히 없어지는 물질입니다. 이로 인해 초전도체는 전류를 무손실로 전달할 수 있고 매우 강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 기술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1900년 초 이미 고온과 저온의 초전도체는 발견되어 있고, 이를 응용해 의료용 MRI 장비 등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초전도 현상은 고압이나 초저온일 때만 발생하는데 이번 LK-99는 ‘상압’에서 작동하는 ‘상온’ 초전도체라서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상온, 상압력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있다면 정말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속에나 나왔던 자기부상열차를 비롯해 전기와 자력에 관련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전기 저항이 ‘0’라는 점에서 전력 전달 관련 산업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테마와 관련성 체크 리스트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전선 관련 회사 또는 전력 공급 기계, 자기부상, 의료기기 등 연관된 회사들이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공개된 재무제표 또는 상장사일 경우 <사업보고서>를 통해서 테마주 관련 기업의 여러 가지 Fact를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증권시장에 갑작스럽게 생긴 테마라면 아래 5가지 관점으로 해당 기업이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지 판단해 보면 좋습니다.

 

• ① 어떤 회사인가?(사업영역)
• ② 테마와의 연결 포인트는?
• ③ 재무적 상황(매출액, 영업이익 등)
• ④ 지배구조와 소액주주비중
• ⑤ 향후 전망

 

재무제표 등을 통해 5개 정도만 따져 봐도 회사를 판단하는데 객관적인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1~2번 사업영역과 테마와의 연결 포인트는 기술력의 깊이와 실체에 관한 질문입니다. 3번 재무적 상황은 회사 규모와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테마와 관련된 기업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이 높습니다. 이때 유통 주식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향후 전망은 회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정보를 찾아 향후 테마와 관련된 사업을 전개할지를 고려해 봅니다.

초전도체 관련 ㈜서남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주식회사 서남은 초전도, 나노 재료를 포함한 첨단 신소재 및 시스템 연구개발 및 전자부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합니다. 2004년 11월 17일에 설립되어 2020년 2월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으며, 본사는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승량길 52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업영역에서 이미 초전도체 관련 사업사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제품 역시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 초전도 자석 등입니다. 회사 설립 목적 등 정관상의 사업이 초전도입니다.

 

© DART 서남 2023 반기보고서: 주요 제품 매출액

 

이번 초전도체 테마와 직접적인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총계를 보니 2023년 반기 기준 약 183억 원의 규모로 1년 매출액이 63억 원(2022년 기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이미 3~4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가졌다고 해도 팔리는 제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재무 수준입니다. 다른 주주구성은 다수의 투자조합과 소액주주 지분 60.63%로 많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설립자의 지분이 2004년 80%에서 매년 줄어서 이제는 2대 주주에 불과합니다.

최대주주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로 9.35%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소액주주가 많은 종목의 경우 주가 변동성 경향이 높습니다. 개인이 다수라 차액 실현의 이유를 각각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글을 준비하는 사이 서남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공시(8.14)가 있었습니다. “기존 최대주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외 1인의 장내 매도로 인하여 2대 주주인 주식회사 서남의 대표이사 문승현과 어떠한 매매 거래 없이 최대주주 변경되었습니다.” 어떤 사유인지 단정할 수 없으나, 서남의 최대주주는 경영자가 아니라 투자자 입장으로 이번 기회를 EXIT의 호재로 활용했다고 봅니다.

 

서남 3개월 주가추이 © 네이버금융 (2023.8.17 기준)

 

최대주주의 매도가 악재로 비춰지는 보통의 경우와 다르게 서남은 이후에도 다시 한번의 상승 곡선을 그립니다. 시장 투자자는 그보다 초전도체 개발의 진위를 더 크게 보고, 최대주주 매도에 동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재무제표 시리즈

[1편] 초전도체가 남긴 투자 교훈 #1

????[2편] 초전도체가 남긴 투자 교훈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