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 해석 - 주거비 둔화 시작, 고려해야 할 요인

[재테크]by 원스

지난 5월 10일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었습니다.

결과는 거의 시장의 예상치대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세부항목에서 서프라이즈가 나왔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이 중요시하는 물가지표인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지수(일명, 슈퍼코어 물가지수)'는 전월비 0.1% 상승했습니다. 지금까지 전월비 0.4% 안팎의 상승 속도를 보여주었던 해당 물가지수가 이번에 가파르게 하락했습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더불어, 고대하던 주거비(shelter) 상승세가 둔화되었습니다(주거비는 헤드라인 CPI의 약 34%, 근원 CPI의 약 45% 비중을 차지합니다).

주거비는 주택가격 등의 선행지표가 작년 초에 정점을 찍고 상당 폭으로 하락해 왔기 때문에 상승세가 '곧'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번에 주거비가 둔화되는 모습이 실제로 확인되자 금융시장이 환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4월 CPI 결과는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당한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향후 인플레이션을 전망함에 있어 중요한 질문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4월 CPI 결과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향후 인플레이션을 전망함에 있어 고려해야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평가 방법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수차례의 연설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평가 방법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평가하려면 근원 인플레이션을 ①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 ② 주택서비스 인플레이션, ③ 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일명 슈퍼코어 인플레이션) 등 세 가지 구성 항목으로 구분하여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①과 ②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③의 전망이 불확실한데 노동시장이 타이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타이트한 노동시장이 해소되지 않으면 ③은 좀처럼 하락하지 않음).

[파월 의장 연설 관련 글]

▶ 파월 연준(Fed)의장 발언 심층 해석 - 파월과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논리

 

|1. 4월 CPI 세부항목 분석 결과

① 슈퍼코어 물가지수 둔화 요인

슈퍼코어 물가지수 둔화는 두 가지 항목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첫 번째 항목은 숙박비(Lodging Away from Home)입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높은 상승세를 보여왔던 숙박비 4월에 전월비 3.0% 하락하면서 작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CPI 중 숙박비 전월비(MoM) 상승률 추이

두 번째 항목은 항공료(Airline Fares)입니다. 전월비 2.6% 하락하면서 작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CPI 중 항공료 전월비(MoM) 상승률 추이

물론, 이 세부항목들의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슈퍼코어 물가지수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임금 상승세가 최근 가팔라졌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 [5월 2주차 위클리] 미국 4월 고용보고서 해석, 미국 4월 CPI 전망, 은행 대출태도조사 향방

 

② 근원 상품 물가지수 재가속

슈퍼코어 물가지수가 상당한 폭으로 둔화되었음에도 근원 CPI는 전월비 0.4%(전년동월비 5.5%)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근원 상품 물가지수가 재가속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4월 근원 상품 CPI는 전월비 0.6% 상승했습니다. 작년 1월 이후 이보다 크게 상승한 적은 없었습니다.

근원 상품 CPI 전월비(MoM) 상승률 추이

특히, 중고차 항목이 전월비 4.4% 상승하면서 근원 상품 물가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중고차 항목의 월간 상승폭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가장 컸습니다.

CPI 중 중고차 전월비(MoM) 상승률 추이

결론적으로, 중고차 항목의 상승세 지속 여부가 향후 근원 상품 물가지수의 흐름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③ 드디어 둔화되기 시작한 주거비, 그러나 선행지표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

이번 4월 CPI 결과에서 가장 고무적인 것은 주거비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4월 CPI 주거비는 전월비 0.4% 상승했습니다. 작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CPI 중 주거비 전월비(MoM) 상승률 추이

사실, CPI 주거비는 '곧'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선행지표라고 간주되는 주택가격지표 등이 작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상당한 폭으로 하락해 왔기 때문입니다.

파란색 선(좌) : 미국 CPI 중 주거비(YoY) / 빨간색 선(우) : 질로우 주택가격지수(YoY)

 

참고 : 질로우(Zillow) 주택가격 및 임대료 지수와 CPI 주거비의 관계

샌 프란시스코 연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1년 전 임대료 호가 및 주택가격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두 지표는 CPI 주거비 상승률의 약 1년(12개월) 선행합니다.

미국의 임대료 호가와 주택가격은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Zillow)에서 산출하는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질로우 주택가격지수와 임대료지수는 2022년 4월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연구결과 대로라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202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주거비가 상당폭으로 둔화된다면 이 연구결과는 정확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 미국 CPI 임대료(Shelter)의 선행지표 - 질로우(Zillow) 주택가격지수와 임대료지수

 

다른 한편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지속될수록 주거비가 좀처럼 둔화되기 어렵다는 캔자스시티 연준의 연구결과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참고 : 주거비와 타이트한 노동시장의 관계

캔자스시티 연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거비(임대료) 인플레이션은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지속되는 한 팬데믹 이전 수준을 계속 상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논문은 실업자 한 명 당 빈 일자리수(구인배율)가 한 단위 증가할 때 근원 상품, 주거비(임대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정했습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노동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은 가장 작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섹터보다 주거비 섹터가 타이트한 노동시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연준 내부에서 나왔다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즉, 인플레이션 전망과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파악할 때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훨씬 더 중요해졌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 미국의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주거비(임대료) 인플레이션이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

 

실제로, CPI 주거비의 선행지표인 질로우 임대료 지수는 최근 하락 추세를 멈추고 2개월 연속으로재가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2월에 전월비 0.3% 상승, 3월에 전월비 0.4% 상승). 이는 캔자시스티 연준의 연구결과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질로우 데이터 출처 : https://www.zillow.com/research/data/

 

만약, CPI 주거비의 선행지표인 질로우 임대료 지수가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장에 CPI 주거비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연준 입장에서 안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선행지표가 다시 재가속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CPI 주거비는 시차를 두고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 당분간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이 우세, 그러나 고려해야 할 요인

결론적으로, 이번 4월 CPI 결과는 낙관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당한 힘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문제시되었던 슈퍼코어 물가지수와 주거비가 상당한 폭으로 둔화되는 것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향후 인플레이션을 전망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①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높은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슈퍼코어 물가지수가 지속해서 둔화될 수 있을 것인가

② 근원 상품 물가지수의 재가속 가능성은 없는가

③ 당장에는 CPI 주거비가 하락할 수 있지만 다시 재가속할 가능성은 없는가

추가로, 지난 5월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물가지표가 둔화되었다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지난 과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출처 : https://www.federalreserve.gov/mediacenter/files/FOMCpresconf20230503.pdf

 

[해석]

우리는 2021년 3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었다가 다시 상승하는 것을 2~3번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몇달 동안은 낮아지다가 다시 상승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따라서, 향후 몇 달 동안의 경제지표들이 옳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을 설득해 주기를 여러분들은 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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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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