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신 나중 결제! 내 신용도에 아무 문제 없을까?

[재테크]by 정에스텔

SUMMARY

요즘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결제를 하려 하면 이런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하세요!’ 바로 나중 결제 서비스, BNPL 방식인데요. 이는 물건을 먼저 받고 돈은 나중에 내는 후불결제 방식입니다.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결제 수단이 되었으나 한국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21년부터 사용 가능해졌습니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곳은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지 않고도 BNPL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 ‘나중 결제 서비스’ 결제가 미뤄지면 나의 신용도는 어떻게 될까요? 나중 결제 서비스의 특징과 개인 신용도의 상관관계를 정리했습니다!

 

© istock

 

현대판 외상 제도 지금으로부터 20~30년 전 부모님의 어린 시절에는 ‘외상’ 제도란 것이 존재했습니다. 동네 슈퍼에서 물건을 살 때 당장 돈이 없어도 나중에 돈을 갖다주거나 월말에 한꺼번에 지불하는 것이죠. 요즘은 외상은 사라졌지만 대신 이와 비슷한 ‘나중 결제(BNPL)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나중 결제 서비스(BNPL, Buy Now Pay Later)란 ‘선구매 후지불’ 방식으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와 흡사하지만 정해 놓은 날짜에 맞춰 자동 결제되는 방식을 뜻합니다. 신용카드가 없어도 첫 결제를 미룰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청소년이나 가정주부, 취업 준비생 등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연회비도 없고 수수료 발생도 없으며 클릭 한 번으로 결제가 끝납니다. 그래서 이 나중 결제 서비스는 금융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20~30대에게 꽤 인기가 높습니다.

 

업체 분류 수수료 지불 주체 
신용카드 회사 이용자에게 수수료 받음
나중결제(BNPL) 회사 가맹점에게 수수료 받음 

신용카드와 나중결제의 차이

 

다만 가맹점들은 나중 결제 서비스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가맹점이 내야 하는 나중 결제 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카드사 수수료보다 두 배 정도 높은 3~6%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서비스 탐내는 이유 이커머스 기업들이 나중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다양한 결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결제 시스템들이 등장하면 소비자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쉽게 지갑을 열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죠. 소비자들이 나중 결제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면 소비 패턴이 데이터로 쌓이게 되고 이것이 축적되면 복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드사에서도 이 나중 결제 시스템에 눈독을 들이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나중 결제 시스템은 여신* 사업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금융 기관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


© 네이버 어학사전

 

둘째는 신용카드가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안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각 업체들이 나중 결제 서비스를 만들면 여기 참여하는 금융소비자들의 결제 데이터를 모아 추후 대출 상품이나 추가 서비스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는데요. 또한 현재는 수수료가 없지만 나중에 가입자가 대폭 늘면 결제수수료를 붙일 수도 있습니다.

 

국내 서비스 6곳 비교 외국에 비해 국내 나중 결제 서비스 시장은 그 한도액이 적은 편입니다. 이로 인해 외국처럼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나중 결제가 도입된 곳은 네이버 파이낸셜, 쿠팡, 토스, 현대카드, 롯데카드, 카카오페이입니다. 우선 네이버 파이낸셜의 경우 지난 2021년 2월부터 시작하여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나중 결제(후불결제)가 가능합니다.

쿠팡은 20만 원부터 시작해 130만 원까지 최대 11개월 나중 결제 할부가 가능한데요. 연체가 없는 고객 일부는 무이자, 4개월~11개월까지는 할부 이자가 붙습니다. 쿠팡은 지난 10월 나중 결제 할부 중단 권고를 받아 현재 분할결제는 중단되었고 일시불은 가능합니다.

토스는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나중 결제가 가능하며, 현대카드는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운영하는 솔드아웃에서 10만 원 이상~50만 원 이하 결제 시 나중 결제가 적용됩니다. 분할결제한 금액을 구매 시점에 1/3 결제하고, 남은 2/3은 2개월에 나누어 결제가 가능합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쿠팡으로 잘 알려진 ‘티키’와 협업했는데요. 롯데카드로 ‘티키’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3개월 무이자 혹은 낮은 금리로 나중 결제가 가능합니다. 이는 최대 3년까지 이용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카카오페이는 교통카드 서비스에 나중 결제를 도입하였는데요. 모바일로 교통카드를 이용했을 때 월 15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만약 선불 충족금이 부족하더라도 대안 신용평가 후 최대 월 15만 원까지 후불결제를 제공합니다. 단, 이는 만 19세 이상에게만 적용됩니다.

 

연체하면 개인에게 치명적 나중 결제 서비스는 신용도를 보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과 무직자 등도 사용 가능한 참 고마운 금융 상품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신용카드 연체보다 더욱 무서운 것이 ‘나중 결제 연체’입니다.

나중 결제가 연체되면 자그마치 연 12%의 고이자가 붙게 됩니다. 게다가 연체 시 개인 신용점수에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신용점수가 낮은 사회 초년생이나 주부, 프리랜서 등이 나중 결제를 이용했다가 한 번 연체가 되면 신용도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나중에 금융기관 대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네이버 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페이 나중 결제 연체율이 신용카드사의 두 배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나중 결제 이용자가 가장 많은 토스의 경우 연체 채권이 약 16억 원으로 이는 전체 중 5%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신용카드 연체율이 1% 정도인 것에 비하면 신용카드 연체율보다 다섯 배나 높은 셈입니다.

 

해외 나중 결제 시장 현황 해외 나중 결제 서비스와 한국의 나중 결제 서비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외국은 나중 결제 시 할부가 가능하지만 한국은 일정 기간 안에 전체 금액을 한 번에 내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외국의 경우 주요 신용카드사들은 대부분 나중 결제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소액의 필수품(의류, 식료품, 생필품 등)을 구매할 때도 나중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인데요. 온라인 마케팅 분석업체 어도비(Adobe)에 따르면 올해 1~2월 온라인 식료품 주문 중 나중 결제를 한 비중은 전년도에 비해 40%나 증가했습니다.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MarketWatch)에 따르면, 전 세계 나중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1억 3,700만 달러로 평가되었고, 오는 2028년까지는 약 1억 5,4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그중에서도 스타트 업인 클라 르노(Klarna)의 경우 소액결제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세쿼이아 캐피털에서 8억 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28일에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도 주목할 만한데요. 이는 기존 애플 페이에 나중 결제 기능이 추가된 서비스로 이용자들은 50달러~1,000달러까지 빌릴 수 있고 구매한 물건 금액을 6주간 네 번으로 나누어 지불이 가능합니다. 앱과 온라인 모두 사용 가능하며 별도 이자나 수수료가 붙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인기입니다. 미국 소매업체 중 85% 이상이 애플 페이 가맹점이기에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는 나중 결제가 크게 늘어나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는 당분간 도입되지 않을 전망인데요. 이는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 페이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동일하게 서비스 중이지만 레이터를 비롯한 다른 금융 서비스들은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 중이고 다른 국가 진출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22.6.5.~2023.6.6. 애플 주가 현황

 

이 외에도 아마존의 경우, 나중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펌(affirm)과 손을 잡고, 50달러 이상 구매 시 수수료 없이 48개월까지 나누어 낼 수 있고 월마트 역시 나중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2.6.5.~2023.6.6. 아마존 주가 현황

 

소비 부추길 수 있어 주의해야 미국의 주요 유통 업체들이 나중 결제를 앞다투어 제공하는 것은 해당 서비스 제공으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때문인데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지 않고 최대한 돈을 쓰도록 나중 결제 서비스를 늘리는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나중 결제 서비스는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의 소비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미국은 신용등급 및 소득에 따른 기준이 한국보다 까다로워서 저신용자들에게는 아예 카드 발급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나중 결제는 별도 수수료가 없고, 이자가 없거나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사용 부담이 훨씬 적은 편입니다. 그 결과 현재 미국의 젊은 세대 및 저소득층에게 나중 결제는 상당히 매력적인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의 보고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나중 결제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고 연 소득이 21,000달러~50,000 달러가 가장 많이 나중 결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나중 결제 사용자들의 신용점수는 나중 결제를 쓰지 않는 소비자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장의 생필품 구매조차도 어려운 이들이 늘어날수록 발급이 어려운 카드 대신 나중 결제를 찾는 이들이 늘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2023)

 

INSIGHT 당장은 지갑에서 돈이 빠지지 않으니 나중 결제가 서비스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결제를 해야 하는 만큼 신중해야 함에 분명합니다. 자칫 신용 대출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 소비습관을 꾸준히 점검하는 금융 소비자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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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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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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