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 이차전지가 주도한 1분기, 그 다음 신산업·신기술로 수소 주목

- 전기차 대비 충전 시간, 주행 거리 모두 우위를 점하며 글로벌 수소 산업 동향은 빠르게 변화 중

- 수소주 투자는 전기차의 10년전, 재생에너지의 20년전과 동일한 시점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

 

© istock

 

올해 1분기는 이차전지, 앞으로는? 이차전지 관련주였던 에코프로 3형제가 ‘대박’이 났습니다. 텐배거(주식 투자자가 10배 수익률을 얻는 종목) 인증이 여기저기에서 나오며 이차전지 관련주에 투자했는지가 올해 1분기의 모든 성과를 갈랐을 겁니다.

이차전지에 투자하지 않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지수는 오르는데 내가 가진 종목들은 오히려 떨어진 경험을 하면서 아쉬운 상황이 많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놓쳤더라도 다음번에는 성공해야겠죠?

올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우리 기업의 수출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중점 관리가 필요한 신산업·신기술 분야를 지정하고, 선제적으로 기술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5대 핵심 무역기술장벽 대응 협의회를 출범하였습니다. 대응 협의회는 기술규제가 지속 제기되거나, 가능성이 있는 ①에코디자인, ②화학물질, ③탄소중립, ④디지털전환, ⑤재생에너지의 전문위원회로 구성되며, 산학연의 기술규제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5개 주요 신산업·신기술의 주요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통신자원부 보도자료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신기술/신산업이 바로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아닐까요?

이 중에서 앞으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신산업인 ‘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수소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심지어 ‘수소’는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중립까지 포함돼 국가미래에 필요한 핵심 품목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 수소 기술 분류별 개발 동향

수소관련 산업은 아직까지 태동기로 일반인들에게는 현대자동차의 넥쏘와 같은 수소차만 익숙할 겁니다. 하지만 의외로 수소 자동차뿐만 아니라 수소는 연료전지 분야에서도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① 수소 생산/저장/운송 기술 현재 압축수소에서 액화수소로 전환단계에 있으며 올해 11월 액화수소 충전소가 첫 상용화에 도전합니다. 올해에만 최대 4만 톤의 액화수소가 생산될 예정으로 두산에너빌리티, SK E&S, 효성중공업 등이 액화플랜트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② 수소 모빌리티 기술 수소 모빌리티와 발전 분야의 시장이 확대될 계획입니다. 모빌리티에 자동차만 포함된 게 아닙니다. 특히 액화수소를 활용한 수소버스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올해 말까지 수소버스 200대를 도입하고, 내년까지 700대를 추가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천시는 앞으로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하니, 자동차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수소로 움직이는 버스도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가 된 겁니다.

 

③ 재생에너지 연계 기술 탄소중립과 관련된 논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인류 존속을 위해 온실가스 절감이라는 공통 목표롤 두고, 여러 가지 재생에너지 기술들이 개발되는 추세입니다. 가장 먼저 이차전지를 활용한 기술이 활용됐으나 희귀 광물 사용과 생산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 대안 중 하나로,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물질인 물과 그 물의 구성 원소 중 하나인 수소를 이용하는 방안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의 산화 과정에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입니다. 재생에너지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앞으로도 늘어날 예정입니다.

 

글로벌 경쟁력 어느 정도인가 봤더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에서는 수소차의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데이터 중심으로 분석한 「수소차 글로벌 기술시장경쟁력 비교분석」을 작년 말 발간했습니다.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무려 1990년부터 2022년까지 32년간의 1.5만 건 특허데이터를 활용해 수소차의 글로벌 기술 시장 경쟁력을 비교하고 분석한 자료입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특허청, 유럽 특허청, 세계지식재산권기구를 통해 출원된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특허를 조사한 결과 2021년 기준 글로벌 완성차 제조기업 중 수소차 특허출원 1위는 도요타이며, 한국의 현대차가 2위, 그리고 혼다, 아우디 순이었습니다. 현대차의 연평균 성장률은 23%로 경쟁사 중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수소차는 급속충전으로 5분이면 완충되는 놀라운 기술 실현이 가능해 3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되는 전기차 대비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도 전기차 대비 긴 편입니다. 친환경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우위를 점한 건 사실이나, 앞으로 수소차의 장점(대용량, 장거리 운송)에 기반하여 수소 트럭, 수소버스와 같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전기차 대비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소 생산, 운송, 충전 등의 기반 시설이 마련돼야 하지만, 1개의 충전소 건설에만 30억 원 이상이 소요돼 비용 차원에서 여전히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 글로벌 수소 산업 동향

상용화의 시작은 현대자동차가 먼저였으나, 다른 나라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중국부터 시작해서 전기차 외에 다양한 시설에서 수소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① 중국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준고속 수소 열차를 2022년 출시했습니다. 1회 충전 시 운행가능거리는 600Km이며 최고 속도는 160km/h, 탑승 가능 인원도 무려 1500명이나 됩니다.

 

© 청두데일리

 

중국 장춘 철도회사와 청두 철도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열차는 수소 연료전지와 슈퍼 커패시터 조합을 사용하여 전력을 공급합니다. 수소·산소의 전기화학반응으로 생성된 에너지를 사용해 질소나 황부산물 등 같은 환경오염 없이 물만 방출해 친환경적이며 소음까지 적다고 합니다. 중국은 수소 열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2025년까지 5만 대의 수소차량 및 수소 생산목표를 최대 2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② 유럽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항만 단지에 대규모 수소 네트워크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로테르담 항은 쉘(Shell), 독일의 티센그룹(Thyssenkrupp) 및 RWE와 협력하여 수소 수송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 Port of Rotterdam

 

특히 쉘은 그린 수소 공장(Holland Hydrogen 1)을 2025년 완공할 계획으로 완공만 된다면 무려 60만 톤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공장에서는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자체 전기를 물을 통해 기체 수소로 변환하여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가속화합니다. 앞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수소 항구, 및 에너지 항구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③ 미국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2년 지역 청정 수소 허브 프로그램(Regional Clean Hydrogen Hubs, H2Hubs)을 발표했습니다. H2Hubs는 에너지부에서 추진하는 지원프로그램 중 최대 규모인 70억 달러를 활용해서 최대 10개의 허브를 선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H2Hubs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위한 ‘국가수소전략과 로드맵’(National Clea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의 초안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작년 12월 의견수렴이 마감되었으며, 곧 공식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정식 보고서가 발표되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칠 것은 기정사실 일 것 같네요.

 

© 미국 에너지부(DOE)

 

| 전세계 수소 관련주 현황

한국 코스닥은 1분기에 이차전지가 주도했습니다. 의외로 수소관련주들의 주가는 오르지 못했죠. 반면 다른 나라는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연초였던 1월엔 미국의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40% 이상씩 폭등하면서 수소 관련주의 시대가 오는가 했습니다. 그러나 1월에 반짝 상승한 이후, 2월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크게 하락 중입니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수소 관련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한국(두산퓨얼셀) 대표적인 국내 수소관련주인 두산퓨얼셀은 2019년 (주)두산의 연료전지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여 설립된 계열사로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2021년 국내 최초로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를 해외로 수출했고, 정부의 국정과제에 수소 경제가 포함됨에 따라 정책 수혜주로 지목되었습니다. 다만 정부의 수소법 개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올해 초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71%(2020년)에서 62%(2021년)로 하락한 것은 우려할 부분입니다. 블룸SK퓨얼셀(블룸에너지와 SK에코플랜트의 합작법인)의 진출로 수주 경쟁으로 인한 점유율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이후론 선박용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 미래에셋증권, 두산퓨얼셀

 

2019년 (주)두산에서 분할하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던 이력이 있습니다. 상장 직후, 3천 원 후반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1년 만에 6만 원 이상이 되면서 지금의 에코프로처럼 텐배거를 달성하였습니다. 다만 2021년부터는 꾸준히 하락 추세입니다.

 

또한 만약 두산퓨얼셀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주(두산퓨얼셀1우, 두산퓨얼셀2우B)에도 신경을 쓰는걸 추천드립니다. 국내 상장된 우선주 중에서 솔루스첨단소재와 함께 가장 괴리율이 높은 상태로 1우선주는 72%, 2우선주는 64%나 본주와 괴리율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② 미국(블룸에너지- Bloom Energy, BE) 세계 최고 수준의 정치형(Stationary) 연료전지 기업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발전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K와 협력하여 국내에 블룸SK퓨얼셀를 설립하여 국내 시장까지 진출한 상태입니다.

핵심 제품으로 SOFC(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기반 발전기인 에너지 서버(Energy Server)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1개 서버는 9만 입방피트의 사무실 또는 160가구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 블룸에너지 코리아

 

다만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답게 아직 몇 년째 적자를 지속 중입니다. 2022년 매출은 12억 달러, 당기순이익은 -3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③ 일본(도요타-Toyota) 도요타는 배터리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 연료전지·연소기술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엔 수소엔진을 장착판 SUV (코롤라 크로스 H2)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수소차 글로벌 판매 1위는 현대차지만, 특허출원 수 1등은 일본의 도요타입니다. 전체 82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량시스템(40%), 연료전지시스템(30%), 연료전지기술(25%)의 순으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KISTI

 

이외에도 수소차 관련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도요타, GM, 현대차, 혼다, 아우디, 기아, 닛산, 포드 등의 순서입니다. 수소차 시장규모는 앞으로 2030년까지 432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미래를 생각해 투자한다면 미래 에너지 먹거리 산업에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국가나 기업에 주목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산업 발달과 기술 상용화를 지켜보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 시스템을 수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① 국가의 주된 에너지원을 친환경으로 전환

② 원유, 천연가스 등의 해외에너지 의존도를 낮춤

③ 수소차나 연료전지 등 경쟁력 있는 신산업 개발로 일자리 창출

 

현대자동차의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넥쏘)부터 시작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일본 등이 따라오면서 누가 시장을 선도하게 될지는 아직 모를 일입니다.

이차전지 관련주를 보유하지 못해 아쉬웠던 분들이라면 앞으로 몇 년을 바라보고 수소관련 기업에 투자해 보는 건 어떨까요? “수소주 투자는 전기차의 10년 전, 재생에너지의 20년 전과 동일한 시점” 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으니 앞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