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CBAM), 친환경에 대응하기

[재테크]by 주식쇼퍼
“기후 정책이 세계 권력 다툼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올해 초 블룸버그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환경규제가 이제 정치와 경제까지 연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오늘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온실가스와 관련된 유럽연합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탄생과 관련 기업을 정리해 봤습니다.

탄소중립 같은 환경 이야기가 내 주식과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시다면 함께 살펴보시죠.

 

SUMMARY

- 세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새로운 기술규제를 지속 개발·도입 중

- 유럽연합이 2023년 탄소국경세(CBAM)를 도입하여 국내 관련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

- 반면 탄소배출권 판매 등 그린 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으로 이에 대한 관심 필요

 

© istock

 

유럽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 ESG, 탄소중립, RE100부터 시작해서 얼마 전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까지 환경과 기후변화와 관련된 글로벌 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지면서 지구온난화가 시작되고, 북극이 녹고 있다’와 같은 온실가스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소 20년 전부터 교과서에서도 보이기 시작한 이야기이죠. 그런데 이제는 책에서 보던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7월, Fit for 55*라고 하는 탄소배출 감축 계획안을 발표합니다. 유럽 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철강을 포함한 일부 품목들에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 Fit for 55 
2030년까지 1990년의 55% 수준까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후 대응 패키지

 

회원국별 대응 방안을 정해놓은 노력 분담 규정(ESR, Effort Sharing Regulation)을 강화하여 기존 목표였던 2005년 수준 대비 29% 이상 높아진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회원국 각각의 역량 차이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는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 회원국별 ESR 탄소감축 목표

 

이를 위해 CBAM(탄소국경제도)*이 본격적으로 거론, 집행위와 이사회를 거쳐 추가 관세가 부과될 품목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현재는 6개 품목이 지정되었고 앞으로 전환 기간 내 2개 품목(플라스틱, 유기화학물)의 추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탄소 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하는 탄소 유출(Carbon Leakage) 문제 해결을 위하여 EU가 도입하고자 하는 무역 관세의 일종

CBAM 규정은 2023년 5월 16일 EU 공식 저널에 발표된 다음 날 공식적으로 발효. (EU 공식 저널 발표 원문)

 

© 정부 보도자료

 

CBAM 전환 기간에는 배출량 보고 의무만 존재하며 2026년부터 CBAM 인증서 구매 의무가 발생합니다.

CBAM과 기존의 탄소배출제한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요금 부과에 있습니다. 수입업자는 무상 할당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비용 부담이 거의 없으나, EU ETS* 무상 할당의 폐지 일정에 따라 인증서 구매 필요량이 증가할 예정입니다. 2026년 이후* 8년 동안 점진적으로 무상 할당이 축소되며 34년부터는 100% 시행됩니다. 

 

* EU ETS(EU Emissions Trading System)
유럽 배출권 거래제도

*26년 이후 계획
(‘26) 2.5% → (’27) 5% → (‘28) 10% → (’29) 22.5% → (‘30) 48.5% → (’31) 61% → (‘32) 73.5% → (’33) 86% → (‘34) 100%

 

전체 규정(EU 2023/956)에서 대상 품목과 시행일, 계산법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대상 품목은 부속서(ANNEX I, II)에 CN Code가 명시되어 있으며 이 품목들을 생산 및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지금 당장 대비해야 합니다. 

 

© Regulation (EU) 2023/956원

 

  • CBAM 시행 일정
    2021년 7월: Fit for 55 발표
    2022년 12월: CBAM 입법안 최종 합의
    2023년 10월: 시범 시행 기간으로 배출량 보고의무만 존재
    2026년 이후: CBAM 인증서 구매 의무 발생
    2026~2033년: EU ETS 의 무상 할당 축소 및 폐지

 

대만도 탄소국경세? 유럽 다음으로 행동을 보이는 곳은 의외로 대만입니다. 대만 환경보호청(EPA)은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을 목표로 온실가스감축 및 관리법을 개정하고 2023년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였습니다. 여기에도 탄소국경세와 저탄소 개발 인센티브제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에서 시행될 법의 정식명칭은 ‘기후변화대응법’ (Climate Change Response Act)으로 탄소국경세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정안에는 배출원에 부과되는 탄소 요금이 포함되며, 이 수입원으로 온실가스감축사업, 저탄소 및 네거티브 배출 기술 개발, 기술 투자에 대한 보조금과 인센티브 등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대만 EPA는 아직 구체적인 대상 품목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유럽과 동일한 품목들이 통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 대만 기후변화대응법 31조

 

이번 발표의 핵심은 유럽과 마찬가지로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에 ‘비용’을 포함했다는 거죠. 관련 기업들은 추가적인 비용을 납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발표된 글로벌 환경규제는 전반적인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정 품목을 다루는 기업에는 특히 치명적입니다.

 

우선 관련 업종의 대(對)유럽 수출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단위: 1억 달러)

플라스틱

철강

유기화학

알루미늄

비료

시멘트

전기

수소

50

43

18

5

0.05

0.01

0

0

© 자료: 무역협회, 2021년 기준

 

이 중에서 유독 철강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품목별 수출물량 중에서도 철강(8.4%), 알루미늄(6.4%), 비료(0.49%) 순으로 전 세계 수출 대비 유럽의 비중이 큽니다. 비율이10%도 안 되는 이유는 한국의 수출은 대부분 중국, 미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 철강

직접적 영향이 가장 큰 품목으로 EU-ETS 규제 공정에 일관제철, 전기아크로, 주물 공정이 모두 포함됩니다. 거기다 고로 비율이 68%로 높아 영향도가 상당하죠.

 

  • 알루미늄

EU-ETS 규제 공정에 1차 알루미늄 생산공정이 포함되지만, 다행히 국내에는 1차 알루미늄 생산업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강에 비하면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EU 측에 한국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합리적 방안을 전달하여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내용이 일부 변경되는 일은 있어도 유럽연합이 CBAM을 지금 시점에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국내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탄소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철강 수출물량 중, EU 수출 비중이 12.5%이기 때문에 탄소 중립과 CBAM 대응이 앞으로 실적에 크게 작용할 예정입니다.

 

  • 포스코

포스코는 CBAM에 대한 대비로 친환경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친환경 전기로 설비를 신설하여 기존 대비 탄소배출을 75%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27년까지 광양제철소, 포항제철소 2곳의 전기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탄소 배출량 10%만 감축되어도 연간 50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된다고 하니 상당한 자본/기술이 함께 투입될 예정입니다.

 

  •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올해 4월,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2% 감축할 계획을 담은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그 내용이 포스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단계에서는 기존 전기로에서 저탄소화된 쇳물을 혼합하는 방식을 적용, 2단계에서는 하이큐브(Hy-Cube)라는 독자적 기술을 활용한 新 전기로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새로운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로 명명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몇 년 뒤에는 하이에코스틸 관련주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CBAM 관련주는? 환경과 관련된 기업들은 모두 대상이 되겠지만 가장 먼저 탄소배출권 관련주들의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겁니다. 철강, 알루미늄 등 고탄소 소재 업종은 타격을 입겠지만 반대로 탄소배출권 판매 등 그린산업은 확대될 수 있습니다.

 

  • TKG휴켐스

TKG휴켐스는 국내 탄소배출권 판매 1위 기업으로 기초 화학상품 및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 자료: 유안타증권

 

2023년 상반기 기준 82만 톤의 배출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만 탄소배출권 관련 매출이 553억 원을 돌파했으니, 기업규모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또한 2015년 1월부터 국내에도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었으며 휴켐스의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 시가총액 : 9,218억원
· PER/PBR : 9.22 / 1.15
· 배당수익률 : 4.43%

 

  • 그린케미칼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에틸렌 카보네이트로 전환하는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EOA(Ethylene Oxide Adduct), ETA(Ethanolamine), DMC(Dimethyl Carbonate), AM(Acrylate Monomer)등의 화학제품을 제조, 판매하며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유기 용매도 개발하면서 2020년 8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하게 켐트로스(220260)도 유사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 시가총액 : 2,287억원
· PER/PBR : N/A / 1.85
· 배당수익률 : 2.41%

 

  • 쌍용 C&E

시멘트만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점진적으로 친환경 산업으로 분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설비 구축에 1000억 원을 투자하며 5년 이내에 탈석탄을 시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탄소배출권 매각 수익이 발생했고 2030년까지 유연탄 소비 제로를 기획했습니다. 2020년부터 일부 국책과제에도 참여하여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 자료:쌍용C&E 22년 사업보고서

 

· 시가총액 : 2조 8,267억원
· PER/PBR : 24.08 / 1.86
· 배당수익률 : 7.84% (전년도 440원 기준)

 

© 구글 파이낸스

 

연초 이후 TKG휴켐스와 그린케미칼은 주가가 회복세이지만 쌍용C&E는 횡보 중입니다.

이 외에도 유진투자증권에서 추린 기업 리스트가 많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린산업 관련 유진투자증권 추천 종목
풍력·태양광 부문: 에스윈드·삼강엠앤티·유니슨·한화솔루션·OCI·현대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부문: 솔루스첨단소재·DI동일·후성·에코프로비엠·천보·신흥에스이씨·일진머티리얼즈 
수소 산업: 두산퓨얼셀·상아프론테크·에스퓨얼셀·진성티이씨·일진하이솔루스

 

무역장벽 vs 기술장벽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각국은 코로나19 이후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의 세계적인 트렌드는 역시 FTA를 비롯한 관세 완화와 무역 동맹이죠? 다만 CBAM과 같이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기술 장벽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WTO에 통보되는 전 세계 기술규제는 매년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관세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산업 보호를 위해 기술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이죠.

 

© 자료: 국가기술표준원

 

과거의 무역장벽과 달리 기술 장벽은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으니 이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만 앞으로 꾸준히 성과가 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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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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