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이클로 투자하는 법, 지금 한국의 위치는?

[재테크]by 주식쇼퍼

SUMMARY

피델리티의 경제 사이클을 살펴보면 한국은 아직 경제 후반을 지나고 있는 중

미국, 일본의 유명 사이클 이론을 살펴보면서 시기별 유망한 섹터를 파악

- 어제의 꼴등이 오늘의 1등이 되기도 하지만, 거시경제 예측을 통한 투자는 신중히 접근할 것

 

© istock

 

여러분은 한국 경제가 지금 어떤 시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경제 사이클을 살펴보면서 각국의 상황과 사이클에 따른 섹터별 수익률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경기 사이클을 4단계(침체, 회복, 확장, 둔화)로 구분하고 이 시기에 어떤 섹터가 유망할지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피델리티 경제 사이클 유명한 미국의 초대형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의 경제 사이클을 살펴보겠습니다. 매년 분기별로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는 자료로 각국의 경기 사이클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 fidelity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중국은 침체를 끝내고 드디어 성장을 시작하려는 모습으로 보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이제야 침체기를 향해가는 모습입니다. 한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브라질과 함께 경기 후반기를 지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피터 린치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피델리티는 피터 린치(Peter Lynch)의 마젤란 펀드로 유명하죠.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주식투자자 중 한 명인 피터 린치는 1977년부터 13년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습니다.

이 기간에 연평균 29.2%라는 전설을 만들어 내면서 워런 버핏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90년대의 투자 구루가 되었습니다. 1977년이면 피터 린치가 33세입니다. 그때부터 펀드매니저가 되어 마젤란 펀드를 시작했으니 역시 전설적인 인물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29%라는 놀라운 수치가 어떻게 달성되었는가를 살펴보면 투자의 정답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했다고 하죠. 피터 린치는 당시에 핫했던 첨단기술 관련주보다는 포드, 크라이슬러, 던킨도너츠와 같은 스스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업들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미국, 한국, 중국의 경제 사이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1. 미국

미국은 경기 사이클 후기 확장 국면에 있으며 2023년 하반기에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간다는 전망이 슬슬 보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어야 할 텐데 그 끝은 어디일까요?

 

 

실업률과 같은 후행 지표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주택, 제조업, 신용 부문의 선행 지표는 성장 둔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은 소비 부문이 팬데믹 이후 약 1조 달러의 초과 저축으로 뒷받침되고 있으며 실질 임금 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 속도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제조업 공급 관련 압력 완화에 힘입어 의미 있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이트한 노동 시장으로 인해 보다 지속적인 범주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최근 수십 년 동안 경험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2. 한국

 

한국을 보면 조금 재밌습니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년간 변함이 없습니다. 생각보다 천천히 가는 모습이죠? 경기 하방의 끝이 과연 내년일지 내후년일지는 아무도 모르겠습니다.

별 차이는 없겠지만 피델리티는 미국은 움직이고 있고 한국은 경기 하방이 아직 멈춰있다고 보는 듯합니다.

 

3. 중국

유일하게 경기하방을 먼저 맞은 중국은 이제 다시 성장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피델리티가 생각하는 사이클 기준이라는걸 기억합시다. 최근 뉴스를 보면 중국의 상황은 심각해 보입니다. 특히 청년실업률의 발표 중단 사태를 보면 실제 상황은 얼마나 힘든지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9월 5일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이자 상환에 성공하면서 디폴트 위기를 겨우 넘겼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습니다. 만약 이대로 조용해진다면 정말로 중국 경제는 최악을 지나고 상승의 시작점에 있을 겁니다.

 

1960년 이후 사이클에 따른 수익은? 얼마 전 상당히 의미 있어 보이는 인포그래픽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바로 S&P500 섹터별로 1960년 이후 지금까지 경제 사이클에 따라 수익률을 나타낸 통계자료입니다.

 

© visualcapitalist

 

1960년 12월부터 2019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이 기간에 7번의 경기침체, 7번의 경기회복, 12번의 경기확장, 11개의 경기둔화 시기가 있었습니다.

만약 1960년 이후 지금까지 투자한 분이 계신다면 이 모든 역사와 함께하셨을 겁니다. 2019년까지이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의 통계는 빠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부동산(Real Estate)이 가장 눈에 띄는군요. 경기침체기에 수익률은 -22%로 꼴찌지만, 반대로 회복 시기에는 +39%로 1등입니다. 역시 미국도 부동산은 최악의 시기에 투자해야 하는 종목인가 봅니다.

 

증시 사계절론 미국에 피델리티와 피터 린치가 있었다면 일본에는 우라가미 구니오가 있습니다. 우라가미 구니오는 1931년생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패전한 독일의 국채를 매입하여 100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일본 테크니컬 애널리스트 협회장을 역임했죠. 1990년대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이라는 책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정립한 ‘주식시장 사계절론’을 발표합니다.

그는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보다는 일단 거시경제에 주목한 다음 인간 심리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결국 경기 상황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보면서 ‘경기순환 별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고, 이것이 반복적으로 움직인다는 가설을 세웠죠.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식시장의 사계절 이론'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금융장세 → 실적장세 → 역금융장세 → 역실적장세의 네 가지 사계절로 나눠집니다. 그리고 이 네 가지 사계절은 자연의 사계절처럼 순환한다는 거죠.

 

© 주식시장 흐름읽는 법, 현대차증권 정리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금융장세 (봄)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입니다. 금융장세에서도 마찬가지로 경기가 어렵다면 정부는 금리를 낮춰 자금을 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돈의 힘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가장 힘든 시기가 끝나고 봄이 오듯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됩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주가와 기업의 펀더멘털 간에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금리가 낮아 자금 조달이 쉽게 되면 기관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게 됩니다. 특히 은행, 증권, 가스, 전력, 항공, 공공서비스 등의 업종이 유망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실적장세 (여름)

여름은 실적장세의 계절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투자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때입니다. 가공산업 등의 업종이 상승하며 이때 소비 활황과 함께 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시중에 돈이 많이 돌면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화학, 철강 등의 소재산업이 상승하고 후반부에는 산업용 기계와 전자제품의 강세가 지속됩니다.

 

3. 역금융장세 (가을)

가을에는 금리가 올라가며 전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역금융장세가 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의 실적은 좋을 수 있으나 주가는 그 반대의 흐름을 보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이 시기에 투자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싸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두 번째 천장' 혹은 '더블 톱'이라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는 강세장의 종말을 암시하는 시점입니다. 보통 성장형 중·소형주나 저PER주가 유망한 시기입니다.

 

4. 역실적 장세 (겨울)

마지막으로 겨울은 역실적장세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하락하고 전반적인 경기도 좋지 않아 투매가 이뤄지는 시기입니다. 역실적장세에서는 주가가 바닥을 찍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는 최악입니다. 투자를 꺼리며, 전고점의 절반 이하로 주가가 떨어져도 많은 투자자가 매도를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봄인 금융장세로 돌아오게 됩니다.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대형우량주나, 필수소비재 등의 종목이 우량하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우라가미 구니오가 활약했던 90년대에는 저런 종목들이 유망했겠구나라는 느낌으로만 체크하도록 합시다.

 

10년간 섹터별 수익률은? 이제 실전편입니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15년간의 섹터별 수익률은 어땠을까요?

각 시기에는 반드시 유망한 섹터가 존재하고 하나가 대박이 나면 반대로 그 종목들은 다음 해에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S&P500을 기준으로 11개 섹터의 연도별 섹터 수익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novelinvestor

 

잘 안 보인다면 저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S&P500 섹터별 수익뿐만 아니라 국가별, 자산별 수익률도 비슷하게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색깔로 구분된 표를 보면 어떤가요? 저는 우선 에너지(ENRS)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2018~2020년까지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던 에너지는 2021, 2022년에는 반대로 2년 연속 1등이 되었습니다.

영원한 패자도 없듯이 영원한 승자도 없다는 거겠죠? 코로나 전까지 가장 잘나가던 IT는 2022년은 -28.2%로 수익률이 뒤에서 세 번째였습니다. 물론 올해는 AI와 함께 IT가 일등이지만 말이죠.

현재는 어느 시점에 와있을까요? 피델리티의 사이클과 우라가미 구니오의 사계절 이론을 접목해 보면서 어떤 섹터가 지금 시점에 가장 유망할지를 개인적으로 판단하면서 투자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이론이 절대로 투자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과거의 역사 속에서 사이클을 살펴보면서 설명하면 ‘오 그럴듯한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이걸 1년 단위로 쪼개면 예측해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은 한국이 경기 사이클 4단계 중,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오늘 확인해 본 내용들은 이론일 뿐입니다. 실제 경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며, 항상 예상할 수 없는 사건으로 인해 경제는 움직이게 되는 거죠. 회색 코뿔소는 생각보다 영향력이 적다는 걸 기억합시다.

 

*회색코뿔소: 충분히 위협적이지만, 천천히 다가오는 코뿔소처럼 위험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여 결국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

 

피터 린치의 명언으로 끝마무리를 하죠.

여러분이 거시경제에 14분을 쏟는다면 이 중 12분은 낭비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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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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