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호조가 KOSPI의 마디지수(2,500pt) 돌파 여부에 미칠 영향

[재테크]by 탱천

SUMMARY

-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긴축적 통화정책과 KOSPI의 관계

-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기준금리 전망은 상향 조정

- 금리인하 시점이 미뤄지면 신흥국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

- KOSPI 마디지수인 2,500pt 돌파를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필요

 

© istock

 

미국 경기가 너무 좋아서 문제라고? 연초 잦아드는 듯 보였던 미국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재차 시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급속한 감원과 더불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는데요. 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2021년 연말부터 전 세계적 경기둔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계속해서 시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상화 수준을 넘어선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때문입니다. 금리 인상기에는 유통되는 통화량이 감소하며 현금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완화되며 동시에 자산 전반의 가격이 조정됩니다. 주요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절약과 저축을 사회적인 미덕으로 삼는 분위기도 형성되죠.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아직 미국에서 적용되지 않는 듯 보입니다. 미국의 긴축 정책에 의한 글로벌 경기둔화에서 미국만 예외가 될 판이네요.

 

 

2월 발표된 미국 실업률은 근래 최저치인 3.4%를 기록하며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1월 물가지표(YoY, 전년동월대비)는 추정치를 상회하는 6.4%를 나타내며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완만해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종국적으로는 연말 금리인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장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미국의 경기는 상당 기간 좋을 것이고 금리인하 시점은 어쩌면 다소 미뤄질 수 있겠다는 쪽으로 말입니다.

1월 안도랠리를 펼친 글로벌 주식시장은 추가 상승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견조한 미국 경기를 반영한 달러의 가치는 그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2월 초 달러당 1,22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열흘 만에 1,260원대로 급등했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도 덩달아 주춤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를 환전해 국내주식을 사는데요.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주가 상승에 의한 수익 시나리오보다 환차손 가능성이 먼저 보이기 십상입니다. 작년 8월부터 KOSPI는 2,500pt를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에 갇혀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 박스권 상단 돌파 시도를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실물 경기 악화와 부동산 가격 둔화로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마디지수인 2,500pt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같은 듯 다른 듯 인플레이션 연준은 경기둔화 가능성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왔는데요. 경기 둔화가 아닌 호조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터져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과 후로 구분되는 두 인플레이션의 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 직후 주요국은 상업시설 운영을 중단했고(shutdown) 지역 간 이동을 금지했습니다.(lockdown) 덕분에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글로벌 수요의 부재가 발생했죠. 이는 생산 급감 및 원자재 가격 급락을 초래했습니다. 이때 국제유가가 마이너스 값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수개월 후 미지의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해소되며 수요가 회복되었으나 생산 감소와 물류 장애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됐습니다. 이로 인해 나타났던 인플레이션이 바로 지금까지 연준을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대응해온 비용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입니다.

반면, 최근 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수요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에 해당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실업률이 감소하고 구인난이 이어지며 임금이 올라갈 때 발생하는데요. 앞으로 미국이 마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유로존과 신흥국 등의 지역에서는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를 경계해 사전적으로 금리를 빠르게 올린 탓에 경기가 다소 냉각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US와 Non-US 지역 사이의 경기 온도차가 느껴 지시나요?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금리 고공행진이 가능한 이유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의해 설립됐고 설립목적이 제1조에서 규정된 바와 같이 '물가안정'에 국한됩니다. 이와 달리 연방준비제도는 Dual Mandate라고 불리는 두 가지(실은 세 가지) 통화정책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최대고용, 물가안정,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장기금리가 그것입니다. 한국은행은 단일의 설립목적을 갖기에 지상 최대 과제인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의 경우 경기판단을 위해 참조할 수 있는 '최대고용' 및 ‘적절한 장기금리’라는 지표가 설립 목적에 병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고용시장이 양호하고 장기금리가 적절한 수준이라면 지금과 같은 강경한 긴축기조를 취할 수 있는 것이죠.

 

© Federal Reserve Board Official Website

 

미국의 경제 상황을 살필 수 있는 데이터는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저는 가장 먼저 미국 의회예산처(CBO, 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데이터에 주목합니다. CBO는 미국 의회의 4대 입법보조기관 중 하나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미국의회예산처' 책자의 설명에 따르면 CBO는 가장 모범적인 의회 재정 전문기관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객관적이고 비정파적인 재정정보를 생산하여 의회예산과정을 포함한 의회의 각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미국은 예산을 편성하여 집행할 때 대통령이 예산안을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방의회가 '예산법률안'을 심의하여 통과시키는 구조입니다. 이 예산법률안은 비단 각 행정기관에 얼마의 예산을 배정할지 제시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생각하는 정책적 우선순위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세출법은 예산법률주의에 근거하며 세출법을 통해 다른 법률을 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위와 같은 배경은 미국 의회의 구성원들이 예산 집행의 토대가 되는 경제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과 믿을 수 있는 전망을 필요로 하는 이유입니다. 미국 의회예산처의 공신력을 드높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Congressional Budget Office Official Website

 

아웃풋갭으로 바라본 인플레이션 압력 CBO는 위와 같이 예산 및 경제와 관련해 다양한 전망자료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Output Gap 데이터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Output Gap(아웃풋갭)*은 한 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웃돌았는지를 나타내며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 Output Gap = (Real GDP Growth Rate) - (Real Potential GDP Growth Rate)

 

Real Potential GDP Growth, 즉 잠재성장률은 해당 국가의 경제가 보유한 생산요소(자본, 노동 등)가 완전히 이용될 경우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입니다. 이론적으로 국가가 성장할 수 있는 최대 경제성장률이라고 이해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는 수준의 경제 성장'을 전제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아 아웃풋갭이 (+) 구간에 머무르는 경우 수요견인(demand-pull)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Output Gap(아웃풋갭)

: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차이. 플러스일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마이너스일 경우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다.

© 한경 경제용어사전

 

다음은 195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실질 Output Gap과 실업률을 뒤집어(역축으로) 놓은 차트입니다. Output Gap 차트의 2023년 2월 이후 구간은 CBO의 전망치에 해당합니다.

 

 

좌축을 기준으로 보시는 아웃풋갭의 값은 (+)와 (-) 영역에 존재할 수 있으며 그 움직임은 미국 실업률을 뒤집어 놓은 것(우축 기준, 위로 갈수록 미국의 고용시장이 좋음을 의미)과 동행합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연한 파랑 차트가 아래로 이동하면) 아웃풋갭은 감소하고 반대로 실업률이 낮아지면(위로 이동하면) 아웃풋 갭은 증가합니다. 실물경기에 대한 CBO의 아웃풋갭 전망이 고용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웃풋갭의 부호와 관련해서는 실질경제성장률과 잠재경제성장률을 기준으로 경우를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실질경제성장률 > 잠재경제성장률 → (+)

2) 실질경제성장률 < 잠재경제성장률 → (-)

 

직관적으로는 대부분의 기간에서 미국의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달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1950년부터 현재까지 약 73년을 월간 기준(869개월)으로 살펴봤을 때 아웃풋갭이 (+)를 기록한 구간은 344개월로 전체 구간 대비 무려 39.6%에 이릅니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고질적인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호황을 통해 자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미국이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해당 구간에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면서 아웃풋갭이 (+) 구간으로 이동했고, 잠재성장률의 전제요건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했다고 해석하실 수 있습니다. 즉, 아웃풋갭이 X축 위로 올라오는 구간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발생하는 구간입니다.

수차례의 미세조정을 거치긴 했으나 현재 CBO가 제시하는 Output Gap은 크게 보았을 때 2021년 7월 발표한 전망치에 근거합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처는 2022년 9월, 아웃풋갭이 (+) 영역에 진입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고 올 9월, 0.979%를 기록하며 정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둔화에 따라 2026년 3월경 아웃풋갭이 (-) 영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2026년까지 이르는 상당한 기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KOSPI, 2,500pt 돌파할 수 있을까 파월 연준 의장이 2월 초 FOMC 기자회견에서 기뻐 보이는 표정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습니다. 시장은 이를 금리 고점 시그널이 나타난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미국 기준금리 전망이 상향 조정되며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시장 또한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가 소폭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월 기준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4.75%(4.5%~4.75% 범위)이며, 월초 가파르게 상향 조정된 금리 전망은 3월과 5월, 6월 FOMC에서 각각 0.25%p에 해당하는 베이비스텝 인상을 예상합니다.

 

*디스인플레이션

: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상태

 

 

이렇게 미국 금리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이를 상쇄하려면 1월 신흥국 자산 매력을 높인 배경 중 하나인 중국의 경기 회복 이야기가 계속 나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리오프닝에 의한 신흥국 경기 전망 상향 조정과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이 힘겨루기를 하며 KOSPI의 마디지수인 2,500pt 돌파 여부에 영향을 미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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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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