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재정 위기 현실화되고 있나?

[재테크]by 이철

최근 2, 3년 사이 중국의 각 지방에서는 지방 정부 공무원들의 급여가 이런저런 명목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히 교육 공무원, 즉 교사들은 사교육 금지 조치와 함께 방과 후 학교 등을 운영하게 하는 등 업무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수당이나 상여금들이 줄어들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받은 급여에서 정부에 급여를 돌려주어야 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참고로 중국 공무원들의 급여 체계는 전국 표준인 기본급이 있고 각 지방과 소속 단위에 따라 결정되는 각종 수당, 성과급, 그리고 대개 연말에 지급되는 상여금 등이 있다. 연말 상여금의 경우 지금까지 면세였고 액수가 크기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는 보너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민간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매월 급여는 적은 금액을 주다가 연말에 당해 연도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크게 나누어 주는 중국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급여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 와서는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월 급여의 수배에서 10배 이상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미 지급한 연말 보너스에 세금을 내는 것으로 제도가 바뀌었다며 교사들에게 세금을 납부하라는 형식으로 기존 지급된 보너스를 환수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의 부유한 성에서도 장쑤(江蘇)·저장(浙江)·광둥(廣東)·푸젠(福建)·상하이(上海) 등 공무원 감봉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선전의 한 기관에서도 세금 공제 방식으로 두 달치 월급을 감액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선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선전의 경우 급여 수준이 높아서 공무원들의 경우 한 달 급여가 1~2만 위안 정도는 된다. 1만 5천 위안 정도의 월급을 받았다면 연말 보너스가 10만 위안 정도이다. 그런데 세금을 떼려면 3~4만 위안 정도를 떼어야 한다. 그러니까 2, 3개월 동안 급여가 안 나온다는 의미이다.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고 경제 지표가 우량한 광둥성의 대표적 도시이다. 그러나 광둥 여러 지역에서 수당 등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감봉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광저우 일부 지방 정부에서 이미 감봉이 시작되었고 선전의 바오안(宝安), 루어후(罗湖) 등 구 정부에서도 감봉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 동북 지역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공무원 임용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당은 주지 않고 기본급만 지불하기로 한 곳도 있으며 선전 시 정부는 학력 우수자에 대한 학위 보조금(석사 학위자 1만 5천 위안, 박사 학위 소지자에게는  2만 5천 위안)도 폐지했다고 한다. (관련링크)

여러모로 중국 지방 정부에서 어떤 형태로든 급여 삭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 지방 정부들이 자신들에 대한 급여를 삭감한다는 것은 더 이상 재정을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정이 어렵다는 것은 당연히 세수가 세출에 비해 적어서 재정 적자가 심화되어서이다. 세수는 당연히 대폭 줄어들었을 것이다. 2021년 중국 경제가 그나마 유지된 것은 수출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수는 엉망이었다. 그러므로 주로 내수에 의거하여 세수를 유지하는 지방 정부들은 재정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앙 정부는 지방 정부들로 하여금 인프라 투자를 하도록 독려하였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채권을 발행하여 인프라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과거 재정 수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던 토지 사용권 수입은 이제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대폭 감소하였다. (관련링크)

여기에 코로나 19로 인한 격리, 진단, 통제 등에 지속적으로 인력과 물자를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코로나 19 방역에 나와 어렵게 일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의료진들의 포스팅이 올라오고 있다. 이제 한계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관련링크)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정책은 지방 정부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시 주석은 교육, 주거, 의료 등 소위 3개의 큰 산에 도전하고 있는데 부담은 모두 지방 정부로 돌아가고 있다. (관련링크)

중국 누적 지방채 규모는 대략 30조 위안 정도라고 하며, 이중 1~3년 만기 채권의 잔여 만기가 50%, 즉 지방채의 50%가 원금과 이자를 1~3년 내에 상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방 정부들은 3년 이내에 15조 위안, 한화로 2,829조 억 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 돈을 갚을 능력이 지방 정부들에 있을 리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전체 지방채 금리는 평균 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주식 규모 확대에 따른 급격한 이자의 증가는 감당할 수 없다. 중국 재정 과학 연구원장 류상시는 이제 정부의 이자지출, 중앙 부채, 지방부채를 합치면 2조 위안에 이르고, 그다음에는 숨은 부채까지 포함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링크)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중국 경제가 수요는 위축되고, 공급망에 충격을 받고 있으며, 예상 경기는 악화되는 세 가지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악순환을 이룰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관련링크)

류상시는 채권 시장의 정비와 국채-지방체의 체계화, 그리고 채권 시장 활성화를 제안하고 있다. 필자는 이렇게 채권 시장 또는 채권 체계의 정비를 촉구하는 말이 싱크탱크에서 나온다는 것은 향후 채권의 대량 발행이 예상된다는 전조로 해석한다. 지방 정부의 만기 도래 채권을 지불할 재정이 없는 이상 채권을 발행하여 소위 돌려 막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 큰 규모의 돈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만일 대규모로 위안화를 발행한다면 위안화는 폭락하고 외국 자본은 철수할 것이다.

류상시는 현재 전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자의 비율은 여전히 매우 낮은 3.0%에 불과해 위안화 국제화 추진과 실질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이 점만으로도 통일 채권 시장도 조속히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를 결국 중국은 방대한 재정 적자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역시 월 스트리트의 눈먼 돈을 이용하려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중국의 생각대로 잘 될지 모르겠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재정이 이렇게 취약하다면 단 기간 내에 타이완을 공격하지는 못한다는 생각도 드니 이런 상황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중국 정부는 21세기 새로운 중국의 위상을 보이려 애쓰는 것 같다. 그러나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 팬데믹으로 인한 침울한 분위기, 무관중 경기라는 활기 없는 경기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적자를 가져올 수입 감소 등을 고려하면 과연 이 올림픽을 전국에서 지켜보고 있을 감봉당한 수많은 공무원들과 인민들의 심정은 어떨까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목전의 중국은 밖으로는 힘찬 대국 굴기의 모습을 보이려 애를 쓰고 있으나 안으로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압력솥 같은 상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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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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