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촬영' 접는 티빙, 야심 찬 콘텐츠 '슈퍼매치'도 속 빈 강정

[트렌드]by 뉴스1

MLB 모델 차용한 콘텐츠 준비했으나 현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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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이 슈퍼 매치 콘텐츠로 준비했던 라커룸 촬영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이동해 기자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TVing)이 경기 전후 '라커룸 촬영'을 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독자 제작 콘텐츠 '슈퍼 매치'는 사실상 기존의 야구 방송과 다를 게 없어졌다.


13일 야구계 등에 따르면 티빙은 '슈퍼매치'의 콘텐츠로 구상 중이던 라커룸 촬영 계획을 접기로 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3년간 계약 금액은 총 1350억 원에 달했다.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은 지난 9일부터 KBO리그 시범경기 전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인 4월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5월부터는 한달에 최소 5500원의 요금제를 구매해야 KBO리그 경기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던 프로야구였으니 일각에서는 돈을 내고 보게 된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티빙은 유료로 볼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자신했다.


바로 '슈퍼 매치'가 대표적인 예다.


'슈퍼 매치'는 티빙이 주 1회 한 경기를 선정해 직접 제작, 생중계하는 콘텐츠다. 단순히 중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시작 전 프리뷰쇼, 감독/선수 인터뷰, 경기 종료 후 리뷰쇼 등이 포함된다.


여기까지는 기존 스포츠 채널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슈퍼매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라커룸 촬영'이다. 경기 후 더그아웃은 물론, 라커룸을 찾아가 현장감 있는 화면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는 메이저리그 중계 모델을 차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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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유무선 계약을 따낸 티빙.

팬들의 입장에선 선수들의 더 많은 모습을 볼 수 있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구단과 선수 입장에선 불편한 일일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다르게 외부인의 라커룸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더그아웃 역시 내부까지 들어와 영상 촬영이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티빙은 전날(12일) 연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끔 논의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잘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 구단과 선수들이 꺼리는 분위기였고 KBO 역시 난색을 표했다.


KBO 관계자는 "티빙에만 특혜를 줄 수 없고, 기존 미디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장의 불편한 분위기 등을 잘 전달했다"고 했다.


KBO의 입장에 티빙 역시 "무리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라커룸 촬영 계획은 전면 백지화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티빙은 개막도 하기 전 시범경기에서 부실한 중계와 하이라이트 영상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했다던 콘텐츠 '슈퍼 매치' 역시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하다 어설픈 결말을 맞는 분위기다.


권혁준 기자  starburyny@news1.kr

2024.03.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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