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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休] 이국적 감성 그대로···한국서 만나는 '작은 지구촌'

by서울경제

[해외여행 아쉬움 '훌훌'···여권 없이 떠나는 '만국여행']

남해, 아산, 가평에서 즐기는 해외여행 기분

건물, 사람, 자연까지 이국적인 정취 물씬

사진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꼭 빼닮아

'코로나 블루' 치유할 대체 여행지로 제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힌 지 1년.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로 해외여행을 꼽는 이들이 많다. 국가 간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해외여행 예약 상품에 수천 명이 몰리고 목적지 없는 가상 출국 여행 상품이 몇 분 만에 매진되는 기현상이 여행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방증한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 여행자들을 위해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국내 여행지를 골라봤다. 국내에서 해외여행의 기분을 낼 수 있는 일종의 대체 여행지다. 만년설로 뒤덮인 '겨울왕국' 스위스부터 에메랄드 빛 바다와 파스텔 톤 지붕이 어우러진 독일 마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하는 테마파크까지 우리가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사진 속 풍경을 그대로 담은 곳들이다. 하루빨리 해외여행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코로나 시대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달래줄 이국적 분위기의 여행지 5곳을 소개한다.

독일과 미국에 지중해 풍경까지 다 담은 ‘보물섬’ 남해

서울경제

'쁘띠프랑스' 파스텔톤 집들 오밀조밀


인형·미술작품 등 작은 소품까지 재현


스위스 테마파크는 거리를 옮겨놓은 듯


경남 남해는 코로나19가 찾아오기 훨씬 전부터 비현실적인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온 곳이다. 남해를 통영에 이은 ‘한국의 나폴리’로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남해는 화려한 지중해의 휴양도시 나폴리보다 작고 소박한 지중해 어촌의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런 남해의 풍경을 가장 잘 설명하는 곳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국가의 명칭이 붙은 ‘독일마을’이다.


삼동면 물건항 뒤 국수산 자락에 터를 잡은 이 마을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해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독일 교포들의 정착촌으로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고 건축자재를 독일에서 공수해오는 등 철저하게 독일식으로 꾸며졌다. 주황색으로 통일된 지붕과 그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 빛 남해, 그 위에 떠 있는 요트가 한데 어우러져 유럽의 작은 어촌 마을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마을의 총 44가구는 요하네스·함부르크·하노버·만하임 등 각기 살던 독일의 지명을 내걸고 있다. 이뿐 아니라 마을에는 남편이나 아내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독일인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사람과 음식·의상까지도 마치 현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수백 년 전에 조성된 숲 물건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제150호)과 마을로 이어지는 남해바래길 6번 코스인 죽방멸치길, 각국의 다양한 테마 정원을 만나볼 수 있는 원예예술촌, 남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인 물미해안도로도 볼거리다.

서울경제

유럽을 대표하는 독일마을에서 차를 타고 20분만 가면 아메리카 대륙의 중심 미국에 다다른다. 남해 이동면 용소리 미국마을의 정식 명칭은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그곳과 같은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재미 한인 교포들이 하나둘 정착하면서 마을을 이뤘다. 마을 입구에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축소한 여신상과 흰머리독수리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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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알록달록 칠해진 2층짜리 목조 주택이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고 집 앞에 심어진 야자수 나무가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미국마을은 총 22가구로 독일마을의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다. 카페·펜션을 제외한 상업 시설이 거의 없고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아 거리 두기 걱정 없이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다. 마을 뒷길은 남해바래길 '앵강다숲 코스'와 연결돼 있고 마을 꼭대기로 올라가면 남해안 리아스식 해안의 절경을 담은 앵강만을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다.

눈 내리면 더 ‘진짜’ 같은 곳 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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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프랑스' 파스텔톤 집들 오밀조밀


인형·미술작품 등 작은 소품까지 재현


스위스 테마파크는 거리를 옮겨놓은 듯


서울 근교에도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한 곳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테마파크 ‘쁘띠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작은' 프랑스’라는 뜻을 가진 곳으로 ‘무늬만 프랑스’가 아니라 진짜 프랑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남부 도시 오를레앙을 모티브로 삼아 설계를 프랑스 현지 건축가에게 맡기고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모두 현지에서 들여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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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탄생한 쁘띠프랑스는 프랑스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바깥 세상과는 전혀 다른,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원형 광장을 중심으로 프랑스 남부 지방을 연상시키는 파스텔 톤의 집들이 오밀조밀 마을을 이루고 있다. 집 안에는 프랑스 골동품부터 인형, 미술 작품 등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돼 있고 거리에서는 오르골 시연과 마리오네트 인형극, 기뇰 인형극 등 프랑스 문화 공연도 펼쳐진다. 쁘띠프랑스는 생텍쥐페리재단으로부터 공식 라이선스를 취득한 국내 유일의 '어린 왕자' 테마파크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생애와 유품, 작품 세계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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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프랑스 바로 옆에는 조만간 이탈리아마을이 문을 열 예정이다. 이탈리아마을은 피노키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테마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마을을 본떠 지은 건물에는 현지에서 공수해온 소품들과 미술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이탈리아마을은 쁘띠프랑스와 연계한 가상 여권을 발급해 관광객들이 양국을 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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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리고 산으로 둘러싸인 가평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국가로는 스위스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살려 지어진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베른베어,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마터호른 등 스위스의 여러 주제를 담은 테마관을 운영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스위스의 성을 연상시키는 스위스 테마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밝은 파스텔 톤의 색을 입힌 건물 외관에 다양한 문장과 그림을 넣고 창문도 예쁘게 꾸민 이곳의 볼거리는 실내보다 실외에 있다. 설산을 배경으로 좌우로 길게 늘어선 스위스 풍 주택가를 거닐면 정말로 스위스 마을을 산책하는 것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아산 주택가에서 즐기는 지중해 여행

서울경제

블루 크리스탈 빌리지에 60명 정착


산토리니 건축양식 등으로 꾸며


충남 아산 지중해마을은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신규 관광지다. '블루 크리스탈 빌리지'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은 인근 산업 단지에서 옮겨온 주민 60여 명이 정착해 살고 있다. 마을의 주 도로를 기준으로 서쪽은 파르테논 양식 건축물, 동쪽은 프로방스 양식 건축물, 북쪽 끝 부분은 산토리니 양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맑은 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지중해 도시에 와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지만 겨울철에는 비교적 한가한 편이라 가족·연인이 함께 해외여행 기분을 내기에 좋다.


/글·사진(남해·아산·가평)=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