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문화와 미학, 냉정과 열정이 공존하는 곳

[여행]by 세계일보

⑭ 피렌체


풍부한 역사·멋진 건축물·시대 초월한 예술

숨막히는 풍광까지… 세계 최고 낭만도시 꼽혀

도시 중심 두오모 광장, 거대한 대성당·종탑 한눈에

우피치 미술관의 ‘비너스의 탄생’ ‘다비드’

붓터치마다 깊은 사랑·영원의 본질 녹아있는 듯

언덕 꼭대기 미켈란젤로 광장서 바라본 피렌체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되는 듯 황금빛으로

창밖에서 들려오는 왁자지껄한 소리에 눈을 뜬다. 커튼을 젖혀 광장을 내려다보니 벌써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모여 있는 관광객들 사이로 햇살이 기지개를 켜고 피렌체의 아름다운 풍경은 새 단장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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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노벨라 광장. 피렌체 최초의 대형 성당이었고, 피렌체 도미니코 수도회의 본당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이 있다. 반대편에 위치한 중앙역의 이름이 이곳에서 비롯하였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중심부에 위치한 그림 같은 도시이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 중 하나로 묘사되는 이곳은 풍부한 역사, 멋진 건축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예술 그리고 숨 막히는 풍경을 제공한다. 르네상스 고향 중 하나로, 도시 곳곳에 역사적인 증적이 흩뿌려져 있다. 이탈리아 문화와 미학의 아름다움이 머무는 곳, 고요한 순간과 화려한 순간이 공존하는 곳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냉정과 열정의 도시이기도 하다. 일본의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 소설을 영화화한 ‘냉정과 열정 사이’는 OST와 피렌체 로케이션의 힘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많은 여성에게 유럽 여행 필수 코스가 되어 버린 피렌체! 주인공 준세이와 그의 연인 아오이의 발걸음 따라 옛 기억의 피렌체를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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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대성당. 정식 명칭은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다.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돔으로 유명하며, 실외는 하얀색으로 윤곽선을 두른 초록색과 분홍색의 대리석 판으로 마감되어 있다.

피렌체 역사의 중심인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에 들어서는 순간, 거대하고 아름다운 대성당과 종탑이 한눈에 담긴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복잡한 외관을 자랑하며 마치 수세기를 이어온 사랑의 등대처럼 우뚝 솟아 있다. 화려한 프레스코 화가들의 작품을 대성당 내부에서 천천히 관람하고 싶었지만 밀려드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성당 주위를 둘러본다. 성당 그림자만이 토스카나 태양 아래 이루어진 연인들의 부드러운 순간을 공유한 듯하다. 그들의 사랑과 낭만을 느끼기도 전에 넘쳐나는 관광객들에게 떠밀려 광장을 벗어난다. 두오모 광장을 가로질러 뻗어 있는 그림자를 따라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는 또 다른 골목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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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리아 광장 주변 풍경. 도시 중심 광장으로 14세기 베키오궁의 탑이 있다. 베키오 궁전은 13세기에 지어졌으며 피렌체 공화정의 중심지였다.

역사 지구인 시뇨리아 광장에서 가까운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이자 큰 미술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뛰어난 작품들을 보기 위해 건물 밖으로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코로나 이후,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 앓이를 하고 있다는 이탈리아 뉴스가 과장이 아니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포착한 예술가들의 열정을 보고자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든 듯하다. 붓 터치마다 녹아있는 사랑과 깊은 감정,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본질, 단지 작품이 아닌 역사와 예술의 기록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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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강의 베키오 다리.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중세 아치형 다리로 보석상과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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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 광장.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이 유명하다.

미술관을 지나 강가로 향한다. 아르노강(Arno River)을 따라 아름다운 전망을 즐기며 태양 아래, 흩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을 느낀다. 세월을 담은 열정적인 속삭임들이 감미로운 음표가 되어 흐르는 강물 따라 부드럽게 섞인다.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가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다. 자물쇠들은 오랜 세월 동안 맹세한 사랑을 기억하고 있겠지? 다리 밑으로 물에 반사된 태양빛을 감상하며 베키오 다리를 건너는 곤돌라가 보인다. 어디선가 세레나데도 들려온다. 주위로 아르노 강변의 가벼운 바람 따라 물길을 가로지르는 곤돌라 경주가 한창이다. 황홀한 아름다움과 열정이 느껴진다.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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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티 궁전. 르네상스 시대 왕궁에 갤러리들이 들어서 있다. 이탈리아와 유럽 거장의 예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한다. 조금은 한가로운 산책길을 따라 강변을 걷고 골목길을 찾는다. 발걸음마다 풍부한 역사, 예술,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이 미세한 떨림으로 다가온다.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마주한 작은 길을 따라 언덕으로 오른다. 숨을 헐떡인다. 이전과 달리 차로 오르지 않고 이야기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도시를 만끽하며 걷는다. 힘겹게 오르고 마주한 곳! 언덕 꼭대기 미켈란젤로 광장이다. 눈앞에 펼쳐진 피렌체, 숨 막히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선사한다. 해가 뉘엿뉘엿,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될 듯한 배경이다. 피렌체 위로 해가 떨어지자 사랑 이야기를 하나로 모은 도시는 로맨스로 가득 찬다. 옛 거리마다 사랑의 약속과 함께 춤추는 듯 따스한 황금빛으로 물든다.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 조약돌 길을 따라 되돌아온다. 조금 전과는 달리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강을 따라 도시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물길 따라 드리워진 황금빛, 멀리서 첼로 연주자의 멜로디가 공기를 가득 채운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2023.11.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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