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풍경마저 예쁜, 양평의 대표 볼거리 3

[여행]by 트래비 매거진

양평 일등 볼거리

두물머리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지점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과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합쳐져 두물머리에서 한강이 된다. 두 물이 하나가 되는 광경은 높이 26m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바라보며 서 있다. 무려 400년간 한자리를 지킨 이 나무는 사람들에게 도당나무로 섬겨진다. 선조들은 이곳을 지날 때 말에서 내리고 의관을 벗어 예를 다했다 한다.

돛의 색이 누렇다 해 황포돛배라고도 불리는 돛단배와 함께 두물머리 느티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사랑 받고 있다. 길이 16m, 너비 3m, 돛대 높이 8m의 돛단배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1호 조선장 기능 보유자인 김귀성 장인이 원형을 보존해 제작한 것이다. 한강을 오가며 식량과 뗄감을 날랐다는 돛단배는 지금 땅 위에 정박해 있는 신세다.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두물머리의 스폿은 액자 포토존이 아닐까 싶다. 아, 연핫도그도 있다. 반죽에 연잎을 넣었다는 연핫도그는 두물머리를 찾는 백에 구십의 이들 손에 들려 있는 핫한 핫도그다. 원조도, 짝퉁도 있다.
액자 포토존의 인기는 더하다. 양평군청 홈페이지에서 ‘자연풍경 투과형 액자’라고 하는 이 프레임 조형물은 느티나무와 강물은 물론 저 멀리 산까지 배경으로 담았다. 4대강 사업 당시 조성됐다는데 아마도 가장 성공한 4대강 사업 중 하나일 듯하다.

두물머리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세미원과 이어지는 배다리가 나온다. 이름 그대로 배로 엮은 이 다리는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잇는다. 지금은 정비 중이라 배다리를 통해 세미원으로 갈 수는 없다. 세미원은 연꽃, 수련, 창포 등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공원이다. 연꽃이 아름다운 여름에는 추천하는 양평 관광지 중 하나다. 하지만 연꽃이 말라버린 지금은 5,000원의 입장료가 아까운 생각이 든다.


두물머리

주소: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전화: 031-770-1001

입장료: 무료

두물머리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세미원

주소: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전화: 031-775-1835

운영시간: 매일 09:00 - 18:00

입장료: 일반(만 19세 이상) 5,000원 /어린이 청소년 3,000원

세미원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은행나무가 유명한 천년고찰

용문사

신라 신덕왕2년(913년) 대경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고려 우왕4년(1348년)에는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경을 옮겨 봉안하기도 한 주요 사찰이다.

‘용문산용문사(龍門山龍門寺)’ 편액이 걸린 일주문에서 용문사 대웅전까지는 약 1km 거리다. 은근한 오르막길에 마스크에 습기가 차오르지만 걷는 내내 계곡이 따르는 운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사천왕문을 지나 용문사 경내로 진입하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시야에 들어온다. 1100살로 추정하는 높이 42m의 용문사 은행나무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용문사의 슈퍼스타다. 조선 세종 때에는 정3품 당상직첩의 벼슬을 하사 받았으며, 지금은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됐다.
안내판에는 ‘신라의 고승인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더니 뿌리를 내려 나무가 되었다고 하며, 신라의 마지막 태자였던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심었다고도 한다.'라고 적어 놓았다. “의상대사는 참 여기저기 다니며 지팡이를 꽂았군.” 하며 실없는 소리도 해 본다. 그가 지팡이를 꽂아 자란 나무 중에는 부석사 조사당의 선비화가 가장 유명하다. 누가 꽂았든 심었든 어쨌든 용문사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크게 자랐다. 일본군이 의병의 근거지였던 용문사를 불태웠을 때에도 은행나무는 불타지 않고 꿋꿋이 살아남았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지장전, 칠성각, 산령각 등 크고 작은 당우들이 자리했다. 관음전에 모신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산길을 5분 정도 걸으면 나타나는 정지국사부도 및 정지국사탑비는 보물로 지정된 용문사의 유물이다.

주소: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용문사

전화: 031-773-3797

입장료: 어른 2,500원

용문사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용문사

문화재가 된 폐역

구둔역

구둔역은 서울 청량리, 원주, 안동, 경주를 잇는 중앙선에 1940년 설치된 역이다. 일제강점기 물자의 공급과 운반을 위해 설치했다가 2012년 철도 노선의 변경으로 폐역이 됐다. 석불역과 매곡역을 잇던 구둔역의 역할은 현재 일신역이 대신하고 있다. 사라질 뻔한 구둔역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며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건물 구조와 주요 구조재가 건축 당시 그대로 남아 역사적인 의미를 인정받은 덕분이다.

구둔역이 세상에 알려진 건 영화 <건축학개론>의 배경이 되면서부터다. 젊은 시절의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은 구둔역 기찻길을 걸으며 첫 데이트를 즐긴다. 이후 아이유의 앨범 재킷, BTS의 뮤직비디오 등에도 구둔역이 등장한다. 구둔역 인근에는 ‘BTS 머물다 간 펜션’이라는 입간판을 세워 둔 펜션도 있다.
역사는 아담하다. 작은 대합실이 있고, 역무실이 있다. 들고나는 기차를 잘 볼 수 있도록 툭 튀어나온 역무실의 일부 모양이 특이한 정도다. 대합실에는 사북도 가고 묵호도 가던 십여 년 전의 시간표와 요금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수십 년간 기차를 맞으며 시간과 요금도 바뀌었을 터. 떼어내고 다시 붙인 흔적도 추억 마냥 남아 있다.
겨울을 맞은 역사와 철로는 쓸쓸하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기차는 전시물이 됐고, 커다란 은행나무의 가지는 앙상하다. 폐역이라는 단어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또 다시 구둔역을 찾는다면 찬란한 가을이 낫겠다.

 

구둔역 (폐역)

주소: 경기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9

전화: 031-771-2101

시간: 10:00~16:00

구둔역 폐역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9

글·사진 이진경 트래비 객원기자​
2022.02.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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