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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3억 8000만원에 판매된 '똥'의 정체는?

by1일 1교양

세상에서 가장 비싼 똥....예술인가 아니면 ? "예술가의 똥"

이제 더 없습니까?


그렇다면 54번째 캔은 27만 5천 유로 (약 3억 800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2016년 밀라노 경매장. 작은 캔 하나가 엄청난 금액에 낙찰되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설명을 못 들었는데, 저 캔 안에 든 건 뭐지?”

“똥이야. 예술가가 싼 똥.”

“뭐라고! 똥이 들었어? 그런데 그게 미술품처럼 거래가 되고, 또 저 금액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거야?”

행위예술과 더불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개념미술.


개념미술 모색의 시기에 가장 충격적인 작품을 선보인 미술계의 악동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피에로 만초니다.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로 만든 작품은 〈예술가의 똥〉으로, 우선 제목부터 엽기적이라 하겠다. 캔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내용 설명부터 장난기로 가득하다.

*예술가의 똥- 정량 30그램- 자연 상태로 신선하게 보존 제조 및 밀봉- 1961년 5월

캔 속에 진짜 자신의 똥을 넣었다는 것인데, 더 놀라운 지점은 만초니가 이 캔의 가격을 당시 금값과 동일하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금값이 1그램에 1달러를 조금 넘었다고 하는 데 이 캔의 정량이 30그램이니 대략 35달러 정도의 금액을 책정한 것이다. 이는 당시에도 꽤 큰돈이었다.

그러나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 그런 이들이 재미 삼아 하나둘씩  이 작품을 사기 시작했고, 이어 미술관에서도 구입을 시작하더니 몇 개 안 남았을 땐 그야말로 엄청난 경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그가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느냐를 놓고 많은 해석이 난무했다. 그중엔 이런 해석도 있었다.

“만초니의 아버지는 아들의 예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화를 참지 못하고 ‘네 예술은 그냥 똥이야!’라고 욕을 했는데, 만초니는 아버지의 욕설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

상당히 개연성이 있는 해석이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작품을 두고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운 또 다른 문제는, 이 캔 안에 진짜 똥이 들었는지 여부였다. 대부분 당연히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일부는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똥이 든 캔이 부식되지 않을 수 있냐며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진실은 만초니 외에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문제였다.


그런데 1989년 한 소유자가 이 캔을 땄다. 따는 순간 작품의 가치가 사라질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정말 처치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에, 그야말로 통 큰 대인배의 과감한 결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엄청난 반전이 있었으니… 캔 안에는 더 작은 캔이 들어 있었다.


캔 안에 캔이 있으면 부딪치는 소리가 났을 것 같지만, 스펀지를 촘촘히 넣어두어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 상황에 망연자실한 대인배. 한동안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었던 그는 거기서 멈추기로 했다. 그리고 작은 캔 안에는 진짜 ‘그것’이 들어 있다고 믿기로 했다. 만초니가 그리도 치밀하게 작업했을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으로 〈예술가의 똥〉에 대한 진위 논란은 다시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만초니는 <예술가의 똥> 이전에 〈공기의 몸〉이라는 작품을 전시했었다. 종이박스 안에 담긴 장난감 풍선이었다. 꺼내 보니 고무풍선과 플라스틱으로 된 받침대가 있었다. 그는 관람객들에게 풍선을 팔면서 예술가가 불어서 만들어주는 것은 몇 배는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관람객들은 줄을 서서 풍선을 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몇 배나 비싼 예술가가 불어주는 풍선을 선택했다. 만초니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관람객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자, 그는 관객들 이 참여하는 형태가 아닌 미리 만들어서 전시하는 작품도 선보였다. 바로 〈예술가의 숨〉이라는 작품으로, 크게 분 풍선을 작품 제목이 새겨진 나무판에 고정시켜 완성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계속해나가면서 만초니가 던진 질문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연 예술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든 예술가에게서 비롯된 것, 즉 예술가의 손길(지문)이나 예술가 내면의 뭔가(숨)가 어떤 사물을 예술로 만드는 것일지 자문한다. 좀 더 극단적으로는 예술가의 배설물(똥)까지도 말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들 사이에는 일련의 일관된 질문이 존재한다. 바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그는 대단히 장난스럽고 풍자적인 방식으로 예술 작품이 가지는 권위를 사정없이 허물어버렸는데, 이 점에서 그는 뒤샹의 후계자이자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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