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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에어비앤비 수익은
결국 내 시간과 인건비

bySNEK – 경제를 더 재밌게!

세입자 받아 놓으면 알아서 따박따박 돈이 들어오는 월세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매일매일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손님이 나가면 침구를 갈고 청소를 해야하며 그들이 무언가 물어보면 메시지로 응대해 줘야 한다. 오늘은 누가 체크인하는지 달력을 확인하고 안내사항을 보내줘야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앱을 끼고 살아야 한다.


서울에 오픈했을 경우 대부분 외국인 손님일텐데 이들은 질문이 정말 많다. 공항에서 너네 집까지 어떻게 가니? 치킨배달 시켜줄 수 있니? 나는 비건인데 채식전용식당 소개해 줄 수 있니? 응대해 주면 끝이 없으니 보통은 메뉴얼이나 복붙할 문구를 미리 만들어 놓는다. 번역기 사용은 덤이다. 그렇다고 메시지 응대를 소홀히 하면 후기 평점이 후두둑 떨어진다.


호스트 모임 중에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님은 회사가 보유한 남는 숙소를 취미 삼아 운영했는데, 두 달 동안 거의 풀부킹을 기록했다.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가 결국 2달 만에 에어비앤비를 접었다. 이유는 외국인 메시지 응대에 쏟는 시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번역기 돌리면 평소보다 2~3배는 시간이 든다.). 시도 때도 없이 문의가 들어오다 보니 이게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시간을 뺏은 것이다. 푼돈 벌자고 여기에 매달리느니 사업에 매진해 회사를 더 키우는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반대로 지방은 거의 내국인 손님 위주이기 때문에 메시지 응대 스트레스는 덜하나, 관광객이 없어 서울만큼 장기간 묵는 연박 손님이 잘 없다. 길어야 2박, 대부분 1박 하루 짜리 손님이다. 그리고 최대의 고민은 평일 공실을 어떻게 채우느냐 하는 것이다. 주말은 어떻게든 예약이 들어온다. 주말예약으로 월세 내고 평일 예약으로 수익을 얻는다고 보면 된다.


에어비앤비 수익은 결국 내 인건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청소를 외주 써서 오토로 돌린다? 서울이라면 가능하다. 연박이 많으니 그만큼 청소 횟수가 줄어드니까. 사람을 쓰거나 청소연구소 같은 데서 회당 3~5만원 잡고 한달에 5번 정도 사람을 쓴다고 치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1박 손님이 많다면? 매일매일 사람을 쓰다 보면 남는 게 없다. 결국 청소는 내가 해야되고, 그래서 그 청소하는 인건비를 내가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숙소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이 잘 되니까 서울에서 해야지. 응? 나는 인천에 사는데? 이럼 안 되는 것이다. 청소 이외에도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웃집에서 소음 민원이 들어온다든가. 보일러가 고장 났다든가. 손님이 숙소에서 아프다든가. 그래서 호스트는 항상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달려갈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에어비앤비는 가족끼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호스트가 앱으로 예약을 관리하고, 청소는 부모님이 해주는 식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에어비앤비는 은퇴한 부모님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소한 소일거리도 되고, 월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익이나 연금과 합치면 노후 생활하기에 꽤 괜찮은 금액이 된다. 하지만 절대 큰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직장 다닐 때 월급만큼 벌려면 두 세 채는 돌려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에어비앤비를 병행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분들은 청소문제를 본인만의 노하우로 어떻게든 해결하신 분들이다. 회사 근처에 방을 얻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청소하고 오는 분도 계시고, 청소업체보다 더 저렴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맺어 사람을 쓰는 분도 있다. 하지만 명심할 점은 나보다 이 숙소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먼저 청소를 해봐야 이 사람이 잘 하는지 못하는지 점검할 수 있다. 사후점검은 필수다.


예비 호스트들은 숙소를 통해 얻을 수익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청소와 응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본인의 시간과 노동력이 든다는 점에서 회사 다니는 것과 다른 점은 없다. 월세 두 배, 세 배를 번다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돈은 내가 들인 시간, 내가 제공한 노동력, 즉 나의 인건비인 셈이다. 다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자리가 잡히면, 절반의 노력만 들여도 굴러가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서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동네식당 메뉴가 유독 저렴해서 조사해 봤더니, 알고 보니 적자나는 금액은 본인 연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의외로 본인이나 가족의 노동력을 공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객관적으로 보면 에어비앤비도 본인이나 가족 인건비를 투입하고 그 돈만큼 버는 셈이다. 오토 운영? 그런 거 없다. 큰 돈도 아니다. 책이나 강의에서 에어비앤비로 조기 은퇴한다는 말은 믿으면 안 된다. 그저 소소하게 돈 버는 부업의 하나일 뿐이다.


출처 : https://www.snek.ai/alpha/article/113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