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인싸 명소 남해…숨은 그림 찾아 나만의 '인생샷'
기수정의 여행 in
바다와 어우러진 고즈넉한 정취 찾아 인싸 놀이
남해 숨은 명소 시선에 이끌려 찾아가는 재미 쏠쏠
독일마을 수제 맥주공장 인증샷 한장에 나도 '인싸'
에메랄드 수평선과 맞닿은 이터널 저니 남해엔 영감 가득
불혹이 되기 전에 인싸(인사이더)가 되고 싶었다. 인사이더는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요새 젊은층은 이 단어를 '인싸'로 줄여 부른다.
더 늦기 전에 인싸 대열에 끼어보겠노라 마음먹은 후 떠났다. 인싸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해'로.
다랑이논과 마늘, 멸치쌈밥만 있는 줄 알았던 남해에 최근 젊은 감각의 여행 명소들이 잇달아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는 남해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와도 잘 어우러지며 인싸는 물론 인싸가 되고 싶은 여행객의 마음까지도 한껏 들뜨게 했다.
◆인싸의 8할은 '사진'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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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 성지는 매력적인 자연경관부터 개성 만점의 카페나 숨은 맛집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곳은 모두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멋진 스폿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소위 인싸가 찾는 남해의 여행 명소들은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자가용으로 이동하지 않는 한 한꺼번에 둘러보기도 힘들다.
그래도 '인싸'가 되는데 이정도의 수고쯤 대수인가. 명소를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도, 명소를 찾아냈을 때의 보람도 꽤 쏠쏠했다. 이동 중에 마주하는 고즈넉한 남해의 풍광은 덤이다.
"인싸가 되려면 뭐니 뭐니해도 인증샷이 최고야. 대신 인싸 포즈는 필수지."
일행은 "인싸가 되려면 인증샷을 찍는 방법 또한 남달라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가 주문한 방법은 "뒤돌아 한쪽 팔을 하늘 높이 쫙 펴라"는 것이었다.
이동하는 중간,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선, 삼각형의 빨간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름하여 물건너온 세모점빵. 빵과 커피를 파는 아기자기한 카페는 인증샷 명소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이곳은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다. 그저 그런 카페가 아니라,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판매용 액세서리까지 다양하게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카페다.
이곳에서 맛본 유자향이 솔솔 풍기는 유자파운드는 많이 달지 않아 커피와 잘 어울렸다.
카페를 배경으로 한참 사진을 찍었다. 손을 뻗고, 다리를 뻗고, 자연스레 걸으며 나만의 인생사진을 남기던 그 때, 길을 지나던 한 노인이 말을 건넸다. 요즘 지나다보면 건물마다 서서 사진 찍는 사람이 종종 보이는데, 왜 그러는 지 몹시 궁금했단다.
"사진은 뭐하려고? 여기 찍을게 뭐가 있다고. 아니 손은 왜 이렇게 하늘로 쫙 뻗는거야?"
"날이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요. 이런 모습을 하고 사진을 찍는게 유행이래요. 남해에는 예쁜 곳이 정말 많네요."
◆먹고, 즐기고···재밌는 인싸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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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의 대화를 끝낸 후에도 한참동안 자리를 뜰 생각을 하지 않자, 일행이 귀띔했다. 멋진 사진만 찍는다고 '인싸'가 되진 않는다고.
"그럼?"
새로운 문화를 느끼고,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때 진정한 인싸로 거듭난다는 조언에 따라 수제맥주 양조장, 전시공간이 된 돌창고,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을 두루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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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독일마을에 있는 수제 맥주공장이자 펍 레스토랑 '완벽한 인생'의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수제맥주공장에서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 듣고 2층 펍 레스토랑에서 맥주와 함께 다양한 음료와 음식을 맛 봤다.
달로망, 은하수 아메리칸 에일, 남해 백년초 에일, 광부의 노래 스타우트 등 완벽한 인생 주인장이 만든 수제맥주는 독특한 색깔이 담겨 있었다.
독일마을의 풍광을 배경으로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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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전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후 인싸들의 성지가 된 돌창고도 들렀다.
젊은이들이 시골에서도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돌창고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돌창고프로젝트는 지역 작가들뿐만 아니라 35세 이하 신진 작가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운영된다.
도자기 공방으로 운영되는 대정돌창고에서는 도자기 라쿠소성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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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테마로 한 설치미술가 최영호 작가의 작품으로 조성된 바람흔적미술관은 고즈넉한 남해의 풍광을 오롯이 품고 있었다. 일행은 "노르웨이와 비견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풍광"이라고 호평했다.
평면공간, 입체공간, 조각공원으로 구성된 바람흔적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입장료와 대관료도 무료다.
이외에 나만의 향수와 향초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 '유자 아뜰리에', 남해 일몰을 감상하며 피맥(피자와 맥주)을 즐길수 있는 포토 스폿 '헐스밴드' 역시 인싸들의 성지로 SNS를 달구고 있다.
화덕에서 바로 구워낸 화덕피자와 병맥주의 조합도 훌륭하지만 남해농장에서 공수한 유자를 활용해 만든 요거트 스무디도 주목할 메뉴다.
◆스토리 있는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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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국내 여행지 중 유독 바다 빛깔이 고와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 에메랄드 빛깔의 이국적인 바다와 나지막한 산, 그리고 오밀조밀한 해안 마을이 조화를 이룬 남해에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 남해'가 둥지를 틀었다.
이터널 저니 남해는 150여 객실과 18홀 골프 코스, 야외 수영장, 스파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아난티 남해의 부대시설이다. 이터널 저니 부산보다 그 규모는 작지만, 콘텐츠는 강화됐다.
이곳에서 만나는 8000여권의 책은 문학과 비문학, 예술, 상식 등으로 지루하게 분류돼 있지 않았다. 취하는 테이블, 맛있는 테이블 등 다양한 주제로 분류돼 제법 신선했고, 책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생겼다.
이터널 저니 남해에서 새롭게 마련된 라이프스타일 섹션은 40여 개의 브랜드 소품이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 작가, 또는 예술가들의 스토리와 연관돼 있다.
진정한 휴식, 그리고 치유와 영감을 주제로 조성된 이터널 저니 남해는 흔히 떠올리는 서점 분위기와 다르다. 문화와 예술, 그리고 미식이 혼합된 콘텐츠는 투숙 여부와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좋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머물렀다.
이터널 저니 남해 1층에는 레스토랑과 식료품 섹션이 있다.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식료품과 남해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리조트 안에 나무를 가득 심고 잔디를 깔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을 만들었다. 야외 수영장도 확장하고,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를 만들어 가족 여행객이 즐길만한 시설들을 보강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작은 미술관부터 분위기 좋은 카페와 공방, 인증샷 찍기 좋은 식당까지······. 인싸 성지를 여행하면서 40대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의 엄마는 마냥 즐겁고, 무척 싱그럽던 10대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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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남해=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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