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약수 한모금에 근심 씻고…신록 한모금에 기운 샘솟고

[여행]by 아주경제

힐링의 왕 용평 발왕산

용평스키장 케이블카 타면 정상까지 20여분

수천년 수령 자랑하는 주목 군락지

지난해 발견된 발왕수엔 천연 미네랄이 콸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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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여름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무덥다. 힘든 일상에 한낮의 더위까지 가세하니 몸도 마음도 지치기 시작한다. 청정한 자연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문득 강원도 평창이 뇌리를 스친다. 그렇게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서 서늘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품은 용평면으로 간다. 그렇게 발왕산에 오른다.


싱그러운 산에서 불어오는 맑은 공기 한 모금이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게 느껴진다. 마른 목을 촉촉이 적시는 약수 한 모금의 청량함에 그간의 근심은 모두 씻긴다.


◆주목 군락지의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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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458m. 산의 매력을 오롯이 만끽하려면 응당 산행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때아닌 더위에 산행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발왕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어디 힘든 산행뿐이겠는가. 망설임 없이 용평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발왕산 케이블카에 몸을 싣는다.


정상 인근까지 20분가량 편하게 이동하니 가히 장쾌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발왕산은 본래 상고대 만발한 겨울철 산행 명소로 손꼽히지만, 신록(新綠)을 품은 이맘때에도 발왕산은 꽤 매력적이다.


발왕산을 찾은 이라면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어디인가 물으니 단연 주목 군락지란다.


발왕산 주목 군락지에는 수천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주목 260여 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나무 둘레가 무려 3~4m다. 성인 세 명이 양팔을 벌려 나무를 끌어안아도 꽉 찰 만큼 커다랗다.


주목은 가지와 줄기가 모두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상록수로.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수명이 긴 나무이기에 더욱 상서롭다.


주목 종자는 창조주의 걸작이라고 불릴 만큼 무척 아름답다.


특히 주목나무 껍질은 혈당을 낮추고 유방암, 난소암 등 각종 여성질환에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택솔’ 성분이 검출돼 약재로도 그 효능을 인정받는다.


발왕산의 또 다른 보물은 정상에 자리한 마유목이다.


마유목은 야광나무 속에 마가목 씨가 싹을 틔워 상생하며 자라는, 세상 유일한 나무라는 뜻이다.


뿌리부터 몸통, 가지까지 모두 한 몸이 되어 자라난 희귀한 나무가 바로 발왕산 마유목이란다. 꽈배기처럼 서로 꼬인 몸통과 가지의 모습에 어느새 매료된다.


야광나무 안에 자리 잡은 마가목은 마치 어머니 품속에 있는 자식처럼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며 새로운 에너지를 잉태하듯 성장해왔다. 많은 이가 마유목을 모자(母子)나무라고 부르며 섬기는 이유다.


서울대 정문을 빼다 박아 학문의 상징으로 통하는 ‘서울대 나무’, 비탈진 언덕 위 큰 바위에 뿌리내린 ‘왕발 주목’, 승리를 의미하는 Victory의 V자를 닮은 ‘승리 주목’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자생나무도 반갑게 맞는다.


1800여그루의 독일 가문비나무가 살아 숨쉬는 숲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스트레스 완화와 심신 안정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가득 내뿜는다니, 놓칠 수없다. 들숨과 날숨을 쉴새없이 반복한다.


◆약수 한 모금에 근심 씻어버리고 일몰의 감동을 선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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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산 발왕산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온 것은 지난해. 이곳 발왕산 정상 암반 300m 아래서 천연 미네랄 약수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발왕산에서 발견된 천연 미네랄 약수 ‘발왕수’다. 네 군데 물줄기를 통해 몸에 좋은 약수가 막힘없이 콸콸 쏟아진다.


발왕수에는 국내 다른 지하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바나듐’ 성분이 포함됐다. 바나듐은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중성지방 배출을 도와 혈당을 낮추는 데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도는 우리나라 지하수 평균온도인 14~16℃보다도 낮은 8℃.


발왕수는 그 어떤 청량음료 못지않은 청량감이 몸속에 가득 퍼지고, 그간 마음을 어지럽혔던 근심도 물 한 모금에 씻긴 듯,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맑은 공기, 시원한 약수 한 모금을 마시고 내려가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침 날이 좋아 일몰도 아름다울 거란 생각이 든다. 내친김에 일몰도 보고 내려가기로 한다.


발왕산은 일출과 일몰이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산 정상에서 일몰을 감상하려면 산에서 하룻밤을 꼬박 머물러야만 하는데, 이곳 발왕산은 다르다. 앞서 언급했던 '케이블카'가 한몫 톡톡히 한다.


오후 7시가 지나니 석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태양이 주는 아름다운 경관 ‘붉은 노을’은 정상의 주목들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한낮을 뜨겁게 달궜던 붉은 태양이 구름 뒤로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어스름 짙어온다. 발왕산 일몰이 선사하는 감동은 짙고, 여운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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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용평=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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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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