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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이번 여름 한국 영화,
제일 웃긴 건 이거다

by알려줌

<오케이 마담> (OK! Madam, 2019)

출처: 영화 <오케이 마담>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상영관에서 웃음이 계속해서 터져 나온다." 영화 투자자나, 제작진이나, 배우들이나, '코미디 영화'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이 말이 아닐까? 솔직하게, <오케이 마담>은 이번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없는 이른바 '7말 8초 텐트폴' 영화 중 기대감이 가장 떨어지는 영화였다.


<부산행>(2016년)의 속편이라고 들고나온 영화도 있었고, <강철비>(2017년)의 속편이라던 영화도 있었으며, 스타 파워로 앞세운 하드 보일드 영화도 있었다. '가운데에 낀' 영화를 제외한다면, 모두 흥행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 그런 가운데 만난 <오케이 마담>은 '코미디' 하나에 그야말로 '몰빵'한 오락 액션 영화였다.


이름에도 드러나듯이 <오케이 마담>은 지금의 양자경을 있게 한 1980년대 홍콩 영화, <예스 마담> 시리즈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그야말로 '예스'에 대한 화답인, '오케이'를 날린 셈. <예스 마담> 시리즈에서 양자경이 펼친 '도구'나, '공간'을 활용한 액션은 고스란히 엄정화에게 적용된다.


이는 분명, 당시 '비디오테이프'나, 더빙된 '명절 특선영화'로 봤을 그 시절 관객에게 충분한 매력을 줄 터. 또한, <오케이 마담>에서는 비행기 납치 영화의 대표 격인 <에어포트>(1970년), <터뷸런스>(1997년), <에어 포스 원>(1997년) 등에서 볼 법한 장면을 영리하게 잘 버무려, '기시감'을 더욱 충만하게 해준다.

게다가 작품의 상당 부분을 코미디와 액션에 큰 비중을 주다 보니, 전체적으로 작위적인 이야기 전개나, 집착에 가까운 반전, 개연성이 떨어지는 내용, 비행기 액션 장르물에서 자주 나오는 비과학적인 장면이 눈에 잘 띄기도 한다는 단점도 보여준다. 그런데도, <오케이 마담> 그 단점을 장점으로 '명징'하게 '직조'한다.


이는 언급했던 다른 텐트폴 작품들이 자신들의 단점(신파 논란, 정치 논란, 뻔한 서사)을 감추고, 장점(시각효과, 촬영 기술 등)을 어떻게든 부각하려 한 것과는 다른 전략이었다. 어쩌면 그런 뻔뻔하고, 정직(?)한 전술에 관객이 웃을 수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영화는 '영천시장'에서 꽈배기를 파는 '이미영'(엄정화)과 컴퓨터 수리를 하는 '오석환'(박성웅)이 하와이로 여행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영'은 가족들을 위해서 가게 문도 잘 닫지 않는 생활력을 보여주는 인물로 표현된다.


엄정화는 최근 출연한 영화 <댄싱퀸>(2012년), <미쓰 와이프>(2015년)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아줌마' 연기를 긍정적인 에너지와 함께 표출한다. 또한, 직접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받은 연기를 유감없이 펼친다.

남편 '석환'은 엉뚱하고 애교 많은 인물로, '영천시장 스티브 게이츠'로 등장한다. <신세계>(2013년) 이후로 '쎈 역할'을 주로 했던 박성웅은 <내안의 그놈>(2019년)에 이어 다시 한번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고정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한 연기를 보여준다.


'미영'과 '석환' 부부는 약 10년 전,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부곡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간 후,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 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상황을 딸 '오나리'(정수빈)는 이해하지 못한다.


'특촬물'이나, 액션 영화를 보는 것(방에 붙여진 포스터를 볼 때)을 좋아하고, 발레 대신, 태권도를 다니고 싶어 하는 '나리'는, 다른 애들처럼 개인 핸드폰이 있으면, 그리고 해외여행을 한 번 가봤으면 하는 생각을 늘 지니고 있다.

결국, 그런 '나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미영'은 '경품 당첨'으로 얻은 '하와이 가족 여행권'을 '중고나라'에 파는 대신, 여행을 직접 가는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비행기에 북한에서 온 테러리스트가 나타나면서, 사건은 '꽈배기'처럼 꼬이고 만다.


이 영화는 대사에도 나오듯이 '도떼기시장' 같은 분위기로 전개된다. 등장하는 조연마다 각자의 사연이 존재한다. 국회의원 '장필준'(김병옥)도 있고, 원정 출산을 하기 위해 미국으로 간 '시어머니'(전수경)와 '며느리'(박소리)도 있으며, '영화감독'(임현성)도 비행기에 탑승해 저마다의 서사를 보여준다.


비행기 '기장'(정만식)을 포함한 승무원이나, 테러리스트들도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든 보유하려 한다. 정체를 말할 수 없는 이선빈과 김남길의 활약(?)도 넣어야 한다. 이렇듯 카메오 급 캐릭터들에게도 저마다의 서사를 주려고 하니,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산으로, 아니, 하늘로 향한다.

그런데도 '도떼기시장' 같은 작품의 분위기는, '시어머니'의 말처럼 2020년에 나오기에는 촌스러워 보이지만, 나름대로 정감 있고, 재밌다. 마치 지난 설 연휴에 개봉했던 최원섭 감독의 작품 <히트맨>(2019년)을 연상케 한다고 해야 할까? <히트맨>과 <오케이 마담>의 공통점은, 뻔한 웃음 포인트가 의외로 그럭저럭 통한다는 것이다.


<강철비2: 정상회담> 속 특유의 같은 풍자극을 보여주는 것보다, 오히려 원초적인 웃음은 잘 터진다는 것. 비장미 넘치는, 슬로우모션도 잔뜩 들어간 액션 영화만큼의 스케일은 아니어도, '소품 액션'은 의외로 재밌게 구사된다.


그렇게 <오케이 마담>은 '코로나 19'와 '장마'로 인해 웃음 지을 일이 없는 이 상황에서 가족들이 큰 부담감 없이 웃을 수 있는(<히트맨>에서 볼 법한 성인용 선 넘는 개그는 없다) 작품이 될 것 같다. 1999년에 나온 엄정화의 대표곡이자, 가장 밝은 톤의 노래인 'Festival' 같은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2020/08/13 CGV 용산아이파크몰

글 : 양미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