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걷고 나면 평생 못 잊어요"… 수직 기암절벽에서 바다 내려다보는 섬 여행지
인천 대청도는 서풍받이 절벽 트레킹 코스부터 국내 유일 모래사막, 울창한 숲길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품은 섬 여행지다. 낚시와 해산물도 즐길 수 있다.
풍경이 아름다운 인천 대청도
![]() 인천 대청도 서풍받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때는 어업의 중심지였고, 지금은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주목받는 곳이 있다. 인천에서 뱃길로 두 시간 남짓, 북한 장산곶과의 거리가 불과 19km에 불과한 서해의 끝자락에 '대청도'라는 이름의 보물섬이 자리하고 있다.
이름조차 '푸른 섬'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곳은, 단순히 청정한 자연을 넘어 각기 다른 풍경이 공존하는 놀라운 장소다. 수목이 울창한 숲, 황량한 사막, 깎아지른 절벽까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대청도의 진짜 얼굴을 들여다보자.
인천 대청도
![]() 인천 대청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청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약 202km 떨어져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대청리에 속한다.
예부터 어업 중심의 생활이 이어져 온 전형적인 어촌 마을로, 지금도 다양한 수산물이 풍부하게 잡히는 천혜의 바다를 품고 있다. 특히 갯바위 낚시의 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전국의 강태공들이 발길을 멈추지 않는 '낚시 성지'로 알려져 있다.
80년대 후반까지는 홍어잡이로 크게 번성했으며, 현재는 계절마다 다른 어종이 잡히는 덕분에 섬 어디서든 낚시줄을 드리우면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다.
낚시를 즐기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청도를 찾을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풍받이 트레킹
![]() 인천 대청도 트레킹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청도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서풍받이’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장소다. 해발 80m에 가까운 해안 절벽은 마치 한 폭의 거대한 수묵화처럼 바다를 향해 서 있고, 서쪽에서 거세게 밀려오는 바람과 파도가 이곳을 끊임없이 깎아낸다.
이 절벽은 대청도에서 가장 극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서풍받이 둘레길'은 이 절벽을 중심으로 사자바위, 마당바위, 독바위 등 다양한 기암을 잇는 순환형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길 위에서 눈에 담기는 풍경은 그야말로 ‘비경’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 인천 대청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청도의 풍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섬 하면 푸른 바다와 해변을 떠올리지만, 대청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모래산'이 형성되어 있다.
말 그대로 산 전체가 모래로 이루어진 이 지역은, 날씨와 바람의 방향에 따라 표면의 모양이 매번 달라지며 마치 살아 움직이는 조각 작품처럼 보인다.
이 모래사막은 대청도 북동쪽 해안가에 자리해 있는데, 바닷바람이 모래를 밀어내고 쌓으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자연 지형이다. 발이 푹푹 빠지는 사막 위를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은,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 인천 대청도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수목이 빽빽이 들어찬 숲길부터 유일무이한 모래사막,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둘레길까지. 대청도는 단지 ‘섬’이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풍경의 집합체다.
단 하루, 두 번뿐인 정기 배편(오전 8시 30분, 오후 12시 30분)을 타고 도착한 그 순간부터, 이곳은 익숙한 일상을 잊고 새로운 자연의 감각에 몰입하게 만든다.
‘청정’이라는 말이 그저 수식어가 아닌, 실재하는 공간으로 존재하는 대청도. 지금, 여유를 찾고 싶은 당신에게 서해 끝자락의 이 특별한 섬을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배편은 날씨나 계절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출항 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란다.
문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