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4m인데 차로 정상까지?"... 5060세대 사이 입소문 난 드라이브 명소
등산 없이도 정상의 절경을 만나는 오도산 전망대. 경남 합천의 드라이브·차박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등산 없이 즐기는 파노라마 명소
![]() 오도산 전망대 / 사진=유튜브(kim copen) |
정상의 장엄한 풍경은 탐나지만, 몇 시간에 걸친 힘겨운 등산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경상남도 합천에 자리한 오도산(吾道山, 1,134m)은 바로 이 딜레마에 대한 가장 극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승용차로 정상 부근까지 오를 수 있어 누구나 쉽게 하늘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도산 전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 특별한 편리함은 1982년, 한국통신(현 KT)이 산 정상에 중계소를 설치하며 닦은 도로 덕분이다. 본래 하늘의 촛불이라는 뜻의 '천촉산(天燭山)' 혹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깨달음을 얻어 '오도산'이라 불리게 된 이 영적인 산은, 현대 기술 문명의 필요에 의해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이다.
정상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합천호의 신비로운 물줄기와 겹겹이 이어진 비계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오도산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지만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되새겨야 할 씁쓸한 역사가 공존한다. 오도산은 공식적으로 한반도 남쪽 마지막 한국 표범의 서식지로 기록된 곳이다. 1962년, 이 산자락에서 마지막으로 포획된 표범을 끝으로 더 이상 이 땅에서 표범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때는 가장 용맹한 야생의 상징이 노닐던 깊은 산속에 이제는 통신을 위한 중계탑이 서 있고, 그 옆으로 수많은 자동차가 오가는 모습은 자연과 문명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오도산 운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오도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간단하다. 내비게이션에 '오도산 전망대' 혹은 'KT오도산 중계소'를 검색하면 쉽게 안내받을 수 있으며, 중계소 인근에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환상적인 일출과 발아래 바다처럼 깔리는 운해(雲海)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오도산에서 바라본 합천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또한,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최근에는 최고의 '경남 드라이브 코스'이자 '차박'의 성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더 자세한 산림 정보나 숙박 정보는 인근의 오도산 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오도산 야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오도산 정상에 서면, 발아래 펼쳐진 절경과 함께 기술 발전이 가져온 편리함, 영적인 깨달음의 역사, 그리고 사라져버린 야생의 그림자가 겹쳐 보인다.
따라서 오도산으로의 여행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무심코 누리는 것들의 이면에 담긴 다층적인 이야기를 경험하는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는 합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오도산이 빼놓을 수 없는 목적지가 되는 이유다.
허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