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보다 큰 차가 1천만 원대라고?"… 아빠들 '구원 투수' 된 중고 SUV

신차 땐 옵션·편의성 부족으로 외면받았지만, 본질은 5.2m·V6 대형 SUV. 감가가 큰 만큼 중고차에선 메리트 극대화된 트래버스, 이제 ‘가성비 괴물’로 재조명.

2020년식 쉐보레 트래버스, ‘감가 폭탄’

압도적 크기와 V6 엔진 성능 탑재

스펙 대비 저렴한 시세로 ‘패밀리카’ 급부상

쉐보레 트래버스 헤드라이트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국내 신차 시장에서 현대 팰리세이드라는 강력한 경쟁자에게 밀려 고전했던 쉐보레의 준대형 SUV 트래버스가 중고차 시장에서 예상 밖의 ‘역주행’을 시작했다.


신차 가격 대비 60% 이상 하락하며 1,000만 원대 중후반이라는 충격적인 시세를 형성, 압도적인 공간과 V6 엔진 성능을 찾는 ‘아빠’들에게 현실적인 최종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16일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2020년식 쉐보레 트래버스 AWD 프리미어 등급(초기형 상위 트림) 모델이 1,699만 원(주행거리 15만km)에 매물로 등록됐다.


주행거리가 8만km 수준으로 양호한 2020년형 프리미어 모델 역시 1,990만 원에 불과하다. 현재 초기형 무사고 매물은 1,500만 원대 중후반부터 1,900만 원대 초반에 집중 포진해 있어, 2,000만 원 미만 예산으로 수입 대형 SUV를 소유할 기회가 열린 셈이다.

쉐보레 트래버스 후면부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쉐보레 트래버스의 중고 가격 하락이 유독 두드러지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이 차의 ‘본질적 가치’ 때문이다. 2020년 국내 출시된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생산돼 수입된 모델임에도 4천만 원 중반이라는 공격적인 신차 가격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제원상 크기와 성능은 국산 경쟁자를 압도했다.


트래버스의 전장은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휠베이스는 3,073mm에 달한다. 이는 팰리세이드(전장 4,980mm, 휠베이스 2,900mm)보다 모든 면에서 거대하며, 3열을 모두 사용하고도 651L라는 광활한 트렁크 공간을 제공했다.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운전석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성능 역시 마찬가지다. 트래버스는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314마력(ps), 최대토크 36.8kg.m를 발휘했다.


이는 팰리세이드의 3.8L 가솔린(295마력, 36.2kg.m)보다 높은 수치로, 2톤이 넘는 공차중량(2,090kg)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강력한 성능이었다.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좌석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하지만 트래버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의 사양이 동급 국산차 대비 현저히 부족했다.


신차 가격이 5천만 원을 넘나드는 최상위 ‘프리미어’ 트림에서조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제외됐다. 1열 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 역시 프리미어 트림에만 적용되는 등 옵션 차별이 심각했다.


이러한 상품성은 출시 첫해인 2020년 4천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이어졌다. 결국 2024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1천여 대로 쪼그라들며, 같은 시기 팰리세이드 판매량의 2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신차 시장에서의 완패는 중고차 시장에서 극심한 감가상각으로 돌아왔다. 이 ‘감가 폭탄’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신차 구매자들이 외면했던 ‘옵션의 부재’라는 단점보다, 1,000만 원대 예산으로 누릴 수 있는 ‘5.2미터 거함의 공간’과 ‘314마력 V6 엔진’이라는 장점이 훨씬 크게 부각된 것이다.


특히 3열 공간의 실용성과 장거리 주행 시 V6 엔진이 주는 견고하고 안정적인 미국식 주행 질감은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쉐보레 트래버스는 신차 시장에서는 ‘가성비’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절대적 가성비’를 갖춘 모델로 재평가받고 있다.


국산 준중형 SUV 신차 가격으로 미국산 준대형 SUV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매력이다. 합리적인 예산 안에서 가족 모두를 위한 넉넉한 공간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찾는 소비자라면, 1,000만 원대로 진입한 트래버스 중고 매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나 기자

2025.11.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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