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물들인 형광빛 해치백…현대차 소형 EV '콘셉트 쓰리' 첫 공개

[IAA 모빌리티 2025]

아이오닉 첫 소형 모델, 내년 봄 유럽 시장 출시 예정

A~E세그먼트 6종 EV 라인업 완성…유럽 공략 본격화

현대자동차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소형 전기차 콘셉트를 공개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콘셉트 쓰리'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소형 전기차로 내년 초 유럽 시장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콘셉트 쓰리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9일(현지시간) 오전 뮌헨 도심에 조성된 IAA 오픈 스페이스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콘셉트 쓰리'를 선보였다. 이번 IAA 모빌리티는 실내 위주의 전시에서 벗어나 뮌헨 도시 전체에서 이뤄진다. 현대차는 뮌헨 도심 루트비히 거리 IAA 오픈 스페이스에 580m²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

형광빛 소형 EV 첫 선

이날 공개된 콘셉트 쓰리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EV 콘셉트카다. 콘셉트 쓰리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강조한 해치백 디자인인 '에어로 해치'가 적용됐다. 차량 후면부 레몬 색상의 덕테일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아울러 수직형 테일게이트를 통해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여 소형 EV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

외관 디자인은 '아트 오브 스틸'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한다. 아트 오브 스틸은 스틸 소재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리고 본연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기법이다. 지난해 선보인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에 처음 적용된 바 있다.

이번 콘셉트를 상징하는 캐릭터 '미스터 픽스'도 차량 내외부에 적용돼 있다. 미스터 픽스는 하나의 형태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캐릭터로 콘셉트카 곳곳에 그려져 있다. 숨겨진 캐릭터를 찾는 과정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동시에 자연스럽게 차량에 적용된 디자인 요소들을 살펴보도록 하려는 의도다.

현대차가 9일(현지시간) IAA 오픈 스페이스에서 '콘셉트 쓰리'를 첫 공개했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전기차 라인업 완성…EU 공략 가속

콘셉트 쓰리는 차별화된 소형 EV를 통해 아이오닉 라인업을 소형 차급까지 확장하겠다는 현대차의 비전을 담은 모델이다. 현대차는 콘셉트 쓰리를 'B세그먼트 전기차'로 포지셔닝했다. 이 모델이 합류하면 현대차는 △인스터로이드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5 △아이오닉6N △아이오닉9 등 A세그먼트부터 E세그먼트까지 총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준중형, 중형, 대형 등 차급 전반을 커버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함으로써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현대차는 콘셉트 쓰리를 유럽 시장에서 아이오닉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할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유럽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고 해치백 차량에 대한 수요가 큰 시장이다. 현대차가 이번 콘셉트카 최초 공개 장소로 유럽 시장을 낙점한 이유기도 하다.

이날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은 "콘셉트 쓰리의 양산형 모델은 1년 후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고 이는 브랜드에 새로운 모멘텀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유럽에서 지난 15년 동안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늘렸고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경기 침체와 규제 강화가 자동차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실제 유럽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규제 영향으로 차량 가격이 오르며 일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낮아졌고, 내년부터는 CO₂ 배출 규제가 본격 적용돼 시장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티넷 본부장은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차·내연기관까지 라인업을 확장해 유럽 내에서 가능한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유럽 시장 점유율은 약 3.8% 수준으로 안정적이며, 향후 신차 출시를 통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셉트 쓰리는 내년 봄 아이오닉 브랜드를 통해 유럽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양산차의 공식 명칭도 같은 시기에 공개된다.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