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고 힘의 원천은 ‘클라우드’

[테크]by 바이라인 네트워크

22일 저녁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 한국의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 일정을 발표하는 자리. 한 기자가 손을 들었다.

구글은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위해 슈퍼컴퓨터 같은 것을 들고 한국에 오는 건가요?”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렇게 답했다.

아닙니다. 알파고는 구름(클라우드) 위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클라우드에 있는 알파고에 연결할 뿐입니다.

기자가 알파고가 슈퍼컴퓨터냐고 물은 것은 ‘딥블루’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20년간 체스의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왔던 ‘가리 카스파로프’을 이겼다. 당시에는 깜짝 놀랄 사건이었다. 컴퓨터가 체스에서 인간을 이긴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던 시절이다.


IBM 딥블루는 아래와 같이 생긴 물리적인 컴퓨터였다.

구글 알파고 힘의 원천은 ‘클라우드’

체스 세계 챔피언을 이긴 슈퍼 컴퓨터 IBM Deep Blue 출처 : 위키피디아

IBM이 체스 세계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이유는 간단하다.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를 빠르게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의 일반 컴퓨터로는 체스의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어려웠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반면 슈퍼컴퓨터는 초고속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스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있었다.


바둑은 체스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럼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이길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계산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대국은 2시간으로 시간 제한이 있고, 1분 3회 초읽기를 한다.


그럼에도 구글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구글은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을 동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을 통해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는 것이다. 가정이나 기업에서 발전기를 직접 설치하지 않고 전선을 통해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 전기를 쓰고 사용량 만큼 요금을 내듯,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요한 만큼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고 사용량 만큼 요금을 내면 된다.

구글 알파고 힘의 원천은 ‘클라우드’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전기로 예를 들면 한국전력과 같은 회사다.


구글은 이를 위해 수십만대의 컴퓨터를 연결한 서버 풀(Pool)을 가지고 있다. 슈퍼컴퓨터처럼 빠른 컴퓨터들은 아니지만, 일반 컴퓨터를 연결해 각 컴퓨터의 컴퓨팅 파워를 더했다. 슈퍼컴퓨터가 골리앗이라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윗 수십, 수백, 수천 명이 힘을 모은 것과 비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이용할 수 있다.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의 컴퓨팅 파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회사에 전기가 부족할 리 없듯,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회사에 컴퓨팅 파워가 부족할 리 없다.


구글이 알파고를 통해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을 펼치는 이유는 자사이 인공지능 기술을 자랑하는 것이 1차 목표겠지만, 동시에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도 또 하나의 목적인 셈이다.


알파고의 알고리즘은 영국에 있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의 서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바둑은 대한민국 서울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둔다.


세계는 평평하다고 하더니, 정말 글로벌한 바둑 대회다.


글.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2016.02.2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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