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누굴까?

[테크]by 바이라인 네트워크

요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네요. 연일 언론지면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라는 이벤트가 이같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죠. 여기에 인공지능이 대다수 인간의 직업을 없앨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인 예언이 나오면서, 찬반론까지 일고 있습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

컴퓨터는 원래 인간이 내린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기계입니다. 스스로 명령을 내리거나 판단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컴퓨터를 만들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현재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컴퓨터 과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놀랍게도 ‘앨런 튜링’입니다. 앨런 튜링은 현대 컴퓨터의 원형을 제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최초의 컴퓨터라 평가받는 ENIAC이 등장하기 이전(1936년)에 ‘튜링 머신’이라는 가상의 컴퓨터를 제시했습니다. 이 튜링 머신이 현대 컴퓨터의 원형입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

그러니까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가상으로 컴퓨터라는 기계를 상상하던 시점부터 앨런 튜링은 인공지능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2016년에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화제가 됐지만, 튜링은 1940년 대부터 체스를 두는 기계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튜링이 생각한 체스 기계가 가능한 경우의 수를 빠르게 계산하는 방식의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체스 두는 법을 학습하는 기계였다는 것입니다. 요즘 이야기하는 머신러닝을 70년 전에 고안했던 것입니다.

 

튜링의 상상을 약 70년 만에 현실화 한 것이 ‘알파고’입니다. 이전에도 체스나 바둑을 두던 컴퓨터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인간이 체스나 바둑을 두는 알고리즘을 입력한 것이었습니다. 이 컴퓨터들의 체스.바둑 실력을 높이려면 인간이 더 놓은 수준의 체스.바둑 알고리즘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이 컴퓨터들은 인간이 정해준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역할을 할 뿐이었습니다.

 

반면 알파고는 튜링의 상상처럼 스스로 바둑 두는 법을 학습한 인공지능 컴퓨터입니다. 일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수많은 바둑의 기보를 데이터로 입력받아 스스로 바둑두는 법을 학습한 것이 특징입니다. (관련 포스트 : 이세돌 9단과 바둑 두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원리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

튜링은 1950년 ‘컴퓨팅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튜링 테스트’라는 것을 제시합니다. 튜링은 사람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들었을 때, 그 답이 컴퓨터가 한 대답인지 사람이 한 대답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가 인공지능이라고 봤습니다. 튜링 테스트를 이미테이션 게임이라고 하는데, 앨런 튜링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의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튜링 테스트는 간단합니다. 사람이 질문을 던집니다. 이 질문에 사람과 컴퓨터가 각각 대답을 합니다. 질문자는 두 대답 중 어느 것이 사람의 답이고, 어느 것이 기계의 답인지 맞힙니다. 튜링은 50년 뒤에 이런 실험을 했을 때 질문자가 컴퓨터의 대답을 찾아낼 확률은 70%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튜링이 예언한 시점에서 64년이 지난 2014년 6월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이라는 컴퓨터가 처음으로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실시간 채팅 방식으로 진행된 이 실험에 참가한 33% 사람들이 유진이 컴퓨터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

유진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이 그것을 인공지능 컴퓨터라고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추론해서 답을 찾은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따라 정해진 문장을 출력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심심이’의 다른 버전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튜링 테스트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이 나올 당시는 트렌지스터도 아니고 진공관으로 컴퓨터를 만들던 시기입니다.

 

현대적 방식의 컴퓨터를 처음 생각해 내고, 현대의 인공지능을 70년 전에 예상한 앨런 튜링은 그야말로 ‘컴퓨터의 아버지’라는 찬사가 과하지 않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심재석 기자 

2016.03.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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