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클라우드 리전 설립, 환영만 할 일인가

[테크]by 바이라인 네트워크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소식이 화제다. 한국MS는 11일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오피스365를 위한 리전을 한국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MS 클라우드 리전 설립, 환영만 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순동 대표가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고순동 대표가 한국에 클라우드 리전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리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적어도 2개 이상의 MS 데이터센터가 직접 건립되거나 임대형으로 설치된다는 의미다.

 

글로벌 IT회사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니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립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시는 큰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세계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협력을 통해 부산이 아시아 제1의 글로벌 클라우드 허브도시로 도약할 것이며, 일자리경제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TFT를 구성해 마이크로소프트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S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짓는다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도 개선될 것이고, 데이터 해외 저장 금지와 같은 규제를 피해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고객 노릇만 해야할까? MS 클라우드 서비스의 고객이기만 할 때 우리의 IT산업,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클라우드는 전기산업과 많이 비교된다.

 

전기가 처음 개발됐을 때는 기업들이 자체적인 발전기를 돌렸다. 전력 송신 기술 수준이 낮았고, 전기와 같은 핵심기술을 외부에 맡기기 싫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발전소의 전기를 끌어다 공장을 돌렸다. 현재는 비상시를 대비한 전력을 제외하고는 거의 100% 발전소의 전기를 쓴다.

MS 클라우드 리전 설립, 환영만 할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새롭게 등장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굳이 자체적인 발전기를 만들 필요가 없는 것처럼 IT인프라도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 기업들도 조금씩 클라우드로 IT기반을 이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점차 빨라질 것이고, 향후에는 클라우드가 IT인프라를 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수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전체 IT인프라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가 미래 IT 인프라를 지배하게 될 것을 예상한다면, MS로부터 대접 잘 받는다고 좋아하기만 할 수는 없다. 한국 IT산업, 한국경제의 미래는 점차 어두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MS에 앞서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에 리전을 건립했고, IBM도 하반기 데이터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구글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한국건립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너도나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니 한국 기업이 이들에게 좋은 고객이긴 한가 보다. 글로벌 기업도 있고, 스타트업도 활발한 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흔히 ‘전기 먹는 하마’라고 표현한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크게 짓고 싶어도 전기 수급의 한계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 짓지 못한다.

MS 클라우드 리전 설립, 환영만 할

특히 한국은 전력 부족 국가다. 흔히 이야기는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땅이다. 여름철에는 블랙아웃(대정전) 걱정을 해야 하며, 최근에는 겨울철에도 전기 부족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에 전기를 대량으로 제공하는 것이 과연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요즘 데이터센터 업무는 거의 자동화 돼 있기 때문에 고용을 많이 창출하지도 못한다.

 

IMF 외환위기 시절,  해외 기업이 한국에 투자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리는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달러가 너무 부족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해외 투자는 구세주와 같았다. 하지만 그 결과로 론스타를 비롯해 많은 부작용을 우리는 경험했다.

 

지금은 해외 기업이 투자한다고 무조건 기뻐해야할 정도로 달러가 부족한 시대는 아니다. 우리의 미래 경쟁력에 위협이 되는 투자, 우리의 귀한 자원을 소모하게 만드는 투자는 환영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이 돼야 한다.

 

글. 심재석 

2016.05.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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